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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반도체주 박스권내 ‘오락가락’
[해외증시] 반도체주 박스권내 ‘오락가락’
  • 김영호 대우증권
  • 승인 2001.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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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권 근접엔 공감대, 대세 상승 여부는 필라델피아지수 지켜봐야
지난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우리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식을 순매수했다.
7월31일 메릴린치가 반도체 경기의 바닥이 지났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8월2일 인텔이 개인용컴퓨터(PC) 산업의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은행의 하나인 메릴린치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주가의 반응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의 박스권 상단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전히 반도체 경기에 대한 비관론적 시각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와 주가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낙관적 전망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그다지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4월18일 살로먼스미스바니가 반도체 업종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지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지 못했다.
7월3일 JP모건이 반도체 경기가 3분기에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업종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고 10월 중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XP 출시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왜 이처럼 반도체 업종 경기와 주가의 움직임에 목매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그동안 여러번 지적했듯이 반도체 업종이 시장 전반의 상승장 초기국면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98년부터 2000년 3월까지의 대세상승 국면뿐 아니라 이후 대세하락 국면에서도 나스닥지수의 상승 초기 국면에서는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종이 항상 업종 순환매를 주도했다.
최근 우리 시장에서도 대세상승 국면 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종 경기의 바닥 탈출과 이에 따른 향후 반도체 업체의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나스닥지수가 상승하고, 이는 다시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 순매수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걸친 대세상승이 온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물론 연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가세하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 반도체 경기의 바닥권 근접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일부 지표들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조정도 대체로 상향조정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반도체 주식을 매수할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관련 투자가 여전히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IT 부문의 재고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골드만삭스의 에비 조셉 코언이 주장한 대로 향후 실적악화가 주가에 이미 대부분 반영되었다고 해도 9월 중 재개될 3분기 기업실적 사전경고 시즌에 주가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최근 반도체 업종 주가의 상승을 시장 전반의 대세상승 국면 진입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박스권 하단에서 상단으로의 움직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하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나 시장 전반의 대세상승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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