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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베이지북이 몰고 온 먹구름
[해외증시] 베이지북이 몰고 온 먹구름
  • 김영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 승인 2001.08.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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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여전” 발표에 시장 출렁… 박스권내 반등장세 이어질 듯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우리 시장에서도 투자가들이 나스닥지수 2000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2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스닥지수 2000포인트는 7월에만 두차례나 붕괴된 적이 있다.
게다가 최근 약 2개월 동안 나스닥지수는 2000을 기준으로 상하 100포인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주 나스닥지수 2000선 붕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2000선이 붕괴된 원인이다.
지난주 순이익이 99%나 감소했다는 시스코시스템스의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2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악화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8월8일 발표된 베이지북이 미국 경기가 여전히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3분기에는 경기회복 조짐이 조금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가들이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나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베이지북의 정식 명칭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요약’으로 매년 여덟차례 발표된다.
뉴욕, 필라델피아 등 각 지역의 연준이 기업인, 경제학자, 시장전문가, 금융인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어 작성한다.
따라서 지역 경제현황에 대한 최근 정보를 싣고 있으며 발표 당시까지 취합되지 않은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즉 미국 경제현황에 대한 가장 최근 정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베이지북이 출간되었을 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는데 왜 이번에는 주가가 크게 움직였을까? 그것은 이번 베이지북이 경기의 바닥 탈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꾸어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앞으로 미국 주가는 경제지표들이 향후 경기에 대해 어떤 정보를 줄 것인가에 따라 출렁일 것이다.
경기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일부에서는 8월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하 폭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가늠할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 인하쪽으로 점차 기울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인하할 것인가 하는 점보다는 경기가 어느 정도 그리고 언제까지 둔화될 것인가가 시장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내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비관론자들이 있는 반면 월가의 컨센서스는 4분기께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성장률 기준으로 2분기가 경기의 저점이며 3분기에는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늦어도 4분기에는 2%대 이상의 성장률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 이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조만간 나타나고 세금감면에 따른 소비진작이 경기둔화를 억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월가의 컨센서스를 수용한다고 해도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자본재 부분의 재고조정이 지연된다면 의외로 경기회복 시점이 늦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장은 바로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정보기술 관련 기업들의 실적 역시 아직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나스닥지수는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8월 중에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메릴린치의 투자의견 상향조정에서 나타났듯이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여 박스권의 상단(2250포인트)으로 가는 반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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