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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IT학원 취업 보증수표 아니다
[직업] IT학원 취업 보증수표 아니다
  • 이용인
  • 승인 2000.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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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학원이나 교육기관을 졸업한 예비 취업자들이 갈 곳이 없다.
경력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갓 학원을 나온 신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신입·경력 무관’이라고 내건 기업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대개 ‘정보통신 관련 학과 전공’으로 자격을 못박는다.
자격제한이 없어도 막상 전화를 하면 ‘경력’부터 묻는다.
올해 상반기 닷컴 전성시대에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400만원까지 거액의 수업료를 내고 ‘결단’을 한 학원생들은 앞이 캄캄해진다.
문과계열 출신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취업의 실마리를 찾으려다 경기침체라는 족쇄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비싼 수업료 그러나 취업소식은 감감 박아무개(26)씨도 꽤 괜찮은 정보통신 학원을 졸업한 지 한달 반이나 지났건만 오라는 곳이 없다.
이제 부모님 낯을 보기가 민망하다.
취업은 걱정말라고 큰소리를 쳐왔지만 집에서도 안심을 못하는 눈치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가 올 때보다 수화기를 잽싸게 들어보지만 취업 못한 학원 동기생의 하소연만 들려올 뿐이다.
언젠가는 취업이 될 거라고 애써 자위를 해보지만 불안감이 스멀스멀 치미는 것은 어쩌지를 못한다.
올해 1월 박씨는 2년 동안 다니던 여행사를 그만두었다.
대학 졸업 뒤 첫 직장이었기 때문에 애정은 있었다.
하지만 평생직장으로 삼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정보통신 쪽이라면 평생을 걸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정보통신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솔깃했다.
어차피 대세는 인터넷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
정보통신 쪽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능력에 따라 대우한다는 점도 끌렸다.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가 정보통신에 입문할 수 있는 길은 정보통신 학원밖에 없었다.
서울에 있는 ㄴ아카데미에 퇴직금을 쪼개 200만원의 수업료를 선뜻 내밀었다.
10개월 동안 당시 한참 뜨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ASP(Active Server Page) 등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고시준비생’처럼 어려운 용어들을 해독해나갔다.
그런데 10월 말 학원을 수료한 뒤 이력서를 내밀면서 이른바 닷컴 위기가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50군데에 취업원서을 냈지만 오라는 데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나마 직원 몇명이 막 기업을 꾸리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직원 10명 이상의 회사에서는 아예 대꾸조차 없었다.
대기업 교육기관 출신도 소기업 취업 늘어 같은 학원에서 공부한 절친한 동기생 6명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겨우 한명뿐이다.
그나마 그도 고등학교 ‘인맥’을 통해 행운을 잡았을 뿐이다.
학원을 마치기 전에도 여기저기서 ‘모시러 오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비싼 수업료와 1년여 동안의 시간을 쏟아부은 대가치고는 너무 허망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비교적 교육과정이 치밀하고 교육수준이 높다는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업체의 교육기관 역시 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현대정보기술 교육센터 문철(42) 센터장은 “취업률은 75% 안팎으로 이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대기업보다는 조그만 닷컴기업 취업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취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이전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
이제 대기업 교육기관 역시 확실한 취업 보증수표는 못되는 셈이다.
실제 11월 말 내로라하는 IT 교육기관을 수료한 전아무개(29)씨에게도 겨울날씨처럼 스산한 소식만 들려온다.
이 교육기관은 수료 뒤 1~2주면 거의 취업이 되던 곳이다.
하지만 교육기관의 취업 알선 매니저들은 ‘빨라야 한달’이라고 말한다.
여유있게 두달 정도는 기다릴 생각을 하라는 얘기도 한다.
앞 기수들 취업이 계속 밀려 있기 때문이다.
학원생들의 취업난은 구인 과정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12월15일 정식 사이트를 여는 아동교육포털 사이트 애드림 www.joynstudy.com에는 10여일 동안 500여통의 이력서가 쏟아져들어왔다.
이 가운데 80%가 정보통신 학원을 졸업한 신규 인력이었다.
인사담당자 차태원씨는 “이력서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한다.
인터넷 접수만 받는다고 했는데도 일부러 이력서를 직접 들고 회사를 찾는 사람도 있었다.
면접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매달리기도 한다.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에 ‘경력’으로 자격을 제한한 기업에 원서를 내기도 한다.
최근 ‘경력직 채용’으로 공고를 낸 한맥인스코 인사담당자는 “들어온 원서의 10%는 학원을 갓 졸업한 신규 인력들”이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기술 개발할 필요 있어 취업전문가들은 프로그래머나 웹디자인 등 정보통신에 입문하고 싶다면 학원 외에는 뾰족한 길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 전공자가 아닌 문과 계열 출신들에겐 다른 대안이 별로 없다.
전문가들은 일단 학원 선택에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박스 참조) 학원을 잘 고르면 다른 직종보다는 아직도 취업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나 전망 있다’고 말하는 기술보다는 ‘자신만이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지금 시점에서 유망한 기술은 교육을 마치고 나면 ‘초보 기술’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인력도 ‘행복한 시절’을 지나 경쟁이 지배하는 정글의 세계로 접어들고 있다.
IT 교육기관 이렇게 골라라
IT 학원은 정보통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외길 수순이다.
때문에 올바른 학원 선택이 미래의 취업을 좌우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창업 직전 2년 동안 IT 학원 강사를 했던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이 학원을 고르는 몇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 교육 목적을 분명히 하라 자격증 취득이 목적인지, IT 분야로 직무전환이 목적인지, 단순한 기술습득이 목적인지에 따라 교육기관 선정을 달리 해야 한다.
교육기관도 자격증, IT전문기술, 단순 기술 습득 등 나름대로 특화된 전문영역이 있다.
2. 유망 분야를 잘 선택하라 취업이나 재취업이 목적이라면 유망 분야를 탐색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의 채용동향을 보면 XML, 자바(JAVA) 관련 기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IT 교육기관은 ASP를 비롯한 NT기반 웹프로그래밍 언어가 중요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3. 강사의 질을 확인하라 강사는 교육의 품질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전임강사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시간강사 구성비율이 높으면 강사 변경이 잦아 체계적이고 집중력 있는 강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전임강사인 경우 배우고 싶은 직무분야에 앞서 진출한 동료들에게 강사 지명도나 인지도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4. 취업률과 수료생의 입사 기업을 확인하라 해당 교육기관 출신 교육생들의 기간별 취업률과 채용업체 현황을 파악하라. 강사 지명도가 교육 프로그램의 품질을 말해준다면, 교육기관이 배출한 교육생 취업률과 수료 후 입사한 기업은 교육기관 평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가능한 취업률을 밝히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5. 커리큘럼에 대한 평가를 받아라 혼자 판단으로 해당 교육기관이 제시하는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특히 문과 출신이라면 영어로 쓰여진 복잡한 커리큘럼이 어지럽게 마련이다.
이미 기업체에 진출한 주위 동료나 전문가로부터 꼭 조언을 들어야 한다.
6. 추가 학습이 가능한지, 자습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하라 어차피 컴퓨터를 이용해 스스로 복습과 예습을 해야 하는 만큼 추가 학습활동이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팀별 활동이 많기 때문에 자습공간이 없으면 공부가 지지부진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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