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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사망진단서] 4.뚜렷하지 않은 수익모델과 매출부진
[닷컴사망진단서] 4.뚜렷하지 않은 수익모델과 매출부진
  • 손희선(인터넷컨설팅그룹)
  • 승인 2000.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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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부르는 소리 “잘 벌고 잘 써라”

'닷컴 춘추전국시대’ 제대로 살아남는 법…올바른 수익모델, 뚜렷한 매출이 관건
지난 6월 미국의 인터넷 전략 컨설팅 회사인 ‘크리에이티브 굿’ www.creativegood.com은 흥미로운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닷컴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지침서>(The Dotcom Survival Guide). 103페이지에 이르는 이 두꺼운 보고서에는 닷컴기업을 위한 일곱가지 생존전략과 구체적인 분야별 전술이 담겨 있다.
많은 이야기를 하는 보고서였지만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올바른 수익모델을 찾아라.’
기획연재 순서
1. 프롤로그
2. 비효율적이 마케팅
3. 시장에 편승해 자주 변하는 경영전략
4. 뚜렷하지 못한 수익모델과 매출 부진
5. 시장과 고객의 욕구 분석 부재
6. 진입장벽이 될 수 없는 기술 사용
7. 고객불만 해소에 대한 노력 부재
모든 기업은 지출해야 할 돈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돈보다 많아지면 망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많은 사람들이 닷컴기업의 과도한 지출, 특히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비난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는 닷컴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지출이 많은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시장선점’이 지상목표인 닷컴기업에게 마케팅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닷컴기업의 생존을 위한 열쇠’는 들어오는 돈, 즉 수익모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빈약한 수익모델, 단명의 지름길 사실 불행하게 운명을 마친 닷컴기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익모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익모델의 취약’으로 몰락한 기업들을 분석해보면 크게 세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 형태는 ‘비합리적인 매출구조’ 때문에 몰락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경쟁업체와의 무리한 가격전쟁에 휘말리면서 수익을 얻기 힘든 길로 빠졌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릴닷컴 www.reel.com이다.
98년 1억달러 가까운 금액에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로 넘어간 인터넷 영화 사이트인 릴닷컴은 경쟁이 과도한 시장환경에서 무리한 가격정책을 고집하다가 결국 지난 6월13일 서비스를 닫았다.
릴닷컴은 이미 많은 오프라인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비디오 대여·판매시장에 뛰어들면서 ‘더욱 싼 가격’에 비디오를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릴닷컴은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타이타닉’을 원가보다 무려 20달러나 싼 값으로 300만개를 팔았다고 하니 그 손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릴닷컴 외에도 컴퓨USA가 운영한 컴퓨터 및 첨단제품 판매 사이트 코존닷컴 www.cozone.com도 무리한 가격정책으로 매출과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짧은 생애를 마쳤다.
두번째 부류는 ‘고객의 욕구’에 거슬리는 수익모델’로 실패한 기업들이다.
이러한 부류들은 특히 인터넷이 이제 막 떠오르고 있는 신규 시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지난 7월 사이트를 폐쇄한 중국의 ‘중국국정망’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AOL’을 꿈꾸며 탄생한 종합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중국국정망은 무리하게 콘텐츠를 유료화했다 몰락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돈을 내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번째 형태는 ‘시장성이 없는 수익모델’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에서 애완용 동물과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인 펫스토어닷컴 www.petstore.com을 들 수 있다.
사실 이 시장은 오프라인에서도 수익마진이 적다.
살아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의 특성상 관리비용과 물류비용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쟁도 심하다.
애완용 동물시장은 애초 온라인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펫스토어닷컴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펫토피아닷컴 www.petopia.com의 경우 지난해 4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펫츠마트닷컴 www.petsmart.com 역시 지난해 4분기에만 32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펫스토어닷컴은 결국 누적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펫츠닷컴 www.pets.com에 인수되면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신뢰’와 ‘배짱’이 만드는 경쟁력 그렇다면 수익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닷컴기업들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기존 고객들이 가치를 창출해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매킨지 출신의 컨설턴트들이 저술한 <네트 게인>(Net Gain)은 “회원이 많아지고 그들 사이에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신뢰가 구축되는데, 그 신뢰에 바탕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상거래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상사회(Virtual Community)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확보한 회원들을 효과적으로 상거래로 이끌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자주 쓰는 표현인 ‘80대 20 규칙’이 여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 닷컴기업의 경우에도 전체 매출액의 80%를 전체 고객 20%가 차지한다.
따라서 ‘충성 고객’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로 닷컴기업들이 수익모델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사업영역의 확대’이다.
단편적인 수익모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공격적으로 만들고 있는 화이코 www.fyco.co.kr나 제로투세븐닷컴 www.0to7.com 같은 유아 전문 사이트들, 최근 쇼핑몰을 크게 강화한 다음 www.daum.net과 야후 kr.yahoo.com 같은 포털 사이트들, 그리고 요즘 들어 웹 컨설팅 사업을 같이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드림위즈 www.dreamwiz.com, 아이팝콘 www.ipopcorn.co.kr 같은 전문 포털 업체들은 모두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면 오히려 기업의 몰락을 재촉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이해관계로 또는 단기간의 투자수익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면 결국 그 기업은 자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 돈, 마케팅’ 삼박자가 척척 맞아야 마지막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닷컴기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한다.
최근 온라인 기업들이 수익모델을 제대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 기업들은 조직 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이해하는 ‘스페셜리스트’가 없어 오프라인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
꼭 오프라인과의 결합 문제가 아니더라도 수익모델을 새롭게 기획하고, 매출원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을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와 분야별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창조적인 기획을 이끌어내야 한다.
여기에 재무, 유통, 마케팅 등의 기업 인프라가 기본적으로 확립되어 있어야만 진정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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