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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유니텔의 재도약 초석쌓기
[비지니스] 유니텔의 재도약 초석쌓기
  • 김상범 기자
  • 승인 2001.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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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청사진 이끌 핵심 일꾼 교육… 강도높은 과정 거쳐야 ICIM 자격 수여
유니텔 크리에이션센터에서 신규사업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강영호 과장(40). 1995년 PC통신 유니텔이 출범할 때 태스크포스에 소속돼 서비스 기획 일을 맡은 이후 지금껏 기획업무만 담당해왔던 강 과장이 요즘 새로운 업무를 익히느라 정신이 없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일은 프로젝트 관리자(PM) 업무. 외부 고객기업의 인터넷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그것을 기획, 관리, 운영해야 하는 전혀 생소한 업무를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 배우고 있어요. 그저 막연하게 이런 것들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접하고 보니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강 과장은 지난 7월9일부터 일주일간 매일 8시간씩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았다.
회사대신 교육장이 있는 삼성멀티캠퍼스로 출근해,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교육을 계속 받아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그리고 7월16일부터는 회사 퇴근 후 3시간씩 프리젠테이션 교육을 받았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앞으로 면담·자료조사 방법, 협상기술, 관리회계, 프로젝트 감리 등의 교육과정들이 더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는 사이버 MBA 과정도 매일 빠지지 않고 두달간 받아야 한다.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고 코스마다 시험이 있어 부담이 많이 되지만 새롭게 하나둘씩 배워가는 게 참 좋아요.” 각 코스마다 시험을 치러 통과해야 하고, 모든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는 최종시험도 넘어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무사히 끝내면 강 과장은 유니텔의 ‘ICIM’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평소엔 소속팀에서 근무 ‘ICIM’(Internet Community Integrator Manager)은 유니텔이 새롭게 도입하는 제도다.
ICIM은 시스템통합(SI) 업체나 건설업체의 현장 프로젝트 관리자(PM)를 ‘유니텔화’한 말이다.
결국 인터넷 프로젝트 관리자인 셈인데, 평소에는 자신의 전문분야에 따라 소속된 팀에서 근무하다가 회사의 전략적인 프로젝트가 발생하면 즉시 차출돼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직책이다.
“ICIM은 SI 기업의 PM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커뮤니티, 콘텐츠, 마케팅 등 특화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 유니텔 인사팀의 장경수 팀장은 ICIM이 인터넷 프로젝트를 위한 차별화된 PM이란 점을 강조한다.
유니텔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PC통신 유니텔을 떠올린다.
하지만 PC통신 유니텔은 옛날 이야기다.
삼성SDS 유니텔사업부에서 지난해 3월 독립한 유니텔주식회사는 네트워크 구축, 호스팅 서비스, 전화 및 위성통신 서비스 등 종합 통신서비스 사업자이자, 인터넷 포털·커뮤니티 서비스 사업자이고,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자이기도 하다.
유니텔은 자신의 사업영역을 e-컨설팅, e-비즈니스플랫폼, e-콘텐츠, e-커머스로 분류해놓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총 3700억원에 이르는 거대한 종합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니텔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전략이 바로 ICI(Internet Community Integrator)다.
종합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서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구축 사업에 나선다는 것이다.
웹에이전시나 웹SI, 웹컨설팅 등을 총망라한 종합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사업전략이자 사업목표인 ICI의 그림은 완성됐지만 정작 이를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이끌어갈 전문 매니저의 확보는 쉽지 않았다.
ICI의 Manager, 즉 ICIM 제도는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7월부터 ICIM 양성 교육에 착수한 것이다.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데려올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유니텔은 종합 인터넷 사업자인만큼 사내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다.
이들에게 종합적인 매니징 교육을 시킨다면 우수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넓게는 인터넷 시대의 리더를 양성하자는 것이 목표다.
유니텔뿐 아니라 인터넷 업계에서도 인정해주는 그런 리더들을 키울 계획이다.
” 강세호 유니텔 사장은 앞으로 ICIM이 오라클이나 시스코 같은 외국의 대형 IT기업들이 운영하는 자격제도로 확대 발전시키겠다며 열의를 나타냈다.
전략적인 사업을 위한 인력양성이 목표인만큼 ICIM 교육과정은 일반적인 사내교육 시스템과는 다르다.
우선 교육대상자는 과장급 이상이면서 업무성과가 우수한 직원으로 제한돼 있다.
이들을 다시 사내 인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선발한다.
이렇게 선발한 직원들에게 한달간의 집중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대상자도 교육과정보다 실시하는 코스별 시험과 최종 시험을 통과해야만 ICIM 자격을 수여한다.
엄격한 자격제도인 것이다.
소사장이 되는 훈련과정 7월6일부터 시작된 ICIM 교육 대상자로 총 27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사이버 MBA 과정과 같은 원격교육과 함께 한달간의 집합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필요한 소양교육은 물론 실전에 투입됐을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게 된다.
2주 동안은 매일 8시간씩, 나머지 2주간은 퇴근 후 3시간씩 집중 교육을 받는다.
총 139시간의 강도 높은 교육을 통해 ICIM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한달간의 교육을 모두 마치고 나면 2박3일간의 합숙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일종의 시뮬레이션 교육과정인데, 실제 프로젝트 수행과정을 가상으로 설정해놓고 각 과정을 실제로 체험해보는 것이다.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한 마지막 교육인 셈이다.
“ICIM은 일종의 소사장이 되는 훈련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업부터 최종 감리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해내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다 배우게 되니까요. 주변에서는 저보고 몸값이 두배로 오르겠다며 부러워하던데요.” ICIM 1기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강정원 과장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힘들지만 그만큼 얻는 게 많다고 얘기한다.
이번 교육을 통과해 ICIM으로 인정받은 직원들은 이후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 자기 업무를 수행하지만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차출돼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이끌게 된다.
미래의 프로젝트를 위한 예비군이 되는 셈이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일반 급여 외에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활동비 지급 등 부가적인 혜택도 받는다.
“사실 지금 프로젝트 매니저로 나가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선배 매니저와 함께 현장경험을 한번만 거친다면 그 다음부터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전체 교육과정의 절반을 소화한 강정원 과장은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가 됐다.
“이번에 교육을 통과한 사람들은 바로 9월부터 부분적으로 프로젝트에 투입해 실전경험을 계속 쌓게 될 겁니다.
” 강세호 사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배출될 ICIM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강 사장이 구상해 그려낸 ICI 전략의 핵심 일꾼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종합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서 이제 다시 프로젝트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유니텔의 미래전략은 결국 ICIM 제도의 정착과 발전이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텔의 작지만 큰 실험의 성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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