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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인사이드] 펀드의 위험관리
[펀드인사이드] 펀드의 위험관리
  • 최상길(제로인펀드닥터)
  • 승인 2000.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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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지난 95년 베어링증권을 파산하게 한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회사 자산을 운용하던 닉 리슨이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하다 자신은 물론 회사 전체를 파멸시킨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모든 금융회사에 위험관리의 필요성을 절감시키는 계기가 됐다.

펀드에도 위험관리를 위한 각종 장치들이 있다.
정상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다가 손해를 봤을 때는 펀드운용사가 책임을 지지 않지만 불법 내지 약관을 어긴 운용손실은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장치는 자산 운용을 담당하는 운용사와 보관·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보관수탁회사가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개정된 법률은 보관수탁회사에 자산 불법 운용에 대한 감시권을 주고 있다.
자산 운용사 내부에는 불법운용을 감시하는 준법감시인 제도가 있어 위험을 관리한다.
정부는 여기에 최근 몇가지 제도를 추가했다.
뮤추얼펀드의 가격을 계산하는 사무수탁업무를 운용사에서 분리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제도들이 운용사, 보관수탁회사, 사무수탁회사들간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뚫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외국 자산운용사들은 내부의 위험관리를 위해 법률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내부위험 관리시스템 가운데 하나가 모델포트폴리오의 운영이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이 참여하는 내부 선정위원회에서 매매할 수 있는 종목을 정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펀드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이상한’ 종목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이른바 종목작전에 휘말리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운용사에서도 골칫거리이기 때문이다.
투자위원회가 위험자산 투자비율, 즉 타깃편입비를 정하고 펀드매니저는 일정 범위 안에서만 편입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위험을 줄여준다.
최근 들어 국내 운용사들도 내부 위험관리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한 기업의 제도란 운영하는 주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원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으면 시행조차 힘들다.
머지 않은 장래에 많은 운용사들이 자체 위험관리 시스템을 내세워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기란 여간해선 힘들다.
외국에서는 운용사의 내부시스템 성능을 평가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려주는 펀드 평가기관들이 그 임무를 대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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