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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암호기술 업체 불똥
[포커스] 암호기술 업체 불똥
  • 김상범
  • 승인 2000.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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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비디오’ 암호해독 소문에 DRM 업체들 노심초사…“ 확인된 게 없다”
한 여가수의 은밀한 사생활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뭐니뭐니 해도 최대 피해자는 사생활이 공개된 여가수이겠지만 한편에서 숨죽이며 이번 사건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들에게 행여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바로 DRM(Digital Right Management) 업체들이다.


DRM 보안성에 의혹의 눈길 DRM은 말 그대로 디지털 저작권을 보호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디지털 콘텐츠에 암호화 기술을 걸어 무단복제를 막는 구실을 한다.
최근에는 콘텐츠 유료화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인식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적용되는 기술이나 시스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는 복제나 이동은 가능하지만 사용허가를 받지 않는 한 볼 수는 없다.
예컨대 구입한 MP3파일을 친구에게 전송해줄 수는 있지만 친구가 전송된 파일을 보려면 요금을 다시 내야 하는 것이다.
문제의 비디오 파일에는 바로 이 DRM이 적용돼 있었다.
그런데 그게 한 대학생에 의해 무참히 깨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DRM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한달 이상 걸려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암호화 기술이 하룻만에 깨졌다면 DRM의 보안성에 의혹이 눈길이 쏟아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DRM 전문업체들은 이 기술이 그렇게 쉽게 깨졌다는 데 고개를 갸우뚱한다.
누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깼다는 ‘카더라’ 설만 요란할 뿐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파수닷컴 강희원 과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암호화 기술이 깨졌다고 하는데 과연 하룻만에 깰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며 “그렇다면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암호체계에 아주 정통한 사람 짓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DRM은 업체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다르다”고 비껴갔다.
드림인테크 김재우 과장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암호방식은 기본적으로 DRM과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엔지니어들이 현재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MS, 우리 기술 아니다 “펄쩍”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일 것이다.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업체가 만든 암호화 기술이 하루 아침에 깨졌다면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뛴다.
“우리 암호기술이 깨진 것이 아니라 비디오를 유포한 사이트에서 제공한 인증시스템이 깨진 것뿐”이라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DRM 사업을 하고 있는 DRM코리아 노찬형 이사는 “암호가 걸려 있다는 원본 파일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바이너리 소스의 프로그램 헤더 부분에 단순한 인증기술이 적용돼 있었다”며 “이는 MS 기술이 아닌 아주 단순한 기술이었다”고 말한다.
노 이사는 “이 인증기술은 미국 에이지소프트라는 회사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의 파일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돌아가는 asf 파일이었다는 것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이 깨졌다는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이 인터넷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이런 세태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콘텐츠 유료화 움직임도 힘을 얻고 있다.
어떤 형태든 DRM 필요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번 사건이 DRM 효과를 의심하기보다는 DRM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위기가 더 큰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게 DRM 업체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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