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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게임] 드래곤 라자(Dragon Raja)
[미리보는게임] 드래곤 라자(Dragon Raja)
  • 유형오(게임애널리스크)
  • 승인 2000.07.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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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의 열풍을 게임으로 지난 98년 PC통신은 <드래곤 라자>(Dragon Raja, 원제: 마법, 가을로의 초대)’라는 사이버 소설로 후끈 달아올랐다.
총 조회수 90만건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고, 지난해에는 책으로 출간돼 200만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도서출판계에 ‘판타지 소설’ 열풍을 일으켰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법의 소설이 마침내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돼 상용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부구조가 존재하는 가상사회 수천, 수만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가상사회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드래곤 라자’ 역시 정치·경제·법률·종교 등 인간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존재하는 완벽한 가상사회(국가)를 시도한다.
이런 온라인 게임을 전문가들은 ‘스테이트 머그’라 부른다.
가상사회의 구성원은 전사, 도둑, 궁수, 마법사, 성직자 등 크게 5개의 클래스로 구분된다.
이들 사이사이에 농부, 광부, 상인, 연금술사 등 15개의 직업군이 존재한다.
정치적 신분에 따라 행동 및 권한이 제약되며, 생산과 소비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수요와 공급,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드래곤 라자는 도덕, 명성, 가치관, 종교 등 인간사회의 상부구조 메카니즘을 그대로 반영한다.
게이머가 선택하는 중용, 충성심, 정의, 신의 등 7개의 덕목과 살인, 탐욕, 우상숭배 등 6개의 악덕은 수치화돼 명성과 가치관으로 귀결된다.
조화와 혼돈을 인정하는 ‘에델브로이’와 자신의 행동을 신의 뜻으로 합리화하는 ‘테페리’ 등 7가지 종교가 캐릭터들의 성장과 발전에 영향을 끼친다.
게임은 선택의 연속이다.
캐릭터, 신분, 직업 그리고 어우러져 살아갈 가상의 공동체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야 할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
길을 떠난 전사는 무술을 단련하고, 마법사는 가공할 마력을 터득하기 위해 지루한 학습을 감수해야 한다.
게이머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창조자로서의 능력까지 부여받는다.
모든 직업에서 완숙의 경지에 오르면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가 된다.
대장장이가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면 그동안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입법자의 자격을 부여받는다면 법을 만들고, 세계(맵)를 바꿀 수도 있다.
소설의 여운, 게임의 여운 ‘드래곤 라자’란 드래곤(신성)과 인간을 잇는 관계의 증거이며, 동시에 그 관계 자체인 인간을 가리킨다.
드래곤은 오직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으며, 스스로 존재를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부모, 형제, 친구, 연인 등 관계 속에서 숨쉰다.
‘나(인간)는 단수가 아니다.
’ 소설 <드래곤 라자>는 관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을 갈파했다.
과연 게임 ‘드래곤 라자’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관계 속에서 게이머들은 자기 존재에 어떤 정의를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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