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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SK텔레콤, 초고속인터넷 군침
[포커스] SK텔레콤, 초고속인터넷 군침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0.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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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국들과 제휴 추진…파워콤 인수시 시너지 폭발 예고
SK텔레콤이 케이블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동통신 공룡이 유선 쪽에도 근거지를 틀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C&M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두세 군데 다수케이블방송국사업자(MSO)와 손잡고 ‘씽크로드’라는 브랜드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벌이기 위해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달 안에 구체적 사업내용을 공식발표할 계획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SK텔레콤은 지금까지 서울 서초구, 강서구, 경기 부천 등에서 케이블방송국과 제휴해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수도권지역 10개 케이블방송국에 65만 가입자를 거느린 C&M커뮤니케이션 및 다른 다수케이블방송국사업자(MSO)와 제휴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정 지역을 벗어나 수익이 나는 곳이면 어디서라도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해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수케이블방송국사업자와 합작하는 방식이 뭐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별도로 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법인에 출자를 받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에서 회선임대사업자로 허가받은 SK웨이컴에 케이블방송국들이 출자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SK텔레콤의 본격적 초고속인터넷 사업 진출은 한국전력 자회사인 파워콤 인수구도와 맞물려 있다.
최근 유력한 인수업체로 떠올랐던 포항제철과 LG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히자, SK텔레콤도 최태원 회장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방어막을 치며 슬그머니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국을 끼고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나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케이블망을 갖고 있는 파워콤을 인수했을 때를 대비해 미리 가입자를 확보해두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파워콤의 케이블망을 이용해 직접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파워콤은 기간망을 갖고 있지만, 정부 규제에 걸려 앞으로 2~3년간은 소매영업을 할 수 없는 처지다.
SK텔레콤이 인수하더라도 당분간은 직접 케이블망을 쓸 수 없다.
경쟁업체에 기간망을 빌려주는 도매사업만 벌여야 한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사업 등 SK텔레콤이 직접 벌이는 유선통신 관련 사업이 있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블방송국 처지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국들이 지금까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독자적으로 벌여보기도 했지만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밀려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로서는 SK텔레콤 같은 곳이 신규로 진입하면서 합작사업을 할 경우 기존 인력과 장비를 활용하면서 좋은 초고속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유선망 확보 위한 포석일 수도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은 유보적이다.
신영증권 박세용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벌인다 해도 아무리 많아야 1천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사업이 기업가치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에서는 부동의 1위이지만, 유선 기반이 전무한 SK텔레콤으로서는 구미가 당길 만한 사업일 수 있다.
종합 멀티미디어 사업자가 되려면 당연히 쌍방향 데이터 교류가 이뤄져야 하고, 전화·인터넷·VOD 등이 가능한 유선 기반은 필수다.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확대는 통신에서만은 결코 1등을 빼앗길 수 없다는 SK그룹의 불가피한 선택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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