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포커스] 경기침체에도 사상 최대 규모 기록
[포커스] 경기침체에도 사상 최대 규모 기록
  • 김상범
  • 승인 2001.03.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침체에도 사상 최대 규모 기록… GPRS·블루투스, 화려한 조명 받아
미국이 정보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면 유럽에는 정보통신이 있다.
미국 주최의 컴덱스와 함께 첨단기술 분야 전시회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세빗(CeBIT) 2001’이 독일 하노버에서 3월22일 막을 열었다.
올해로 서른돌을 맞는 ‘세빗 2001’은 유럽이 정보통신의 대륙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무선통신 및 네트워크 기술이 가장 큰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GPRS(일반 패킷 무선서비스). 유럽형 2.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GPRS는 3세대 이동통신(UMTS) 서비스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주요 이통통신 기업들도 GPRS의 대중화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였다.
노키아와 지멘스가 올 하반기 본격 판매를 앞두고 있는 GPRS 단말기를 선보였고 에릭슨 역시 GPRS 단말기를 출품했다.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GPRS 단말기를 출품해 유럽 시장 진출의 고삐를 당겼다.
유럽의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UMTS는 전반적 경기침체와 막대한 투자비 소요로 2003년 이후에나 본격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지연이 예상되는 가운데 GPRS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GPRS와 함께 블루투스도 이번 세빗 전시회 최고 이슈의 자리를 탐내고 있다.
전시 규모면에서는 단연 첫손에 꼽힐 정도다.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의 고향이 유럽임을 과시하듯 전세계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블루투스 기술에 기반한 통신장비들을 소개하고 나섰다.
이밖에 공개 운영체제(OS)인 리눅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판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XP’ 등도 눈길을 끌었다.
GPRS와 블루투스 못지않게 이번 세빗 2001의 최대 이슈는 추락하고 있는 ‘세계 경제’였다.
불과 1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한 IT기업들의 주름살이 확연히 느껴진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국 휴렛팩커드의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 최고경영자는 “안갯속을 운전하는 것 같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된다고 낙관할 수 없다”며 올 휴렛팩커드의 판매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미국의 경기 하강이 세계 각지로 확산되는 양상이 분명해지고 있고, 유럽도 이런 흐름에서 계속 면역상태에 있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올 하반기 경기회복론을 일축했다.
통신장비 메이커인 루슨트의 벤 버와엔(Ben Verwaayen)도 “모두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이에 동조했다.
지난해 세빗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무렵인 2월에 열렸다.
화려한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차분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비관적이고 우울한 전망이 개막일부터 전시장을 휘감았지만 참관객이나 기업들은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버리지 않았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세빗 2001에는 전세계 60여개국에서 8천여개 기업이 참가해 사상최대의 규모를 기록했다.
관람객도 세계 곳곳에서 90여만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스탠더드텔레콤, 윌텍정보통신, 씨엔에스테크놀로지, 기가링크 등 중소·벤처기업 90여곳이 참가해 세계적 업체들과 기량을 겨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