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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스캔들메이커 i리젠트
[포커스] 스캔들메이커 i리젠트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0.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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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멜론 회장 수사의뢰… 에버링턴 부회장과 짝지어 화제 몰고다닌 국제금융계 이단아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에 이어 또다른 ‘M&A 전문가’라는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의 불법대출 및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의혹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주가조작 의혹에 리젠트증권의 대주주인 i리젠트그룹(옛 리젠트퍼시픽그룹) 제임스 멜론(42)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국제 금융스캔들로 비화할 조짐이다.
금융감독원은 멜론 회장이 리젠트증권 주가조작을 주도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리젠트라는 이름은 우리 자본시장에서 낯설지 않다.
97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대규모 법정소송을 낳은 이른바 러시아펀드 사태, 외환위기 이후 대한투신을 인수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가 없었던 일로 만든 해프닝, 국민은행에서 국민창투를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었다가 ‘기업이 투명하지 못하다’며 돌아선 배신의 이야기에 리젠트 이름이 찍혀 있다.
항상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마지막은 스캔들로 번졌다.
리젠트는 IMF체제 얼마 전부터 그렇게 끊임없이 한국 금융계와 얽혀 있었다.
끊이지 않는 한국 인연 리젠트가 화제를 뿌린 나라가 한국만은 아니다.
창업자인 멜론 회장과 피터 에버링턴(40) 부회장이 이끄는 i리젠트그룹은 지난 90년 설립된 이후 가는 곳마다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자금을 끌고다니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모험적 투자를 해대는 그들은 국제금융계의 낡은 질서에 매이지 않았다.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스코틀랜드인 멜론 회장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육받은 항공기술자 출신 에버링턴 부회장이 처음 짝을 이룬 것은 지난 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투자회사 GT매니지먼트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이른바 톱-다운방식(개별기업 가치보다는 시장 전체 흐름을 우선하는 투자기법)을 체득했다.
기업의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국가의 잠재력을 비교해 상승여력이 있는 곳에 거액을 집중하는 투자법이 이때 자리잡았다.
이들은 썬턴매니지먼트 아시아 소속으로 자리를 옮긴 85년 첫 대박을 터뜨리면서 ‘화제의 듀오’로 떠올랐다.
아시아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한 필리핀 롱디스턴스텔레폰 주가가 폭등세를 타 4년 뒤 50배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게 된 것이다.
재미를 본 이들은 제2의 롱디스턴스텔레폰을 찾아나선다.
그때 걸려든 먹잇감이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사유재산화가 아주 초기단계였던 94년 기업주식과 채권이 헐값에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한 멜론은 “바로 여기서 20세기 최대 거래가 터진다”고 판단했다.
그는 홍콩에서 200만달러를 송금받아 유가증권을 닥치는 대로 매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년 뒤 그때 사들인 주식은 600만달러로 상승했다.
멜론과 에버링턴은 판을 더욱 키워갔다.
97년 이들이 모집해 운용하는 러시아펀드의 규모는 11억달러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고수익에 굶주린 국민투신(현재 현대투신)을 통해 모집한 1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국채펀드도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유럽 투자펀드도 만들었다.
97년 여름에는 i리젠트(당시 리젠트퍼시픽) 자체가 홍콩증시에 상장되면서 더욱 기세를 올렸다.
98년 9월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사태는 급반전했다.
투신사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고, 국민투신은 울며 겨자먹기로 손실을 떠안으면서 원금 일부를 보전해주기로 한다.
그래도 원금보전을 둘러싼 분쟁은 끊이지 않았고, 투자자와 투신사 사이엔 수많은 법정소송이 난무했다.
이렇게 부실을 키운 국민투신은 결국 현대로 넘어가게 된다.
홍역을 치른 멜론과 에버링턴은 외환위기 뒤 급속한 주가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98년 2월 대유증권(현재 리젠트증권)을 인수하고, 99년 6월에는 기업 인수를 위한 지주회사인 코리아온라인에 3천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그뒤 리젠트자산운용 설립, 경수종금(현 리젠트종금) 인수, 해동화재(현 리젠트화재) 인수, 대한투신 인수 양해각서 체결, 동원창투 인수계약 체결 등 공격적 투자가 이어졌다.
릴레이 인수가 끝나고 나면 종합금융그룹으로 떠오르면서 사이버 금융사업을 크게 벌이겠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역시 마무리가 좋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99년 코리아온라인에 유치한 3천만달러 중에는 최근 불법대출 및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중인 MCI코리아 자금이 1천만달러나 들어 있다.
나라를 의혹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주범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창곤 당시 리젠트증권 사장이 자금을 조달하고, 진승현 대표가 자금을 대고, 멜론 회장이 이 모든 것을 방조 또는 조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진 대표와 고 전 사장과 멜론 회장의 말은 모두 엇갈린다.
멜론과 에버링턴 명콤비는 러시아 대신 선택한 한국에서도 그다지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할 것같다.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행이나, 속았다고 생각하는 러시아펀드 투자자 등 많은 한국인들이 이미 리젠트에게 상처를 입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도 “리젠트그룹은 단기차익을 노리고 위험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라 투자유치를 받을 때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스캔들에 휩싸이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미도파 인수작전 사령관이 돌아왔다!
바른손의 1대주주로 떠오른 코리아 인헨스트의 배경에 지난 97년 동방페레그린증권 고문으로 미도파 적대적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해 화제를 모았던 홍콩계 로터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폴 피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래랩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폴 피비가 이끄는 로터스 에셋 매니지먼트가 사실상 바른손을 지배하게 됐다”며 “피비는 지난 97년 동방페레그린증권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신동방그룹 편에 서서 대농그룹에서 미도파백화점 인수작전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당시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동방페레그린증권 창구를 통해 미도파백화점 주식을 대규모 매집한 끝에 대주주인 대농그룹보다 지분율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폴 피비는 외국인 투자가들을 대변한다면서 “투자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샀을 뿐”이라면서도 “경영을 더 잘할 사람이 있다면 그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말해 대농 쪽이 아연실색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서게 했다.
나중에는 동방페레그린증권과 제휴사인 신동방그룹이 전면에 나서 주식공개매수 검토의사를 밝히는 등 본격 압박에 나섰다.
결국 스스로 잠재적 경영권 위협을 느낀 총수지분율 낮은 재벌기업들이 힘을 모아 대농의 경영권 방어를 도와줘 적대적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기업을 상대로도 적대적 M&A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일깨운 사건이었다.
따라서 ‘화제의 기업’의 전면에 나선 폴 피비의 M&A 관련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증권가에는 벌써부터 나돈다.
미래랩과도 애초부터 바른손을 얼마간 맡겨 구조조정을 하도록 두었다가 통째로 넘겨받기로 하고 투자에 참여했다는 소문도 나온다.
폴 피비 쪽은 2명의 영국계 이사를 바른손에 파견하는 등 본격적인 회사접수 작업에 들어갔다.
A&D기업 바른손에서 원조M&A 전문가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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