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이오닉스톰! 아, 너무 정확하네요. 성큰콜로니….
해설자1: 이거 밀리는데요. 이거.
해설자2: 질럿과 하이템플러면 사실 뮤탈리스크든 히드라든 상대하기 힘들어요.
해설자1: 자, 이거 지지네요. 끝났죠.
중계자: 안간힘을 쓰면서 막고 있는 봉준구 선수,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해설자2: 더이상의 성큰콜로니도 없기 때문에 막기는 힘듭니다.
중계자: 드론까지 써서 수비하고 있는 봉준구 선수, 드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지이…. 봉준구 선수 지지…. 자, 김동수, 김동수 선수가 세판을 내리 따내면서 삼승무패로 프리챌배 온게임넷 우승을 차지합니다.
“아나운서 이미지 망칠 일 있어!” 2, 3분 동안 숨도 안 쉬고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야 할 만큼 빠른 전개,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외엔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들…. 도대체 이런 중계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이 얼마일까 의문이 들 지경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게임전문PP(프로그램 공급자) 온게임넷은 출범 4개월 만에 기존 PP들을 제치고 케이블방송 순위 6위에 올라섰다.
이 정도면 게임과 방송중계를 접목한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성공을 증명한 셈이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발상자는 누구일까? 세계 최초의 게임캐스터 정일훈(32) 게임맥스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케이블방송 <동아TV> 아나운서였던 그는 IMF사태로 실직한 후 프리랜서MC 일을 하다가 당시 <투니버스> PD였던 황영준 온게임넷 리그팀장과 함께 컴퓨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방송으로 중계하는, 인류 최초(?)의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다.
스타크래프트가 뭔지도 모른 채. 머리에 든 기획을 현실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외래어 일색인 게임용어가 골칫거리였다.
‘러쉬’는 공격, ‘지지’(Good Game)는 항복, ‘마린’은 해병대, ‘메딕’은 위생병, ‘저글링’은 개떼라고 바꿔 불러보았지만 게임의 긴박감이 영 살아나지 않아 그냥 두기로 했다.
아나운서 친구들은 “아나운서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게임 같은 거 중계하다 이미지 망치면 평생 아나운서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뜯어말렸다.
하지만 그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남이 안 해본 것을 해보자’는 맘으로 밀어붙였다.
투니버스에서 첫 방송이 나간 뒤 게임중계는 매회마다 케이블방송 사상 최고시청률을 갱신했다.
시청점유율은 42%까지 올라갔다.
게임중계방송의 주가도 따라 올라갔다.
전문채널로 투니버스의 케이블방송 온게임넷,
공중파방송에서도 차츰 게임프로그램이 늘어났다.
iTV의 경우 <열정!게임챔프>, <게임스페셜>, <게임월드 명승부베스트> 등 3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게임산업, 하부구조를 다지고 싶다 그는 지난 4월 게임마케팅전문회사 게임맥스 www.gamemax.co.kr를 설립했다.
게임 중계, 이벤트·방송프로그램 기획, 게임제작사간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업을 벌이는 이 회사는 9월 프리챌과 M&A가 성사돼 김용진 대표가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정 대표는 2년 안에 ‘목적’을 이루고 회사를 떠나는 것이 목표란다.
“게임이 화려하게 왔다 서서히 사라지는 트렌드냐 아니냐는 하부구조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어요. 하부구조란 건, 예를 들자면 방음게임캡슐 같은 거예요. 게임 중 중계방송이 들리면 상대방 전략을 알 수 있잖아요. 이런 기본 인프라가 없으면 게임도 예전의 프로레슬링처럼 대중의 머릿속에서 잊혀지는 운명이 되겠죠. 저는 게임맥스를 통해 인프라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럼 그 후엔 무얼하겠느냐 물으니 “방송환경에 맞는, 뭔가 다른 일을 하겠죠”라며 받아넘긴다.
“방송인이라는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란다.
지금은 ‘방송인’이란 형식에 ‘게임’이란 콘텐츠를 담고 있다면 그때쯤엔 다른 콘텐츠를 담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KBS <쓰리랑가족> 방송작가, 동아TV 공채1기 아나운서, iTV <생방송 모닝데이트> 프리랜서MC, 게임캐스터…. 그의 다음 이력에 어떤 항목이 붙든지간에 그는 늘 지금처럼 방송인일 것이다.
고려대 방송국 아나운서 시절, KBS 아나운서 교본을 매일 달달 외우고 다녔어요. 제 귀로 발음을 듣고 교정하기 위해서였죠.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면 개인지도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게임맥스로 오세요. 게임캐스터가 될 만한 재목을 키워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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