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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슈퍼보드닷컴
[투자연구] 슈퍼보드닷컴
  • 이정환
  • 승인 2000.08.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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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천만 페이지뷰 '기염'
2만여 웹 사이트에 게시판 대여, 하루 300만명 이상 광고 클릭.. 와이즈-내일 3억원 출자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비타민 프로젝트’와 ‘아스피린 프로젝트’라는 말이 있다.
비타민 프로젝트는 ‘먹으면 좋고 안 먹어도 그만’인 그런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아스피린 프로젝트는 ‘반드시 먹어야만’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벤처캐피털은 요즘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아스피린 프로젝트에 매달린다.


‘비타민 프로젝트’ 열풍의 끝물이었던 지난 3월, 와이즈-내일 인베스트먼트는 슈퍼보드닷컴 www.superboard.com에 3억원(액면가 5천원의 7배수)을 출자했다.
슈퍼보드닷컴은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고, 불과 넉달 만인 7월 현재 하루 1천만 페이지뷰를 넘어서는 인기 사이트로 급부상했다.
슈퍼보드닷컴은 과연 ‘비타민’일까 ‘아스피린’일까.
  • 투자포인트1 서비스 “아낌없이 공짜로 준다” 당신은 오늘도 슈퍼보드닷컴을 방문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알게 모르게 슈퍼보드닷컴의 게시판을 이용하고, 슈퍼보드닷컴이 제공하는 광고를 보았을지도 모른다.
    국내 2만여 웹 사이트의 게시판이 슈퍼보드닷컴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슈퍼보드닷컴으로부터 게시판을 빌려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2만여 웹 사이트의 페이지뷰가 고스란히 슈퍼보드닷컴의 페이지뷰에 합산 집계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슈퍼보드닷컴에 ‘접속당하는’ 사람들이 하루 300만명을 넘어선다.
    7월26일 현재 슈퍼보드닷컴의 누적사용자수는 2390만명, 1일 페이지뷰는 1300만건에 육박한다.
    인터넷 사용자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메트릭스에 따르면, 7월19일 현재 슈퍼보드닷컴은 순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네이버, 네띠앙을 제치고 국내 웹 사이트 중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슈퍼보드닷컴은 자체 계정을 통해 서버와 게시판, 방명록 등을 임대하는 CGI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이트 관리자들은 슈퍼보드닷컴에 링크를 걸어두는 것만으로 별도의 프로그램없이 게시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슈퍼보드닷컴에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들 중 대부분은 슈퍼보드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 매일같이 슈퍼보드의 게시판에 접속한다.
    은연중에 슈퍼보드닷컴이 제공하는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 투자포인트2 수익모델 강요하지 않는 광고 ‘히든 바’ 사용자들은 배너광고에 진절머리를 낸다.
    자신이 접속한 웹 사이트가 무료게시판을 빌려쓰고 있으면서, 그 대가로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강요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극도의 불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광고는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슈퍼보드닷컴은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법을 쓴다.
    “옥션에서 쏩니다.
    e-머니 15억을 30만명에게” 따위의 제목으로 게시판에 광고를 끼워넣는 것이다.
    동시다발적으로 20만개의 사이트에 동일한 광고가 게재되지만 직접 열어보기 전까지는 광고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히든 바’(hiden bar)라고 불리는 이 광고는 기존 배너광고에 비해 월등히 높은 클릭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이 히든 바를 통해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앞으로 월 5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천만 페이지뷰를 기준으로 광고가 사용자에게 보여질 확률이 40%라고 가정하고 CPM(Cost Per Millinium, 1천페이지뷰당 광고비용)을 5천원으로 계산해 나온 수치다.
    페이지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 부문에서만 올해 73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천만 페이지뷰×40%)×5원×25일=5억원/월
    광고수익만으로도 충분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지만 슈퍼보드닷컴은 좀더 욕심을 부렸다.
    하루 1300만 페이지뷰를 썩힐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업은 발빠르게 진행됐다.
    슈퍼글마을과 슈퍼캐릭터 등의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웹호스팅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각각 4억8천만원과 4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쪽은 사업원년인 올해 매출액을 110억4천만원, 당기순이익을 16억5천만원으로 점치고 있다.
    사업이 본 궤도에 접어드는 2002년에는 매출액 259억원에 당기순이익 45억3천만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포인트3 성장성 커뮤니티로 승부한다 슈퍼보드닷컴의 1천만 페이지뷰는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자발적으로’ 슈퍼보드닷컴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접속자는 30%, 하루 300만 페이지뷰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다른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통해 간접적으로 슈퍼보드에 연결돼 있을 뿐이다.
    실제로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슈퍼보드닷컴에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슈퍼보드닷컴은 지난 4월부터 콘텐츠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CGI 서비스와는 별개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기술 설명 위주로 구성돼 있던 홈페이지를 10대 취향의 콘텐츠 서비스로 전면 개편했다.
    “낙서한 놈 누구야?”라는 칠판 낙서 모양의 광고를 시내 곳곳에 붙이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갖가지 이벤트를 마련하고 ‘슈디’라는 사이버머니로 사용자들을 유인했다.
    포털 서비스 업체들이 벌이는 치열한 가입자 확보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슈퍼보드닷컴은 현재 1대 3인 직접 접속자와 간접 접속자의 비율을 올해 안에 5대 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슈퍼보드닷컴은 최근 검색 사이트인 심마니와 상호지분 출자를 단행했다.
