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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해부] 네오위즈 나성균 사장
[CEO해부] 네오위즈 나성균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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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균 1971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박사 수료 1997년 7월 네오위즈 설립
수익모델이 꽃피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97년 6월에 설립됐으니 이제 갓 3년이 넘었다.
내로라하는 인터넷기업들이 이제 막 1주년 기념식을 끝낸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꽤 성숙한(?) 기업이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인 ‘원클릭’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더니 내려올 줄을 모른다.
지난 6월에는 드디어 코스닥에 등록했다.
액면가의 350배에 이르는 사상 최고 공모가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도 네오위즈는 잘 나가는 인터넷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대 중반의 창립멤버 8명도 여전히 20대인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성균 사장은 그런 멤버들이 ‘너무너무’ 자랑스럽다고 몇번을 강조했다.
또다른 자랑거리는 없을까. 네오위즈의 첫 사업은 원클릭 서비스가 아니었죠. 저희가 처음 시작한 것은 푸시(Push)기술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았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기술이었죠. 살펴보니까 국내 실정에 맞게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입을 대체할 푸시기술을 만들면서 네오위즈가 시작했습니다.
푸시는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진 못했어요. 미국도 그렇고 국내도 그렇고. 그랬죠. 푸시기술을 개발하면서 느낀 것인데 주변사람들에게 제품을 깔아줘도 잘 쓰지 못하더라구요. 프로그램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인터넷 자체에 연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쉽게 접속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겠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없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개발하게 된 것이 원클릭이었습니다.
생각도 못한 제품이 대박이 터진 셈이네요 미래예측도 필요하지만 시장에서 현재 필요한 제품이 어떤 것인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빨리 개발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푸시기술이 그런 사례인 셈이죠. 원클릭은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몇명이 시작했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8명이 시작했어요. 지금은 정식 직원만 70명, 파트타이머가 50명 정도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 같이 있던 사람들이 지금도 다 같이 있습니다.
사실 그런 것 쉽지 않잖아요.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런 점이 특별히 어려웠던 적은 없었습니까. 97년에 사무실 구하러 다니는데 건물주가 너무 어려보이니까 ‘뭐 하는 녀석들이야, 밤새 술이나 먹고 그러는 것 아니야’ 뭐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서 안 빌려주더라구요. 부모님들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찾아오시곤 했어요. 그 이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글쎄요…. 초기에 조직이 작을 때는 열정이나 의지만으로 서로 함께 고통을 나눌 수 있었지만 조직이 커지면서 조직관리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어려움을 겪던데. 네오위즈는 어떻습니까. 저희는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가 그랬어요.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문화의 차이, 업무방식의 차이, 또 규모가 커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들 뭐 이런 시행착오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경험많으신 분들이 합류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인터넷기업의 CEO가 가져야 할 자질이나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잠시 말을 끊고 있다가)굉장히,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다른 회사 가보면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들 하시는데 사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느껴지거든요.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역할이 변해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런 것 하고 상관없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지요. 해외 출장을 자주 가시는 것 같은데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나요. 2주에 한번 정도 나가고 있습니다.
주로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법적, 제도적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언제쯤 해외진출이 가시화될 예정입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기초를 충분히 다지는 데 더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뭔가 발표할 수 있을 겁니다.
진출을 한다면 어떤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겁니까. 솔루션 판매나 합작사 설립 등 여러가지 형태가 있을 텐데. 여러가지 다 고려하고 있습니다.
통신 서비스 같은 경우 국가별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을 파는 형태도 될 수 있고 직접 서비스를 할 수도 있겠죠. 코스닥 등록 당시 최고의 공모가라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때 ‘원클릭 서비스는 이제 지는 사업이고 그렇다면 세이클럽이 남는데, 세이클럽 같은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수익이 나는 모델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많았습니다.
결국 공모가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얘기였죠.
원클릭 자체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책상으로 가 서류 한장을 들고와 보여주며)원클릭하면 모뎀접속(전화접속)을 많이 생각하는데 원클릭은 크게 3가지 구조로 나뉩니다.
하나는 모뎀 접속 부분이구요, 또 하나가 지불, 빌링, 사용량 측정 등의 분야로 액세스 컨트롤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클라이언트에서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이렇게 세가지로 구성됩니다.
모뎀 접속 부분만 생각하게 되니까 ‘모뎀 접속 시장은 이제 사라지는데’하며 걱정하시는 겁니다.
일부일 뿐이죠. 모뎀 접속 분야는 한국통신과 제휴를 맺고 있고 지불, 빌링 분야도 한국통신과 제휴를 맺고 있죠. 이 분야에서 올 상반기에 100억원 정도의 매출이 일어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클릭 서비스의 세가지 측면이 합쳐지면서 사용자나 기업이 좀더 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는 겁니다.
현재 네오위즈는 200개의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는데, 바로 이 원클릭 인프라를 통해 사용자들은 많은 콘텐츠를 이용하고, 제휴업체들은 손쉽게 콘텐츠를 유료화하고 있는 겁니다.
올 상반기에 이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올린 매출이 50억원 정도 되는데, 지난해 이 분야 총매출 5억원의 10배가 넘는 수준이지요. 이러한 인프라와 함께 저희 자체적으로 원클릭 회원 200만, 세이클럽 회원 500만에 이르는 많은 사용자가 확보돼 있지요. 이 정도면 그런 오해가 풀렸나요. 앞으로 원클릭 서비스는 고속망도 지원할 겁니다.
그리고 지불 부분도 한국통신외에 무선통신사나 금융권과도 제휴를 맺을 겁니다.
이런 것들이 올 하반기에 관련 제품이 돼서 나올 겁니다.
