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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벤처의 활기를 갉아먹지 말라
1. 벤처의 활기를 갉아먹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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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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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화’, 가까이 더 가까이 지난 95년 아메리카온라인(AOL)은 무려 15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언론과 투자자들은 AOL을 매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옹호했다.
AOL은 여기에 힘입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했고 마침내 강력한 닷컴기업으로 떠올랐다.
AOL이 비록 큰 적자를 냈지만 그것이 미래가치와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임을 인정한 것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점 아마존 www.amazon.com은 지난 2분기에 89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그러나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의 엄청난 손실 규모와 6년간 지속된 적자보다 전년 대비 84%밖에 증가하지 않은 순매출을 문제삼았다.
그들은 여전히 아마존의 수익성보다 성장성에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닷컴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수익성에 대한 압력을 유예받을 수 있었다.
인터넷 기업은 일반적으로 시장진입기→수익모델 확정기→수익실현기→글로벌기업화로 이어지는 4단계를 밟는다고 한다.
시장진입기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키워가는 기간이다.
설비투자나 인건비, 광고비 등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보다는 규모를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치중하게 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닷컴기업은 이 단계에 있다.
어느 정도 커뮤니티를 확보한 기업은 수익모델을 찾는다.
그동안 공짜로 제공해온 콘텐츠를 유료화하고 배너광고나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길을 찾는다.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연계한 신규 비즈니스도 모색한다.
국내의 일부 선발 닷컴기업들이 이 단계를 거치고 있다.
수익실현기에는 시장진입기와 수익모델 확정기를 거치면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확고하게 형성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익을 창출한다.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닷컴기업의 특성상 손익분기점을 통과하면 비용의 증가는 무뎌지면서 수익폭은 매우 커진다.
국내에는 이같은 수익실현기에 있는 닷컴기업이 아직 없다.
‘글로벌 기업화’는 세계적인 닷컴기업으로 성장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세계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사이버 영역을 확대하면서 선진국의 유수한 닷컴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 들어선 미국의 대형 닷컴기업에 비하면 국내 닷컴기업은 아직도 인큐베이팅 단계에 불과하다.
이제 막 싹을 틔우거나 한참 자라고 있는 국내 닷컴기업들에게 투자자들은 달콤한 열매를 기대하고 있다.
조급하고 무리한 요구다.
현재 국내의 선발 닷컴기업이라 하더라도 설립된 지 불과 2~3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속속 내놓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선진국과 정보화의 간극을 급격히 줄이는 몫도 해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런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닷컴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조급한 기대와 잘못된 인식이 벤처의 활기를 갉아먹고 있다.
닷컴기업에 대한 코스닥 심사가 수익성 위주로 강화되고 창투사나 엔젤투자자의 닷컴기업에 대한 투자도 실적과 매출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창투사나 엔젤투자자는 닷컴기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배양분을 제공하고 코스닥 등록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한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래가치를 보고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이제는 코스닥에 등록할 것이냐 아니냐를 가장 먼저 따진다.
그러다 보니 심사기준 자체도 과거 실적에 치우치게 돼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투자를 하게 되고 투자자금은 계속 말라붙는다.
신경제의 엔진은 닷컴기업과 정보통신 벤처다.
정부 당국과 투자자, 국민이 인내심을 발휘해 어렵게 불붙은 닷컴 열풍을 성장의 마지막 단계, 글로벌 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먼저 정책당국이 인터넷과 벤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인터넷과 벤처 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제시할 탄탄한 논리와 제도적 장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투자자와 국민들은 애정을 갖고 닷컴기업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6년 동안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마존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과 기대가 오늘날 신경제를 발판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미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금룡/옥션대표krlee@auction.co.kr 골짜기를 넘으면 고지가 보인다 인터넷을 새로운 기술이라고 볼 때 현단계에서 인터넷은 혁신적인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소비자 계층(혁신적 수용자)과 실용성은 적으나 신기술의 응용가능성을 보고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 계층(선각적 수용자)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주류 소비자집단을 확보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선전화 시장은 이미 주류집단에 속하는 소비자들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선두 기업들은 수익을 내고 있으나 인터넷 경제는 아직 그런 단계까지 가지 못한 것이다.
벤처기업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 가운데 하나인 ‘골짜기이론’(캐즘이론)은 대다수 벤처기업들이 선각적 수용자까지 확보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으나 이들이 주류 소비자 집단으로 넘어가는 골짜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쓰러진다고 설명한다.
이 이론을 현단계 인터넷 경제에 적용해보면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골짜기를 통과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미 골짜기를 뛰어넘은 인터넷 분야도 있다.
이메일과 인터넷 주식거래는 골짜기를 벌써 지났기 때문에 이 분야의 선두기업인 ‘다음’과 ‘팍스넷’ 등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상거래는 어떠한가? 롯데닷컴 강현구 대표의 말처럼 인터넷 상거래의 경우 구매자보다 투자자가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매한 사람은 매우 적고 만족도 또한 높지 않다.
현재까지 인터넷 상거래를 이용한 소비자는 새로운 상거래 방식을 실험해본 혁신적 소비자 계층이거나 선각적 수용자 계층인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인터넷 상거래가 흔히 말하는 P(Price, 가격), A(Assortment, 구색), C(Convenience, 편리성), E(Entertainment, 오락성)라는 소비자의 기본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상품을 찾아 구매버튼을 누르는 노력에 비해 가격은 아직 오프라인과 별 차이가 없다.