    30억원씩을 상호 출자하는 이번 업무제휴는 심마니의 광고마케팅 능력과 슈퍼보드닷컴의 페이지뷰를 교환하는 내용이다.
    링크를 통해 서로의 페이지뷰를 올려주고 사용자 기반을 넓히는 전략인 셈이다.
    광범위한 사용자층과 방대한 페이지뷰를 확보하고 있는 슈퍼보드닷컴에게는 전략적 제휴 또한 중요한 사업모델 가운데 하나다.
    투자포인트4 투자위험 커뮤니티의 성공여부 무료게시판 서비스와 커뮤니티 서비스는 완전히 별개의 사업이다.
    사용자의 성향이 다를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다.
    무료게시판 서비스에서만큼은 슈퍼보드닷컴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왔지만, 커뮤니티 서비스에서는 별다른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게시판 서비스의 사용자들을 홈페이지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경쟁사인 노브레이크닷컴은 슈퍼보드닷컴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무모한 사업다각화”라고 평가절하한다.
    투자심사를 맡았던 와이즈-내일 인베스트먼트의 이강훈 심사역마저도 커뮤니티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강훈 심사역은 “우선은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지금은 다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결국 페이지뷰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키는가 하는 점이 향후 이 회사의 진로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포인트5 향후과제 사업다각화의 성공 여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하면서 일단 커뮤니티 서비스는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심마니와의 제휴가 성사됨에 따라 홈페이지에 검색창을 도입하고 본격적으로 포털 서비스에 도전할 계획이다.
    경매 사이트는 물론이고 ‘핫100’을 본뜬 순위검색 사이트와 미팅 중매 서비스인 ‘슈퍼데이트’ 등의 서비스도 추가로 신설했다.
    CGI 서비스에서 구축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무료게시판이 별다른 효용이 없다고 보고 이메일 CGI 솔루션 등을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불과 몇개월 사이에 슈퍼보드닷컴의 외형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다양한 사업체들이 슈퍼보드닷컴 아래 통합됐고 수많은 사용자들이 사이트를 직간접적으로 스쳐지나갔다.
    이제 사업다각화의 성공 여부는 시장이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사용자들의 요구를 얼마나 만족시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페이지뷰가 자산인가? 와이즈-내일 인베스트먼트 이강훈 심사역 슈퍼보드닷컴은 독특한 사업모델을 가진 회사였다. ‘히든 바’라는 광고기법 또한 게시판 CGI 서비스의 특성을 살린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히든 바는 광고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광고노출 빈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 혹은 스틱키니스(stickness, 끈끈함)가 약하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낮고 후발업체의 추격도 결코 만만치 않다. 슈퍼보드닷컴이 뒤늦게 커뮤니티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정이다. 페이지뷰가 바로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을 가능하면 오래 잡아두고, 광고를 보고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슈퍼보드닷컴은 발빠른 사업다각화를 통해 사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인데 아직 성공 여부는 반반이라고 본다. 최악의 경우 광고수익만으로도 살아남을 수는 있겠지만 커뮤니티 서비스가 이 회사 성장성의 잣대가 될 것이다. KVC와의 투자조합을 통해 7배수에 3억원을 출자했다. 벤처열풍이 한참이던 때라 다소 성급하게 결정한 감이 없지 않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르면 내년 후반기 무렵에는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가 말하는 슈퍼보드닷컴 게시판 서비스의 원조는 역시 노브레이크닷컴 www.nobreak.com이다. 노브레이크닷컴은 지난 96년부터 무료 게시판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지금은 간단한 클릭 몇번으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무료 게시판 서비스라는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복잡한 프로그램을 일일이 제작할 필요없이 간단히 링크를 걸어두는 것만으로 게시판을 끌어다 쓸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노브레이크닷컴의 ‘크레이지웹보드’라는 게시판 서비스는 한때 개인 홈페이지의 활성화에 큰 몫을 했다. 노브레이크는 일찌감치 광고수익을 포기하고 서비스의 고급화, 유료화를 모색해왔다. 무료화를 고수하면서 커뮤니티 기반의 사업을 모색하는 슈퍼보드닷컴과 상반된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노브레이크의 수입원이 소프트웨어의 판매수익이라면, 슈퍼보드닷컴의 수입원은 무료게시판에 끼워넣는 광고수익이다. 경쟁사가 말하는 경쟁사의 사업모델을 들어봤다. 노브레이크닷컴이 말하는 슈퍼보드닷컴=광고수익에 의존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커뮤니티 서비스도 비용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크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최고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5년 전부터 이 사업을 해왔지만 무료게시판 서비스의 한계를 일찍부터 절감하고 있었다. 결국 고급 사용자를 위한 고급 서비스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노브레이크닷컴 김병문 팀장) 슈퍼보드닷컴이 말하는 노브레이크닷컴=CGI는 간단한 프로그램이다. 무료 소스 코드가 널려 있는데다 간단히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고급사용자들은 결코 CGI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철저하게 무료 서비스를 고집한다. 무료게시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고급사용자가 아니다. 그들은 무료게시판을 필요로 하고 우리는 그것을 제공한다. 우리는 사용자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는다. (슈퍼보드닷컴 이민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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