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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말씀만 하세요, 맞춰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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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범
  • 승인 2000.08.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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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비즈니스에 개인화 서비스 봇물… 사이트들의 상거래 본격화 징조
“안녕하세요, 홍길동님. 일주일 만에 찾아주셨네요. 지난번에 홍길동님께서 구입하신 <로마의 역사> 후속편이 나왔습니다.
좋아하실 것 같은데 저쪽에 가면 있어요….”

단골집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이다.
내 취향을 잘 알고 있어 특별히 주문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서 갖다준다.
쭈뼛쭈뼛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고, 사는 얘기를 안주삼아 주인과 술잔을 나눌 수도 있다.
나를 반겨주는 편안한 공간, 그곳이 단골집이다.


인터넷에도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게 마련이다.
그곳을 찾는 이유는 역시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마크에 사이트 주소를 저장해놓고 무시로 드나든다.
컴퓨터를 켜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면서, 꼭 들러보는 단골 사이트. 어쩌다 찾아가지 않으면 마음에 걸리는 그런 사이트가 되기 위한 사이트들의 경쟁도 뜨겁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서비스를 펼치던 사이트들이 이제 네티즌 한사람, 한사람에게 접근하는 단골집 작전으로 돌아섰다.
개미귀신처럼 한번 찍으면 놓치는 법이 없다.
이른바 개인화(Personalization) 서비스가 화려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개인화 서비스는 웹 사이트에 들어오는 고객의 프로파일, 거래 데이터, 웹 로그 데이터 등을 토대로 고객의 성향과 행태를 분석해 일대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세상의 단골집을 지향하는 셈이다.
상거래 사이트의 경우 아마존처럼 고객의 성향에 따라 특정 물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콘텐츠 사이트의 경우 회원 각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나만을 위해 마련된 사이트라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마존이 성공한 이유는 인터넷으로 서적을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 아니다.
회원 개개인에게 제공하는 서적 추천 서비스 때문이다.
”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컴팩컴퓨터의 마이클 카펠라스 사장은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아마존의 성공비결을 개인화 서비스라고 단정지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개인화 서비스의 중요성과 효용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마존의 서적 추천 서비스는 개인화 서비스를 얘기할 때면 꼭 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이 그동안 구매한 서적의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놓고 취향을 분석해낸 다음, 고객이 방문할 때마다 취향에 맞는 서적을 추천해주는 이 서비스는 개인화 서비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는 일반적인 서비스가 됐다.
그만큼 개인화 서비스의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기업, 개인화 서비스는 기본 개인화 서비스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시작했다.
98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더니, 지금은 거의 모든 사이트들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적은 물론, 의류·스포츠용품·건강정보 등 다양한 상품들이 각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공되고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 www.im.aa.com은 고객이 누구인지에 따라 브라우저의 화면을 달리 한다.
이용자들의 비행기 스케줄 상황, 잦은 여행지 등을 확인해 가장 알맞은 비행편을 예약해주고, 패키지 여행상품과 휴양지를 안내해준다.
퍼니처닷컴www.furniture.com을 방문하면 개인의 취향과 집의 구조에 맞는 가구배치도를 받아볼 수 있다.
가장 적합한 골프클럽을 제시해주는 사이트에서 개인화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보험상품 추천 사이트까지 개인화 서비스의 영역은 끝이 없다.
개인화 서비스의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조사전문업체인 사이버다이얼로그는 최근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29%가 개인화된 웹 사이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88%가 개인화된 웹페이지를 더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주피터커뮤니케이션은 전자상거래 분야의 상위 25개 업체 가운데 40%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들의 고객이 47% 증가했고, 매출은 52% 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의 경우 구매전환율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이트에 비해 크게는 두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표 참조> 개인화, 개인별 맞춤 서비스는 당장의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까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이른바 원투원 마케팅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볼 수 있다.
개인화 서비스 자체를 원투원 마케팅의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닷컴기업들도 개인화 서비스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원투원 마케팅, 고객관계관리(CRM) 등이 부상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원정보의 새로운 구축과 정제 작업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화 서비스는 ‘콘텐츠 개인화’와 ‘실시간 추천 서비스’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콘텐츠 개인화는 말 그대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웹 사이트의 콘텐츠를 재구성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주로 포털 사이트에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부가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에 비해 ‘실시간 추천 서비스’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주로 제공한다.
팍스넷 마이팍스 8월 서비스 개시 콘텐츠 개인화에 기반한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
야후 kr.yahoo.com가 제공하는 ‘마이 야후’, 다음커뮤니케이션 www.daum.net이 제공하는 ‘마이 다음’, 네이버컴 www.naver.com의 ‘마이 네이버’ 등 ‘마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마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회원들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골라 웹 사이트를 처음부터 재구성할 수 있다.
나만의 뉴스, 나만의 증권정보, 나만의 날씨정보 등 나에게 맞는 것만 골라 새로 집을 짓듯 자신만의 포털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마이 야후’ 서비스를 실시한 야후코리아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 서비스를 넘어 기업용 맞춤 서비스까지 준비중이다.
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은 “앞으로 포털 사이트의 승부는 개인화 서비스에 있다”며 “마이 야후 서비스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인터넷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포털 사이트들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인화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정보 사이트인 팍스넷 www.paxnet.co.kr은 ‘마이 팍스’ 서비스를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팍스넷 홍보팀 박순영 대리는 “마이 팍스는 고객에 대한 부가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개인화 서비스에 거는 기대가 만만찮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개인화 서비스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킨 기업도 등장했다.
지난달 18일 서비스를 개시한 이누카 www.inuca.co.kr가 그 주인공이다.
통합메시징시스템(UMS)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센터와 뉴스센터, 검색센터를 비롯해 주소록·일정관리·신상내역관리자(프로필 매니저) 등의 개인정보관리(PIM), 운세 및 날씨정보 등을 제공하는 이누카는 개인화한 콘텐츠 서비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취사선택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며, 각각의 서비스도 이용자가 설정한 내용에 따라 원하는 정보만을 볼 수 있다.
상거래 사이트는 실시간 추천 서비스에 관심 콘텐츠 개인화와 함께 개인화 서비스의 중요한 형태가 ‘실시간 구매추천’ 서비스다.
고객의 구매패턴을 예측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추천해주는 이 서비스는 아마존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SK에서 운영하는 오케이캐시백 www.okcashbag.com 사이트의 ‘뮤직오케이’, ‘쇼핑오케이’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오케이캐시백은 고객 패턴정보가 축적되는 정도에 따라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인 오이뮤직 www.oi.co.kr에서도 고객의 구매 정보와 음반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실시간으로 음반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몰, 한솔CS클럽, 삼성카드 등에서도 한창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콘텐츠 개인화든 실시간 추천 서비스든 국내 닷컴기업들은 이제 막 본격적인 개인화 서비스에 나선 상황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진화론에 비추어볼 때 이제야 커뮤니티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상거래에 눈을 돌릴 시점이기 때문이다.
CRM, 원투원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개인화 서비스가 본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개인화 서비스의 물결이 저만치서 몰려오고 있다.
미국 내 구매 전환율 10위 기업
순위
사이트
구매전환율(%)
개인화 여부
1
amazon.com
8.3
2
drugstore.com
7.9
3
QVC.com
7.1
4
Land's End
6.3
5
cdnow.com
6.2
6
ticket master
5.7
7
BMG Music
4.8
8
Beyond.com
4.5
아니오
9
Reel.com
3.5
아니오
10
J.Crew
3.4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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