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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나’는 얼마짜리 브랜드일까?
[취업] ‘나’는 얼마짜리 브랜드일까?
  • 홍성준 삼성경제연구소포럼
  • 승인 2001.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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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 밑바닥에는 회사가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으며, 스스로 개인의 가치를 만들어나가야 생존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영어학원을 다녀볼까, 운동을 시작해볼까 하는 식으로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게 고작이다.
직장인들의 이런 막연함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게 개인브랜드 관리라는 개념이다.
자신을 브랜드화한다는 말이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브랜드 관리를 곱씹어보면 의외로 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게 적지 않다.
개인에게 특유의 차별성을 부여해주고, 목표를 명확히 해주며, 실천방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해주는 게 브랜드 관리이기 때문이다.
개인도 하나의 상품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현실이 그렇다.
따라서 차원이 다르지만 기업이 부닥친 모든 상황을 직장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개인도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서 자신만의 업무영역을 갖고 있고, 연봉시대를 맞아 스스로 성과목표를 갖도록 요구받고 있다.
또한 기업이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광고나 홍보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의사를 어떻게 잘 표현해내는지도 관건이 되고 있다.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는 어떤 방식으로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기업의 문제해결 방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명확한 목표 설정이 첫단계 일단 자신이 속한 환경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게 개인 브랜드화의 첫걸음이다.
기업에서도 전략을 입안할 때 회사의 이름을 세우며, 관련 경영환경을 분석해 구체적인 전략 목표를 세운다.
마찬가지로 개인도 스스로 꿈을 세우고,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이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때 전술을 만들 수 있고 개인 행동에 실천력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신의 목표가 돈이냐, 안정적인 생활이냐, 또는 성공이냐에 따라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달라진다.
목표가 장기적이냐 단기적이냐에 따라서도 상황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목표를 세울 때는 자신이 속한 산업에서 구인구직 시장의 상황과, 원하는 영역의 경쟁 상황까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박아무개씨는 마케팅 박사 학위를 따고 한 전자회사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해외박사가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학위를 가진 그는 연구소나 학교보다 실무 경험을 쌓아 마케팅 전문가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이론과 실무 중간에 있는 틈새시장에서 자신의 강점을 만들어나가기로 결정한 셈이다.
따라서 박 과장은 전자회사에서 승진이나 연봉보다는 단기적으로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실무 경험이 없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인 컨설팅이나 교수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그가 마케팅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라는 인사팀의 권유를 물리친 것은 당연하다.
연구원으로 일하는 게 당장은 쉬워 보이고 남보기도 좋지만 사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마케팅 전략팀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면 가능한 대안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직업 자체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고, 누구나 다 하고 싶어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이 목표로 한 직업 영역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직업 자체의 매력도, 경쟁요인, 자신과의 적합성 등이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다.
직업 영역 자체의 매력도라는 것은 장기적으로 그 분야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이며,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를 살핀다는 것이다.
경쟁요인은 현재의 경쟁자가 누구이며, 잠재적인 경쟁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과의 적합성이란 자신의 목표와 얼마나 들어맞는지, 자신의 능력은 어떠한지를 대조해보는 것이다.
한때 인터넷 붐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웹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학원이나 교육기관 등으로 몰려들었다.
인터넷 거품이 빠진 지금은 어떠한가. 그동안 엄청난 수의 웹디자이너들이 배출돼 어느 잡 마켓보다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마케팅 마인드나 기술적 지식, 리더십을 가지지 못한 웹디자이너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겉보기로만 직업 영역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경력 관리를 단기적으로 몰고갈 수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한 직업 영역을 선택했다면 이제 이 영역에서 자신을 어떻게 포지셔닝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경쟁자들과는 다른 차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평가자들의 니드(Need)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주로 기존 인력들에 대한 평가자들의 만족요인과 불만족 원인을 체크하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예컨대 마케팅 인력을 뽑는 회사가 있었다.
그런데 같이 원서를 냈던 사람들보다 경력이나 면접 점수가 떨어졌던 김아무개씨가 의외로 채용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 회사의 관리자는 이벤트나 홍보 같은 인력보다는 마케팅 조사나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통계 패키지를 다룰 줄 아는 김씨가 채용되는 행운을 안았다.
적절한 포지셔닝은 경쟁자와 자신의 강약점을 비교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남들은 못하는 영역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외부 환경요인을 분석해 자신에게 기회가 되는 요인은 무엇이며, 위협이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자신의 강약점을 분석하는 개인 브랜드의 포지셔닝 과정은 마케팅의 스왓(SWOT) 분석과 같은 맥을 이룬다.
자신이 강점을 갖는 영역이 없다고 절대 실망해서는 안 된다.
실망할수록 자신감을 잃게 되고, 스스로 더욱 퇴보시키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획득 가능한 강점을 파악해 꾸준히 자기 개발을 해야 한다.
때로는 강점으로 삼을 만한 영역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이아무개씨는 함께 기획팀으로 발령받은 입사 동기보다 항상 뒤처져 있었다.
동료가 과거에 사업을 직접 운영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를 갓 졸업한 이씨는 모든 업무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씨는 강점인 인간관계를 통해 이런 상황을 훌륭하게 극복했다.
기획팀 사람들이 대개 권위적이지만 그는 성심껏 다른 부서 사람들을 대한 것이다.
나중에 그들은 이씨에게 갖가지 사업 아이디어와 정보의 원천을 제공해주었다.
장단점 분석해 적절히 포지셔닝해야 장단점 분석을 통해 적절한 포지셔닝 지점을 발견했어도 일관된 개인 브랜드 컨셉을 유지해야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확실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신이 목표로 하는 직업 영역에서 개인의 브랜드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싸울 무기를 선택해 갈고 닦는 것과 비슷하다.
마케팅에선 일반적으로 ‘4P’라고 부르는 제품, 가격, 유통, 촉진의 4가지 도구를 적절히 섞어가며(믹스)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4P는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경우 특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개인마다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규정짓기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인적관계, 지식과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요소, 외양 등 개인이 통제 가능한 수많은 변수들을 관리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개인 브랜드에 대한 접근은 처세 중심의 성공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좀더 과학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환경분석에서 포지셔닝, 개인의 마케팅 믹스까지 개인 브랜드화 과정은 기업 브랜드화와 엇비슷하다.
앞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런 개인의 브랜화에 대한 욕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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