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12 17:15 (금)
[특집] 손바닥 위의 세상, PDA 천하
[특집] 손바닥 위의 세상, PDA 천하
  • 유춘희 기자
  • 승인 2001.07.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 당신 책상 위의 PC를 찬찬히 바라보라. 그것이 제공하는 기능 가운데 몇 퍼센트나 제대로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웹서핑, e메일, 게임, 워드프로세싱…. 이런 정도면 정말 훌륭하다.
그렇지만 책상 하나를 다 차지하는 물건이 눈앞에 버티고 있으니 조금 답답하지 않은가? PDA는 이런 문제를 풀어주기 위해 등장했다.
PDA는 PC를 책상에서 손바닥으로 옮겨놓는다.
PC에서 많이 쓰는 기능만 추려 작게 하고 휴대성을 높인 개인용 ‘수첩 PC’가 바로 PDA다.
전자수첩에 모뎀과 휴대전화 기능을 붙여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며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다.
PDA는 필요한 기능만 모아놓은 단순성, 간편한 휴대성, 인터넷 접근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PC의 성공에 버금가는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포스트 PC’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PDA의 국내시장 현황, 그리고 개인소비자시장과 기업시장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PDA 공급업체들의 판매경쟁을 살펴본다.
구매 정보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요 PDA 제품을 소개하고, 구입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도 알아본다.
개인휴대단말기(PDA)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정보기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그것을 사용하는 초기 수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3~4년 전부터 PDA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꽤 눈에 띄었다.
30~40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PDA를 쓰지 않는 사람은 원시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호기심 많은 대학생과 일반 직장인 사이에서도 인기다.
한 조사에서는 당장 사고 싶은 정보가전 제품으로, 대중화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던 DVD플레이어를 제치고 PDA가 1위에 올랐다.
요즘 지하철 안에서 이 기계를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도 PDA 바람의 한 단면이다.
현재의 PDA 개념과 비슷한 장비가 처음 선보인 해는 1984년이다.
신기술을 수용하는 데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PDA 돌풍이 일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노트북PC의 보급과 함께 휴대전화가 일상화해 모바일 제품의 편리함에 눈을 떴고, PC처럼 정확한 방법으로 자신의 정보를 쉽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급격히 늘어난 이동근무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PDA의 보급 속도가 느렸던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2~3년 전에 공급된 제품들은 조금 더 발달한 전자수첩 수준을 넘지 못했고, 무선 데이터통신은 아예 안 되는 절름발이 제품이었다.
좀 향상된 기능이 있다고 해도 값이 비싼 확장 슬롯이나 액세서리를 붙여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가격이 지금처럼 싼 것도 아니었고, 늘 부닥치는 한글 구현의 어려움도 보급을 더디게 한 요인이었다.
소프트뱅크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PDA 대수는 대략 8만대 정도여서 아직 시장규모가 그리 크진 않다.
그러나 시장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 지금은 매달 9천여대 정도가 팔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상반기 PDA 시장 규모는 12만~15만대 정도였던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에 이처럼 PDA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이 기기가 TV 드라마나 CF 소품으로 등장할 만큼 인식이 확산됐고, 외국산 제품의 급격한 유입과 함께 국내 업체들도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사용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기 때문이다.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올해 세계 PDA 시장 규모는 1350만대, 한국 시장은 28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그리고 2005년까지 이 시장은 해마다 4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PDA 제품은 제이텔의 ‘셀빅’이다.
이 제품은 99년 7월 첫 제품이 출시된 이래 9만대가 팔려, 국내 시장의 65%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4만4천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15%나 성장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윈도우CE 운영체제를 채택한 컴팩의 ‘아이팩’이 18% 가량, PDA 분야의 전통적 강자 ‘팜’이 1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삼성전자, PDA 시장 태풍의 눈 올해 국내 PDA 시장이 크게 성장하리란 전망은 여기저기서 나온다.
외국 업체들이 새로 진출하거나 유통망 늘리기에 나서고 있고, 국내 생산업체들은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들과 제휴하는 등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팜OS 계열의 팜컴퓨팅과, PDA 시장의 다크호스인 핸드스프링이 한국에서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핸드스프링이 대만계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그랜드텍코리아를 통해 바이저 시리즈 4개 제품의 공급을 선언하자, 팜은 기존 공급업체인 세스컴에 이어 코오롱정보통신을 총판으로 지정하면서 기업사용자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
여기에 한 업체가 팜 계열인 소니의 클리에(Clie)의 공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팩과 hp까지 포함하면 국내 PDA 시장은 이미 내로라는 외국 업체들 사이의 전쟁터가 됐다.
국산 제품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PDA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전문가는 “여론을 몰고가는 소비자 시장에서 외국산 선호도가 특히 강해, 지금 같은 상황이 6개월 정도 지속되면 국산과 외국산 사이의 시장점유율 판도가 뒤집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이텔의 신주용 부장도 “셀빅이 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품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어설픈 고가 정책으로 외국산에 맞섰다가는 브랜드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나 무선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또하나의 돌풍을 일으킬 재료가 떠오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삼성전자가 국내 PDA 사업을 본격화할 것인가 여부다.
삼성전자는 올해 봄에 열린 국제 정보통신·이동통신 전시회에서 팜 운영체제를 채용한 스마트폰인 ‘피닉스’ 제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프린트에 SPH-1300란 모델명으로 납품돼, 8월께부터 미국 현지에서 시판된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쯤 국내 시장에도 공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래 전부터 PDA 개발에 참여해 현재 윈도우CE 기반의 이지(Izzi) 시리즈와 자체 운영체제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다.
팜OS 장비가 대부분 채용하는 드래곤볼 칩도 원래는 모토로라와 삼성의 합작품이며, 셀빅을 만든 제이텔은 삼성의 PDA 개발 엔지니어들이 독립해서 세운 회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한개의 칩 안에 마이크로프로세서, 메모리, 주변기기를 모두 넣어 크기와 전력소모를 줄인 PDA용 칩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런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자본력까지 활용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경우 국내 PDA 시장은 큰 지각변동을 겪을 전망이다.
이것이 기존 PDA 업체에게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