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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5%의 성공을 향한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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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생
  • 승인 2000.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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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를 뒤흔드는 미국 벤처자본의 역사
미국의 벤처기업들은 벤처자본과 한 배를 탔다고 한다.
그 만큼 미국의 벤처산업에서 벤처자본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벤처자본가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창업가들에게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경영진 구성 등 사업 전반을 지원한다.
성공한 벤처기업 뒤에는 반드시 벤처캐피털이 있다는 말은 그래서 빈말이 아니다.


미국의 벤처자본은 1961년 아서 록으로부터 시작한다.
아서 록은 당시 주로 전자 분야의 기업들을 물색한 뒤 주변에서 자금을 모아 투자했다.
68년 지금은 거인이 된 인텔에 처음 투자했고, 76년에는 나중에 PC업계의 기린아가 된 애플에 처음 투자했다.
그는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냈을 만큼 미국 벤처캐피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70년대 후반에 성장 기반 마련 미국 벤처자본의 성장은 크게 세번의 기술붐과 깊은 관련이 있다.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의 PC 붐,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의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붐, 90년대 중반 이후의 인터넷 붐이 그것이다.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미국 벤처자본은 기관투자가들의 벤처투자가 허용되고 자본이득세율이 낮아지면서 본격적인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
나스닥의 성공적인 안착도 나래를 펴는 데 한몫했다.
70년대 연 1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벤처기금이 80년대 초반에는 20억달러를 넘어서고, 87년 증시에 블랙먼데이가 오기 전까지 50억달러를 넘어선다.
이 당시 애플컴퓨터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퀀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노벨 등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이 탄생했다.
미국 벤처캐피털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클라이너퍼킨스 코필드&바이어스(KP)와 세콰이어캐피털도 70년대 초반에 설립돼 이때 자리를 잡았다.
KP는 컴팩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투자해 막대한 돈을 벌었다.
80년대 후반에는 시스코로 대변되는 네트워크 장비업체와 소프트웨어산업이 시장의 중심에 선다.
시스코는 87년 후반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2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벤처자본의 투자규모는 경기침체 여파로 90년대 초반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92년께부터 차츰 회복됐다.
인터넷 투자붐은 95년 8월 넷스케이프의 기업공개가 시발점이 됐다.
이 회사에는 KP가 자본을 댔다.
주당 14달러로 시작한 이 회사의 주가는 거래 첫날 58.2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성공을 보게 된 미국의 자본들은 대거 벤처자본에 뛰어들게 된다.
KP는 이때 넷스케이프를 비롯해 AOL, 아마존 등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99년까지 300개 이상의 벤처에 투자해 127개의 기업을 공개했다.
세콰이어도 야후 등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에 투자해 성공했다.
미국 벤처자본이 성공의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화려한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가 많았다.
70년대 후반 PC 붐 때가 대표적인 실패의 역사로 기록된다.
PC가 새로운 시장을 열자 벤처자본들은 너도나도 여기에 투자했다.
80년대 초반까지 수십개의 PC업체들이 생겼고, 불과 2년새 10여개의 PC업체가 기업공개를 했다.
그렇지만 이런 기업들이 모두 대박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그중에 명성을 유지한 회사는 3~4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종말을 고했다.
벤처자본들은 77년부터 83년까지 43개의 디스크드라이브 업체에도 3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거의 도산했다.
80년대 후반 네트워크 붐 때는 그나마 합리적인 투자가 진행됐다고 한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붐도 PC 붐 때처럼 거품이 많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너무 많은 자본들이 인터넷 부문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 공급이 많으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전미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93년 39억달러 수준이던 벤처캐피털 투자자금은 99년에는 465억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의 첨단기술 잡지 <레드 헤링>의 앤서니 퍼킨스 회장은 올해 초 펴낸 <인터넷 버블>에서 “인터넷 벤처 열풍은 부분적으로 게임에 뛰어든 투자자의 증가 때문이었다”며 “이 시대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인터넷기업들에 돈을 댄 벤처자본가들이 결국에는 그 폭발도 유발시킬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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