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피플] 디지털 랭크 곽동수 사장
[피플] 디지털 랭크 곽동수 사장
  • 유춘희
  • 승인 2000.08.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T 재야의 원내 진입
곽동수(36)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도 많지만, 그가 딱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오랫동안 공중파와 CATV 사회자로 얼굴을 내밀더니, 최근에는 라디오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패널로 나와 한 10분 떠들다 간다.


여러 신문과 잡지에 사이버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칼럼을 싣고 있고, 이런저런 기업에 강사로 불려다닌다.
자신의 이름을 달고 펴낸 책도 6권이나 된다.


그러던 그가 CEO라는 직함을 달았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모이기만 하면 수군댄다고 한다.
곽동수와 CEO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둥, 디지털랭크 www.digitalrank.com라는 회사가 곽동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는 둥. 직장생활이라고는 한글과컴퓨터의 기획실장 겸 고객지원실장을 1년 남짓 한 게 전부고, ‘스타’라는 말도 적잖게 들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벤처기업 CEO는 프로젝트 리더이면서 산업흐름도 놓치지 않아야 하고, 조직경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전 만능이 아니라 걱정입니다.
하지만 일이 재미있어요.” 디지털랭크는 삼성전자·생명·카드, 현대정유·해상화재보험·산업개발, LG투자증권·텔레콤, 하나로통신, 인터파크, 아시아나항공 등 11개 오프라인 업체가 인터넷 공동 마케팅을 위해 만든 회사다.
주주사가 곧 업무제휴사가 되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제품과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쇼핑몰 ‘DQ몰’을 비롯해 커뮤니티인 ‘DQ클럽’, 앞으로 헤드헌팅과 연계시킬 IT지식측정장 ‘DQ비트’ 등을 이미 선보였다.
DQ는 개인의 디지털 마인드와 사이버 시대 적응능력을 수치화한 ‘디지털 지수’(Digital Quotient)를 의미한다.
곽 사장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IQ, EQ를 잇는 DQ라는 개념을 만든 것도 그렇고, CEO가 되자마자 특이한 일을 벌였다.
우선 사장실 문을 열어제쳤다.
www.savin.tv로 가면 5초마다 바뀌는 화면으로 사장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한쪽 귀에 귀걸이를 한 채 서류를 뒤적이는 모습, 게슴츠레한 눈으로 하품을 하거나 코를 후비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사장의 위신이 근엄함에서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누군가 지켜보는 만큼 책임감도 훨씬 커지고요.” 그는 ‘사장을 훔쳐보라’고 직원들을 닦달한다.
디지털랭크엔 명예 CEO가 11명이 된다.
8월 초부터 하루 한명씩 돌아가며 사장 체험을 할 사람들이다.
회의도 같이 하고, 술자리에도 같이 갈 거란다.
돈놓고 돈먹는 투기장처럼 인식된 벤처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 기획한 이벤트다.
이벤트가 끝나면 명예이사회를 꾸려 지속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곽 사장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훔쳐보기 사이트로 들어가 보니, 컴퓨터 벤처기업 CEO가 되고 싶다며 그에게 조언을 듣기 위해 찾아온 고등학생 5명과 노닥거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