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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알짜마트 "어디로 갈 거나"
[포커스] 알짜마트 "어디로 갈 거나"
  • 한정희
  • 승인 2000.08.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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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서비스 중단...."미숙한 경영 탓, 닷컴 몰락 전주곡" 해석 부분
“알려드립니다.
16시부터 알짜마트 서비스가 중단됨을 알려드립니다…. 저희는 약속드린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쇼핑몰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도리어 고객님들에 대한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 일이란 판단에서 서비스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21일, 알짜마트에서 운영하는 웹진인 오만 www.oman.co.kr의 게시판에 올려진 알짜마트 서비스 중단 안내문의 일부이다.
이 안내문 하나가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에 일파만파의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투자시장이 잔뜩 위축되고 닷컴기업의 수익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불거진 상황에서, 비교적 가능성이 있는 수익모델로 평가받던 닷컴기업이 최초로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출발, 8개월만의 중단 알짜마트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무쇠다리가 전국의 수퍼마켓을 물류체인점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선보였다.
미래에셋과 소프트뱅크코리아, 대양창투 등으로부터 78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가능성 있는 벤처로 출발했다.
그러던 알짜마트가 설립 8개월 만에 서비스 중단이라는 극약을 마신 것이다.
알짜마트는 운영자금이 바닥나자 추가 펀딩을 시도했으나 투자자들의 냉담함을 뚫지 못했다.
이미 2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미래에셋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펀딩을 했다.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애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투자거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알짜마트는 목표했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추가 투자만 있었다면 가능성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알짜마트의 좌초와 관련해서는 지난 5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KOSA)와의 결별을 주요한 이유로 꼽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알짜마트가 오프라인 물류의 한 축이었던 KOSA와 결별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실제 알짜마트는 서비스 초기 하루 1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으나, KOSA와 결별한 이후에는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졌다.
KOSA와의 결별은 유통망 영업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빚어진 갈등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설팅업체인 인터넷컨설팅그룹의 한 컨설턴트는 “알짜마트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유통에 있는데, 이는 상당히 큰 규모의 자본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알짜마트가 자기 중심의 유통망을 꾸리려 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창출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한 인터넷기업 사장도 “온라인 기업이 전국적인 오프라인 물류망을 구축하려 한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며 “수퍼마켓 체인점을 활용하다는 계획도 많은 관계자들이 얽히게 되면 플러스 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크다”고 평가했다.
알짜마트는 이런 지적에 일부는 수긍하고, 일부는 고개를 젓는다.
알짜마트 관계자는 “당시 오프라인의 주요한 수입원이었던 양곡유통 사업을 접으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일 뿐”이라며 “KOSA를 통한 매출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항변한다.
경영능력에 대한 문제제기도 불거져 이유야 어찌됐든, 알짜마트는 다른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하는 딱한 처지에 빠졌다.
알짜마트의 350여개 체인점들도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500여만원의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놓였다.
90명에 이르는 알짜마트 직원들이 두달간 받지 못한 월급도 5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알짜마트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대한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알짜마트 체인점 업주들은 “그동안 알짜마트 경영진에게 많은 건의사항을 올렸지만 어찌된 일인지 계속 묵살됐다”며 알짜마트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미래에셋쪽도 “구조조정 플랜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알짜마트가 너무 경솔하게 행동했다”며 “서비스 중단 선언이 누구의 이익을 위한 조처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알짜마트가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자 몹시 분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알짜마트가 투자자들을 움직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방법을 쓴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회생 가능성은 있는가. 추가 투자협상에 관심 집중 알짜마트쪽은 서비스를 중단했을 뿐 아주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새로운 투자협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달라는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쪽도 “알짜마트가 괜찮은 모델인 만틈 하루빨리 정상화 될 것을 희망한다”며 “300여명의 생사가 달려 있고, 현재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한 투자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언론에서도 선정적인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알짜마트쪽은 앞으로 3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알짜마트의 서비스 중단은 과연 닷컴 몰락의 신호탄인가, 아니면 비즈니스 모델의 실패인가. 그것도 아니면 미숙한 경영의 귀결인가. 현재로선 누구도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박성현 사장은 현재 경영권을 내놓은 상태다.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인터뷰/알짜마트 박을룡 경영지원실장 왜 서비스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게 됐나? 먼저 서비스를 중단했을 뿐 폐쇄하거나 청산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서비스를 복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 펀딩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이 있었고, 이러한 상황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현재 주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서비스 중단 조처가 투자자들을 자극할 수도 있을텐데. 서비스의 빠른 재개를 위해 오해를 살 만한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고 싶다.
언론에서 무책임하게 다루는 것을 많이 봤다.
그동안의 과정이나 절차를 언급하면 부풀려져 오해를 살 소지가 있게 마련이다.
투자자들이나 우리쪽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어떤 이야기도 자제하려고 한다.
우리로선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어쨌든 3주 안에 결론이 날 것이다.
그때까지는 기다려달라. 미래에셋쪽에서는 3차에 걸쳐 펀딩을 했고 8개월이라는 시간을 줬으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알짜마트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고유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을 엮어 서비스로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시작했다.
정상화 과정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관리상의 문제도 없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실적을 단기간에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실 80여억원으로 달성하기엔 덩치가 큰 부분이 있었다.
KOSA와의 결별이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어 투자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데. 공감할 수 없다.
4월 KOSA와 결합했을 당시 전체 매출액 중에 KOSA 회원을 통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5%도 안 됐다.
그보다는 오프라인쪽 양곡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
그런데 양곡이라는 것이 일단 구입하면 4~5일 정도는 보관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현금이 많이 묶였다.
유동자금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부득이 이 분야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평균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돈을 갖다 쓰면서 실적을 못낸 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아마도 현실과 기대치와의 차이가 아니겠나? 남은 기간 동안 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
현재 박성현 사장은 경영권을 내놓은 상태인데. 알짜마트 사업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지켜나갈 것이다.
서비스가 계속될 수 있는 방향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
알짜마트가 서비스를 재개하기까지 힘을 쏟을 것이다.
사후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
현재 구체적인 방안들이 진행중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하도록 하겠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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