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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위험의 역순으로 분산투자하라
[펀드] 위험의 역순으로 분산투자하라
  • 최상길 제로인 사업부이사
  • 승인 2001.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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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공모주형·차익거래형, 수익률·손실리스크 꼼꼼히 점검해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내려앉자 신용위험 때문에 투신권을 떠났던 이자소득자들이 다시 투신권을 기웃거리고 있다.
위험은 있지만 은행권보다 1%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7월 한달 동안 투신권으로 유입된 시중자금은 MMF에 7조1천억원, 채권형에 4조5천억원, 주식편입비가 낮은 채권혼합형에 1조2천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남들이 간다니까 따라 가는 식의 투자는 곤란하다.
미래에 획득 가능한 수익률과 이를 위해 감수해야 할 투자위험을 따져보고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MMF야 단기자금용이니 논외로 하고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을 살펴보자. 채권혼합형 중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공모주형과 차익거래형이다.
최근 6개월 동안 시가평가 채권형 펀드는 평균 연 6.50%, 공모주형은 연 5.84%, 차익거래형은 연 6.84%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공모주형이 단순채권형보다 수익률이 연 0.66%포인트 낮았던 것은 공모주 투자수익률이 별볼일 없었던 것도 있지만 결국은 수수료 때문이다.
통상 공모주 펀드들은 1.55%인 반면 채권형은 1.05%가 보통이다.
0.5%포인트 가량 수수료가 높은 공모주 수익률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공모주 시장이 되살아난다면 이 정도 수수료 갭은 충분히 메울 수 있겠지만 장담은 할 수 없다.
일단 채권형 펀드의 실현 수익률이 6.50%라면 은행 정기예금 5.0%보다는 높지 않냐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수익률이 미래가 아닌 과거의 것이라는 데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채권수익률이 1년 뒤에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수수료가 1.05%인 펀드를 가정했다.
또 8월1일 채권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채권형 중에서 국공채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할 경우 1년 뒤 4.5%, 신용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형에 투자할 경우 6.5%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형은 BBB등급에 50%, A등급에 25%, AAA등급에 25%의 자산을 투자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결론이다.
그렇다고 신용도가 우수한 국공채형 펀드에 투자할 메리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채권 유통수익률이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데도 매매전략을 통해 연 1%의 초과수익을 얻은 펀드는 많다.
물론 기준수익률 대비 1% 낮은 수익률을 실현한 펀드도 많다.
이 말을 듣고 당장 회사채 펀드에 가입해야겠다고 길을 나선다면 말리고 싶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1년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유지해준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행여 문제라도 생기면 원금손실도 가능하다.
차익거래 펀드의 수익률이 유사펀드 중에서 가장 높았으니 가장 좋겠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수익률만큼이나 높은 위험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의 위험을 1로 볼 때 공모주형은 1.4배, 차익거래형은 2.4배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표준편차가 채권형 연 1.47%, 공모주형 연 2.04%, 차익거래형 연 3.54%로 조사된 것에 근거한 것이다.
이같은 표준편차의 의미는 차익거래형의 경우 펀드별로 최저 연 3.3%짜리도 있고 최고 연 10.3%짜리도 있을 확률이 68%라는 말이다.
우리의 자본시장은 점차 합리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많이 알지 못하면 공짜 점심을 얻어먹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산투자만이 최소한 남보다 낮은 수익률 때문에 낭패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다.
위 3가지 펀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위험의 역수만큼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채권형에 50%, 공모주형에 30%, 차익거래형에 20%의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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