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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홈네트워킹 시장에 떠도는 벤체괴담
[첨단기술주] 홈네트워킹 시장에 떠도는 벤체괴담
  • 신동녘(사이버 IT애널리스트
  • 승인 2000.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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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보급 확대와 사이버아파트 건설붐으로 한때 수익성 있는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던 홈네트워킹 시장에 싸늘한 냉기가 돌고 있다.
미래에 대한 성급한 확신으로 우후죽순 몰려들었던 벤처들이 수요부족과 명확한 수익모델 부재로 속속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홈네트워킹 분야는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시장여건 고려하지 않은 난립이 화 자초
홈네트워킹은 PC를 포함한 가정 내의 모든 가전제품과 가스탐지, 화재경보 등의 센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몇년 전 한국통신이 전화기를 이용한 홈네트워킹을 선보였으나 이는 극히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홈네트워킹은 가정 내 모든 가전기기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오디오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파일만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틀어주고, 에어컨은 외부의 온도정보를 제공받아 최적의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디지털TV나 PC를 통해 상대방과 화상통화를 하는 등 만화영화에서나 나옴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물론 이러한 수준의 홈네트워킹은 인터넷 가전제품이 출시되는 3~4년 뒤의 일이다.
현재의 홈네트워킹은 여러 대의 PC와 프린터, 스캐너,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PC와 주변기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조만간 디지털TV와 오디오 등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홈네트워킹 분야가 정보통신의 뜨는 분야로 주목을 받는 것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터넷 인구와 초고속인터넷 수요, 그리고 PC가격 하락으로 PC를 두대 이상 보유한 가정이 늘기 때문이다.
PC를 두대 이상 보유한 가정의 경우 하나의 고속인터넷망과 한대의 프린터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설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년에 불과 한두곳에 불과했던 홈네트워킹 업체가 올해 초에는 전국적으로 40여개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한두개에 불과하다.
이들이 몰락한 표면적인 이유는 닷컴기업 위기론 탓에 꽁꽁 얼어붙은 자금시장 때문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의 생각만큼 수요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PC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PC를 두대 이상 보유한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
이들 역시 비싼 돈을 들여 전화선(Home PNA)이나 전기선(Home PLC)을 통해 홈네트워킹을 구축하기보다는, LAN용 케이블(UTP케이블)로 일대일접속(Peer to Peer)을 하고 있어, 생각만큼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여지는 많지 않다.
더욱이 홈네트워킹을 지원하는 TV, 냉장고, 오디오, 에어컨, 각종 센서는 아직 시제품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마디로 홈네트워킹으로 대박을 노리던 벤처기업들은 주변 여건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앞서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홈네트워킹 시장은 여전히 촉망받는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리함을 찾는 인간의 속성과 가사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주부의 욕망에 대해 홈네트워킹은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홈네트워킹 분야의 난립과 몰락에도 불구하고 장비 및 솔루션제공 업체는 건재하 다.
오히려 이들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난립한 기업이 이들의 장비와 기술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또한 몰락하는 벤처들은 몇몇 대기업으로 흡수합병되고 있다.
즉 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유망한 장비 및 솔루션 업체는 삼보정보통신이다.
그리고 현재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업체는 지엔지네트웍스가 흡수하고 있다.
삼보정보통신은 코스닥에 등록된 삼보컴퓨터 계열의 인터넷 종합솔루션 벤처기업이다.
주로 초고속인터넷 아파트 건설사업(ADSL B&C)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리츠칼튼호텔에 홈네트워크(Home PNA)를 구축하였다.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전체 매출액의 78%에 이를 정도로 증대되고 있으며,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총이익을 이미 넘어섰다.
광통신 전용회선 사업자인 지엔지네트웍스는 현재 전국 1천여개의 아파트단지에 4만5천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티존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중소 서비스 업체의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사업분야도 홈네트워킹과 인터넷 공급으로 옮아가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 전체 매출액 132억원의 두배가 넘는 350억원에 이른다.
올 전체 매출액을 작년의 10배가 넘는 1487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다.
홈네트워킹 분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기술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중소기업의 통합을 유도해 건강성을 회복하고 있다.
현재의 시련은 오히려 철새벤처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유능한 기업을 선별하는 자연의 정화작용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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