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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오랜만에 맛본 그린스펀의 힘
[해외증시] 오랜만에 맛본 그린스펀의 힘
  • 김영호(대우증권리서치센터)
  • 승인 2000.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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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이후 미국 주식시장을 압도한 것은 기업수익이었다.
3분기를 정점으로 기업수익 증가율이 점차 둔화될 것이고, 이런 둔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을 압박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기업수익 감소 압력은 소위 신경제(New economy) 기업뿐만 아니라 구경제(Old economy) 기업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통신, 미디어, 정보기술 등 신경제 기업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거품 해소과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제 기업의 주가가 거품을 형성한 가장 큰 원인은 97년과 98년에 아시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유동성을 크게 확대했고, 이런 초과 유동성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초과 유동성으로 형성된 주가의 거품은 경기를 과열시키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급기야 연준은 99년 6월 이후 여섯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였고 유동성을 흡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주식시장에서는 3월 중순 이후 신경제 기업의 주가 거품 해소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던 당사자인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지난주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시장은 이를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해석했다.
12월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성급한 판단이지만 연준이 경기둔화를 인정한 것은 주식시장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10.3%라는 경이적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은 흥분했다.
이번주부터 4분기 기업수익이 사전발표(Pre-announcement)될 예정이기 때문에 기업수익 감소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당분간 시장을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나스닥지수가 현 수준에서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상승 탄력이 클 경우 3000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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