수익률만 보지 말고 표준편자·베타계수·샤프지수 따져봐야 과연 좋은 펀드란 어떤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일까. 이미 투자하고 있는 입장에선 많은 수익을 안겨다준 펀드가 훌륭한 펀드임에 분명하나, 투자할 펀드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펀드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등 외국에서는 좋은 펀드를 선택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계량적 지표, 즉 통계량 분석을 통해 우수 펀드를 골라내는 것이다.
펀드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통계지표에는 표준편차와 베타계수, 샤프지수라는 게 있다.
표는 최근 1년 동안 주식투자 상한이 70%를 초과하는 성장형 펀드들의 수익률과 이를 기초로 계산한 통계량들이다.
템플턴운용의 템플턴그로스주식1-2호는 지난 1년 동안 8.7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그런데 표준편차가 21.19%, 베타계수가 0.45, 샤프지수가 0.17로 나타났다.
여기서 표준편차란 수익률의 변동성을 의미한다.
주식형 펀드는 주가 변화에 따라 수익률 변화가 심할 수밖에 없다.
그 변화 정도를 표현한 것이 표준편차다.
통상 거래소 주식시장의 표준편차는 40% 가량이다.
템플턴 펀드의 표준편차가 21% 수준이니, 종합주가지수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원칙적으로 변동성이 큰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게 아니다.
변동성이 크면 고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템플턴 펀드의 손실 위험은 종합주가지수, 즉 시장이 가지는 위험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수익률을 살펴보자.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35.15%, 템플턴 펀드는 8.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단 표준편차와 수익률 비교만으로 템플턴 펀드가 과거 1년 동안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베타계수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에 해당한다.
그러나 표준편차가 표현하는 위험과 베타계수가 보여주는 위험은 종류가 다르다.
표준편차가 펀드 자체의 변동성만을 본 것이라면, 베타계수는 시장 수익률과 비교한 상대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표에서 베타계수가 타깃으로 한 시장 표준은 코스피200 주가지수다.
통상 베타계수는 시장 수익률과 똑같이 움직이면 1로 나타난다.
템플턴 펀드의 베타계수가 0.45라는 것을 단순하게 해석하면 시장이 1만큼 변할 때 펀드 수익률은 0.45만큼씩 변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엄격히 따지면 꼭 그렇지는 않다.
주가와 펀드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면 베타 값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익률은 높고 위험은 적은 펀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지표는 없을까. 샤프지수가 위험조정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에 해당한다.
샤프(Sharpe)라는 교수가 만들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은 이 지표는 수익률을 위험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계산한 값이다.
정확히 말하면 펀드가 실현한 수익률에서 무위험 수익률(여기서는 CD수익률)을 뺀 값을 표준편차로 나눈 것이다.
이 값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성과를 보인 펀드라고 해석된다.
표에서 조흥운용의 베스트주식B-1호는 수익률은 물론 모든 통계지표들이 좋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 펀드는 주식형 펀드로서 좋은 펀드가 아님을 쉽게 할 수 있다.
주식형 펀드라면 기본적으로 주식시장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는데, 표준편차와 베타계수가 0에 가깝다.
이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형식상 주식에 투자하도록 된 펀드인데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으니 다른 주식형 펀드와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신영크레디트 주식1-2호도 마찬가지다.
표준편차가 다른 성장형 펀드와 유사하지만 베타계수가 마이너스 상태다.
수익률 선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환매수수료 유입으로 수익률이 이상 급등한 펀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