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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또 찾아 온 유령 아시아 금융위기설
[포커스] 또 찾아 온 유령 아시아 금융위기설
  • 홍승민(와이즈인포넷선임연구원
  • 승인 2000.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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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구조조정에 세계 경제 불안까지 겹쳐…미국경제 경착륙이면 최악의 상황
동남아시아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 위기의 근원지로 지적되고 있는 곳은 타이가 아닌 타이완. 대만 금융시장은 최근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29일 타이페이 외환시장에서 타이완달러화는 US달러당 32.973타이완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대만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계속돼 US달러당 33타이완달러까지 절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권지수는 11월20일 4년 만에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밑돌았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탓이다.

위기의 지원지는 대만 얼마 전까지 아시아 각국은 외환위기 상황에서 탈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타이, 인도네시아 등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V자를 그리며 빠른 속도로 일어섰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아시아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소시키면서 미국 재무부 증권과 금리 격차도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경기회복 움직임은 각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약화시켰고, 아시아 경제는 다시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국내 부채는 97~99년 동안 GDP에 대한 백분율로 겨우 14% 줄었다.
부채 감소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아시아의 구조조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의 구조조정은 주로 주식발행에 의존했다.
주식금융(equity financing)은 98~99년 동안 5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역내에서 부채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으나 부채비율은 개선되고 있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투자부족과 이윤축소는 아시아의 뿌리깊은 구조적 결함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97~98년 동안 아시아의 경기침체는 일부 과잉투자를 제거했지만, 개혁이 불충분했기 때문에 역내에서는 여전히 과잉생산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제기능을 못하는 아시아의 금융시스템은 자본을 할당하는 은행들의 역량을 손상시키고 있다.
부실채권을 줄이려는 최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시아 은행들은 역내 GDP의 20% 이상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다.
이렇게 높은 부채비율로 역내 은행들은 대출을 억제하고 있고, 금리를 높여 여신증가를 저해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부채, 부실한 은행, 디플레는 이 지역의 경제회복에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각국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한 움직임도 걱정거리다.
우선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11월29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애초 발표한 잠정치 2.7%(연율)에서 2.4%로 하향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5.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 지난 96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고유가에 반도체 값 하락으로 기술주 타격 국제유가도 여전히 불안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높은 유가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9월의 전망치(4.2%)보다 0.25~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데이비드 로빈슨 IMF 조사담당 부국장은 “기름값이 배럴당 5달러 오를 경우 아시아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낮아진다”며 필리핀, 타이, 한국 등이 고유가에 특히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대만과 한국 경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시세는 하락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주 전체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휴대전화기, 컴퓨터 등 IT 3대 품목이 수출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수출증가액 280억달러 가운데 이들 3개 품목이 45.7%인 128억달러를 차지했다.
이처럼 경제 전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시세가 떨어짐에 따라 실물경제와 증시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부정적 요인들이 2001년 2분기께에는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세가 겨울을 지나면서 억제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IT 부문의 수급 균형도 호전될 전망이다.
일부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D램 가격이 2001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01년 2분기에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는 정치불안 또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의 정치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대중의 민감함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타이에서는 차기 총리후보 1순위인 탁신 시나와트라의 부패 조사가 곧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 탄핵문제도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와히드 대통령과 의회 내 일부 당파간의 불협화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제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경제학자들은 아시아 각국이 부실한 은행 및 기업 부문을 구조조정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근본 조정없이는 대부분의 역내 부문이 제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긴박한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전혀 없다거나 위기가 앞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구조조정에 매우 느리게 대처해왔다.
은행 부문 구조조정도 실망스러웠고 기업 부문 구조조정은 더욱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생존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이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제2의 위기는 언제든지 현실화활 수 있다.
미국 경제성장율 최소 2% 유지해야 위기 탈출 아시아 경제의 장기 전망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엔화, IT산업 사이클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최소한 2%를 유지한다면 아시아는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경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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