인터넷상의 피시통신사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 같군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B2C로 볼 수도 있지만 수많은 인터넷 회사들이 수익모델을 꽃피울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누군가 세이클럽에 대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한 기억이 납니다.
세이클럽의 경우 아직은 수익보다 기술적인 면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돈도 많이 쓰고 있구요. 사실 처음에 엔지니어들이 채팅 서비스를 하자고 했을 때 반대했어요. 이미 시장에 진출한 업체가 있고 결국 후발주자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더라구요. 제가 봐서는 다른 게 없는 것 같은데. 하여튼 회사에서 지원을 안 해주니까 자기들끼리 PC 4대 구해다가 시범 서비스를 하더군요. 그런데 사용자들이 알아주더라구요. 충격이었죠. 그때부터 투자를 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100대가 넘는 서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간단한 채팅모듈 하나에도 개발언어가 7개 정도 쓰인답니다.
웹 표준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7개 언어로 웹서버도 뜯어고치고 심지어 운영체제까지 고쳤다고 하더군요. 세계 최대의 채팅 네트워크라는 IRC가 동시 사용자 4만명이라고 하던데 저희는 그것을 넘어섰어요. 최근에는 동시 사용자 10만명까지 버틸 수 있는 기술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부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작업이지요. 이 작업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세이클럽의 외형이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쇼핑몰도 들어설 겁니다.
원클릭이나 세이클럽 이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나요. 요즘 수익모델이다 비즈니스 모델이다 얘기들 많은데 사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하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채팅 사이트가 100개도 넘는데, 채팅이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 모델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저희가 하고 있는 영역에서 더 잘할 수 있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 안에서도 해야 할 것이 많아요. 네오위즈는 일찌감치 실명회원을 받고 있지요. 비즈니스 모델 특허도 일찍 받았고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도 설치하고 있구요. 그런 것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네오위즈는 모범생 같은 기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좋은 뜻만은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너무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론 인터넷의 기본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보의 공유’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지나친 상업성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네오위즈 시작 전에, 그러니까 94년, 95년 경인데 당시는 인터넷 보급도 잘 안 돼 있을 때였죠. 인터넷에 관심있는 20명 정도의 소그룹에서 활동했는데, 그때 인터넷 보급을 위해 책을 쓴 적이 있습니다.
각자가 한 장씩 맡아 쓰고 인터넷에 공개했지요. 그것도 모자라 오프라인에서도 발행하고, 워크숍을 열어 강의도 하고 그랬어요. 그때 아! 이게 인터넷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부산, 대구, 광주에 있는 사람들이 지역에 상관없이, 또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이 같이 모여 순수하게 일하는 그런 기본정신은 결코 죽지 않았어요. 실명회원 얘기하셨는데 사실 욕하고 음담패설 얘기하는 것들,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을 내버려두면 나머지 사람들은 괴롭지 않겠습니까. 실명회원 한사람 확인하는 데 20원씩 내거든요, 500만명이면 1억원이에요. 사실 이보다 조금 더 듭니다.
누가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하고 있습니다.
실명회원제도 그렇고, 음란정보 차단 소프트웨어 사다 깔고 아르바이트 채용해서 감시하게 하고. 한달에 1억원 이상의 돈을 거기에 쓰고 있어요. 적은 돈이 아닌데 말이죠. 사용자들이 서로 조금씩 배려하면 좋겠어요. 그런 것을 빼고는 사용자들이 마음껏 하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철학입니다.
최근 닷컴 위기론, 몰락론 이런 얘기들이 많은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얘기 들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편인데, 닷컴기업이라 망하고 제조업이라 안 망하고 그런 것이 아니잖아요. 그 안에서 잘하느냐 못하느냐, 그것이 중요하지요. 여유가 있는 대답이시네요. 상장도 됐고 자금여력도 충분하고 기술적으로 자신감도 있고 뭐 그런 데서 오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구요. 저도 게을러지면 안된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닷컴 위기론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그것 때문에 닷컴들이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닷컴 위기라고 해서 유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유저는 꾸준히 늘고 있고, 자금난 얘기를 하는데 사실 3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너무 좋은 상황이에요. 개인적인 목표랄까, 10년 후를 그려본 적이 있습니까. 책상에 앉아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런 것은 없구요. 가끔 잠자리에 들면 상상이 됩니다.
한달 뒤, 일년 뒤, 5년 뒤, 10년 뒤 시나리오도 그려보면서 기대도 하고 걱정도 하고 그래요. 어떤 때는 흥분이 돼서 밤새 잠못이루기도 하고요, 자는 건지 꿈꾸는 건지 그럴 때도 있습니다.
더 큰 시장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미국에서 시작하면 세계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아주는데 한국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행복한 인터넷 세상을 꿈꾸는 모범생
“학교다닐 때 말썽피우고 그러지 않았죠?”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촬영을 하면서 다소 어색해 하는 나 사장에게 물었다.
“그냥, 얌전했어요.” 짧은 대답이 나왔다.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 나 사장은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보인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이 얌전한 학생같은 분위기다.
굳이 꾸미려고 하지도 않고, 차분한 저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활달함보다는 차분함이 배여 나온다.
사장이 그래서인지 네오위즈라는 회사도 그런 느낌을 준다.
돈 많이 벌어 좋겠다는 세간의 질투어린 눈길이 오히려 무색해진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이라면서 주민등록번호 체크하겠다, 음란물 차단하겠다 하는 것이 허투로 보이지 않는다.
대답이 궁금했다.
“기본정신은 변함이 없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해줬으면 좋겠어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규제일변도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의 대답은 역시 짧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뭐냐면요, 기업은 누구를 탓하고 있을 만큼 여유가 없다는 거예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기업의 책임을 무겁게 여길 만큼 그의 수련이 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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