게다가 큰 인터넷 쇼핑몰에 가보아도 구색을 즐기면서 제품을 고르기 어렵다.
대금결제는 여전히 불안하고 주문한 물건을 택배사들이 제대로 집까지 가져다줄까도 의심스럽다.
인터넷을 이용한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상거래는 골짜기를 뛰어넘지 못하고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불합리한 중간단계를 줄여보려는 사업자들의 새로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편리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배송과 결제방식을 혁신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용품 상거래 사이트인 화이코www.fyko.co.kr와 같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적절한 결합은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고객에게 구색과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준다.
P2P(Peer to Peer)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인터넷 비즈니스의 선두주자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로 등장했다.
이런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인터넷 상거래는 결국 골짜기를 뛰어넘을 것이다.
인터넷 상거래의 중요한 분야 가운데 하나인 경매와 역경매 역시 ‘판매자 중심’의 인위적인 시장 창출이 아닌 ‘구매자 중심’의 거래라는 본래의 개념에 더욱 충실하게 발전할 것이다.
이에 호응하는 실제 구매자들의 구성이 선각적 수용자에서 주류 소비자 계층으로 넘어갈 때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주류 소비자들과 교류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 창출을 꾀하는 것은 작은 시장을 쥐어짜는 잘못을 범할 위험이 있다.
지금은 주류 소비자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소비자가 되도록 혁신과 노력을 지원해야 할 시기이다.
주류 소비자들이 이메일이나 인터넷 주식거래 말고 인터넷 비즈니스의 개별 프로세스에 참여하게 될 때 수익은 저절로 발생한다.
이제 개별 기업들은 주류 소비자를 확보하는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여기서 승리한 기업들이 인터넷 경제의 2단계를 주도할 것이다.
이경전/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leekj@kuba.korea.ac.kr 화려한 탄생! 초라한 죽음? 닷컴기업의 불완전한 탄생과 성장에 대한 질문은 전세계적이고 동시대적인이슈이다.
많은 닷컴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자금을 소진하고도 신규 고객들을 구매로 연결시키지 못한 채 마케팅 비용을 상쇄할 ‘수익성으로 가는 길’(Path to Profit)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화려한 탄생과 가장 초라한 죽음을 불과 1년도 안되는 시기에 몸소 보여주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닷컴 신드롬은 한여름밤의 꿈에 불과한것일까? 진정한 의미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즉 닷컴기업이 안정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3단계 정도의 진화를 거친다.
진입단계에는 자금을 투여하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커뮤니티 확보에 주력한다.
커뮤니티가 정상화되면 고객지향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창출에 주력하는 성장단계를 맞게 된다.
초기에 투여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가 자리를 잡고, 사용자들의 충성도도 높아져 상거래를 하기 위한 신뢰의 기반이 구축되는 시기이다.
다음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단계에 이른다.
네트워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사용자들은 서비스의 원천을 구분할 수 없는 융합형 시장(Fusion Market)을 형성한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궁극적인 팽창의 마무리로 규정짓고 있는 단계이다.
요즘 미국의 닷컴기업들 중에는 실제로 수익을 창출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 www.ebay.com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는 영업호조로 성장단계에 완전히 진입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2500군데 이상의 호텔 예약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수행하는 ‘HRN’ www.hoteldiscount.com, 개인과 기업에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멀텍스’ www.multex.com 등도 확실한 수익기반을 갖춰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성공한 닷컴기업들에겐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첫째, 돈을 벌어들이는 확실한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다.
HRN은 객실 예약 서비스에 수수료 5%를 부과한다.
이베이는 거래중개료 5%를 챙김으로써 지난해 매출 2억2400만달러, 순이익 1천80만달러를 기록했다.
둘째,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를 판매한다.
멀텍스는 세계적인 투자은행 보고서, 각종 금융정보 뉴스 등 금융자료 150만건을 구독료나 페이지뷰당 요금을 받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려 올해 안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셋째, 오프라인 기업경영에서 발휘되는 노련한 감각과 인터넷 비즈니스에 적합한 창의적인 감각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HRN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다이너(41)는 오프라인에서 호텔이나 항공권 예약 업무만 10년 이상 해온 베테랑이며 멀텍스는 오프라인 회사들과의 강력한 네트워킹을 온라인 서비스로 잘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하루 아침에 이런 자리에 올라선 것은 아니다.
이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단계에 돌입해 실제적인 수익을 내기까지에는 많은기다림이 필요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야만 판매할 수 있는정보가 만들어진다.
그전까지는 수익모델에 대한 끊임없는 검증과 함께 안정적인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국내 대다수 닷컴기업들은 커뮤니티 확보에 주력하는 진입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그중에는 이미 성장단계 초기에 있는 기업들도 일부 존재한다.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위해 많은 지출을 감행했고 그 때문에 거품의 주범으로 분류된 닷컴기업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진화의 한단계로 보아야 한다.
미국의 많은 닷컴기업들도 시행착오를 거쳤고 일부는 파산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여과과정은 시장논리에 의한 것이지, 우리처럼 신드롬적인 닷컴 위기설에 의한 것은 아니다.
너무나도 빨리 옥석을 가리기를 바라는 한국인 특유의 조급성 탓에 많은 닷컴기업들이 성장단계로 진입해보기도 전에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기다림은 국내 닷컴기업들에게 주는 가장 훌륭한 선물일지 모른다.
신민균/인터넷컨설팅그룹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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