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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탐방] 브리지텍
[벤처탐방] 브리지텍
  • 한정희
  • 승인 2000.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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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까지 들려줍니다

‘음성, 메시지를 하나로’ UMS 선두주자…대만 CDIB 투자받고 해외진출 준비
“잘자, 내 꿈꿔.”
한때 반짝이가 달린 곰인형을 유행시켰던 이 휴대전화 광고엔 사실 휴대전화보다 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정현과 조성모의 풋풋한 사랑에 눈길을 주었지만 IT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휴대전화로 보낸 음성을 컴퓨터로 들을 수 있다는 신기한 사실에 혹 했을 법하다.
바로 UMS라고 부르는 통합메일링서비스(United Messaging System)다.


UMS는 음성, 팩스, 메시지, 그리고 이메일을 단말기에 상관없이 하나의 메일박스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올해 정보통신업체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인 서비스다.
브리지텍 www.bridgetec.co.kr은 이런 UMS 시장의 선두에 서서 해외진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브리지텍의 사무실은 크진 않지만 깨끗하게 꾸며져 있다.
쾌적한 분위기가 모르긴 해도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듯 싶다.
그런데 이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상호 사장은 큰 눈을 가진 수줍음 많은 인상이다.
“원래 이런 거 안 좋아하는데요. 투자유치 받으려면 하는 게 좋다고 해서….”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묻자 이 사장은 쑥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브리지텍은 올해 1월 대만의 CDIB(중화공업개발은행)로부터 최초의 펀딩을, 그것도 43억원이나 받았다.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투자자로부터 펀딩을 받기란 쉽지 않을 텐데. 과연 어떤 회사일까. 브리지텍은 UMS를 비롯해 ITI(인터넷통합통신), CTI(컴퓨터통신통합)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이메일, 음성, 팩스 등 다양한 메시지를 통합·저장해 가입자가 원하는 형태로 변환해 전송하는 UMS 솔루션이 핵심사업이다.
한글과컴퓨터·새롬기술 등에 UMS 솔루션 UNI@POST를 공급했고 하나은행·한빛은행·교보생명·비씨카드 등에는 CTI 솔루션을 공급했다.
현재는 기존의 CTI콜센터를 인터넷과 연동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의 CDIB로부터 투자받아 이 사장은 92년부터 쭉 통신 관련 분야에서 일했다.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삼보정보통신 등을 거치면서 하드웨어 개발에서 기술영업까지 두루 사업능력을 키웠다.
“기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니까 고객들도 만족하는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 은행의 속성상 고객만족이 최우선인데, 수정사항이나 변동사항이 있을 때 기술적인 문제를 곧바로 처리해주고 신뢰를 쌓았죠.” 이 사장은 95년 통신 솔루션의 시장성을 간파하고 브리지텍을 세웠다.
ITI나 UMS는 통신업체들은 물론 모든 기업에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 CTI 시장이 열렸을 때 여러 업체에 서비스를 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나름대로 판단했다.
외국 굴지의 통신업체들도 두렵지 않았다.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는 않지만 그들은 발빠르게 움직이지 못해요. 이미 자기네 기준으로 모든 통신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데 동시에 많은 솔루션을 요구하는 이 사업을 시작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거든요. 덩치가 커서 코스트도 많죠. 앞으로 틈새시장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요.” 그는 용산의 한 사무실 공간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 5천만원에 직원이라곤 기술자 4명이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5년 만인 지금은 자본금 35억7500만원짜리 회사가 됐다.
“사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자본금이 1억원 정도였어요. 연말에 내부증자를 해서 2억원으로 올리고 올해 초 43억원을 펀딩받았죠.” 그는 대만의 CDIB로부터 펀딩받은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했다.
“펀딩받을 당시 8시간 인터뷰를 4번이나 했거든요. 할 때마다 사람이 바뀌었죠. 힘들었지만 그런 신중하고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치면서 한편으론 뿌듯함을 느꼈죠. 국내 창투사들은 기업평가의 틀이 없어요. 그리고 외국 회사가 열심히 심사해놓으면 무임승차하려고 하죠. 그렇게 성의없이 투자 인터뷰를 받으면 불쾌하기까지 해요.” 직원 봉급 한번도 밀린 적 없어요 브리지텍은 다른 통신업체들에서 일을 하다가 옮겨온 사람들이 많다.
개중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도 있고 고졸사원으로 출발해 영업이사로 승진한 사람도 있다.
이 사장은 “전체 직원 50여명 가운데 고졸사원이 10여명 되는데 모두가 제몫을 톡톡히 하는 일꾼들”이라고 자랑한다.
사실 이 사장은 일반적인 대기업 문화를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회사가 잘 나갈 땐 직원들에게 아무런 얘기 안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대기업 문화에 질렸다”는 것이다.
“사실 자랑하고 싶은 게 한가지 있는데요. 부채비율이 860%까지 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번도 직원 봉급 밀린 적이 없어요.” IMF 때 감봉하자 해고하자 말들이 많았지만 이 사장은 오히려 차입을 받아 간부들의 월급을 올려줬다.
“직원들이 저를 미친 사장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요. 하지만 돈을 벌었으면 풀어야죠. 당시 고객이었던 은행들이 합병을 주도한 쪽이라 통신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익이 10배 정도 신장했지요.” 신뢰가 쌓여야 성공을 부른다 그는 보통 아침 8시30분쯤 출근해서 오후 6시30분 정도면 알아서 퇴근한다.
직원들은 절대 사장 눈치를 보지 않는다.
조직문제의 핵심은 신뢰이며 복리후생이 아무리 좋아도 서로 신뢰하지 없으면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장의 지론이자 브리지텍 사람들의 생각이다.
브리지텍은 지난해 5억4800만원을 벌었는데 그중에 10%는 직원들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그리고 곧 전직원이 스톡옵션을 받는다.
단 한사람 사장님만 빼고.
"잘자, 내꿈꿔"
자, 우리도 한번 CF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이정현과 조성모가 나누는 사랑의 대화를 우리라고 못 나눌 이유가 없잖은가? 일단 UMS 서비스를 받기 위해 넷피스 www.netffice.com에 들어가보자. 넷피스는 유료회원과 무료회원으로 나뉘어 있는데 유료회원이 되면 대표전화를 통하지 않고 직접 개인번호를 받을 수 있다.
일단 무료회원 가입을 신청하자. 회원가입을 신청하면 대표전화와 더불어 4자리의 회원번호를 받을 수 있다.
이 대표전화와 회원번호를 애인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들려달라고 해보자. 번호를 받은 애인. 언제인지 모르게 전화를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전화를 하고 회원번호를 누르면 음성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자 똑같이 녹음하자. “잘자, 내 꿈꿔!” 그 시간 열심히 컴퓨터를 서핑하고 있던 애인. 휴대전화가 삑삑거린다.
메시지가 온 모양이다.
‘음성메일도착 netffice UMS’라는 문자 메시지가 떴다.
재빨리 넷피스로 접속한다.
넷피스홈에서 UMS를 클릭한다.
그러면 그날의 수신목록이 뜨면서 수신시간과 수신형식 그리고 연락처가 뜬다.
새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단다.
수신형식에 있는 메가폰 그림을 클릭한다.
그럼 파일다운로드 창이 뜬다.
그리고 파일열기를 선택. “잘자, 내 꿈꿔!” 그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다음은 조성모처럼 기쁘게 웃으면 된다.
아참, 한가지! 반짝이 곰인형을 미리 준비해두면 완벽하다.
곰인형에 키스하며 소파에 몸을 던지면 UMS CF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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