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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나이의 굴레를 벗자
[DOT칼럼] 나이의 굴레를 벗자
  • 이승표 보익스 대표
  • 승인 2001.08.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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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좀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해서 자리에 앉는다.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으로 돌아가 지금의 내 모습을 돌이켜보며 많은 반성을 한다.
그리고는 다짐한다.
회사의 매출이나 방향 같은 현실적인 부분에 얽매이기보다는 직원 개개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리더가 돼야겠다고….

창립 초기에는 현실적 문제에 부닥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직원 수가 늘면서 예전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직원 개개인에게 심각한 상황으로 돌변해 그들이 결국 회사를 그만두는 사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 한 명이 있었다.
다른 회사에서 능력 있는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우리 회사로 오게 됐다.
입사하고 보니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직원이 더 높은 직책에 있는 것을 알고 문제가 생겼다.
그런 사실이 그에게는 회사 생활을 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됐던 것 같다.
당시에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직원의 딜레마를 극복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잠도 오지 않았다.
그와 상담하면서 사람들은 같은 연령대의 누군가를 경쟁상대로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여러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자신의 경쟁자를 비슷한 나이 또래에 한정해서 생각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의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몇 살일 때 무엇을 해야 하고, 몇 살까지는 뭘 이루겠다고 나름대로 목표를 정한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목표와 계획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좀더 여유를 가지면 안 될까? 살아가면서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자신의 평생에 걸쳐 시간에 구속됨 없이, 나이에 구속됨 없이 이루고야 말겠다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마흔을 넘겼기 때문에, 오십을 넘겼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일 가운데 이런 것은 할 수 없다고 단정해버리고 포기한다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관지어 하나씩 행동에 옮기면 될 일이다.
계획한 일 가운데 하나가 틀어져 시간이 좀 걸린다 해도, 목표 지점에서 한참 뒤에 있다 해도 크게 신경쓸 것 없다.
여유 있게 대처하자. 나이가 많아져 못하게 됐다는 식으로 자신을 나이에 얽어매는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바라던 일과 하는 일이 달라지면 그냥 사표를 내던지는 경우도 있다.
맡은 일을 끝내보겠다는 의지도 없이, 그리고 직장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조직간 갈등을 풀 생각은 해보지도 않고, 나이가 들기 전에 뭔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만 하는 식이다.
그렇게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투리 경력만 쌓이게 되는 걸 왜 모를까? 먼저 태어난 사람이 반드시 먼저 죽는 건 아니다.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나이에 스스로를 속박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다.
경영자는 물론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직원도 나이의 굴레에 자신을 얽매어 조급하게 살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 나이를 스스로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잣대로 생각하지 말고 가끔은 나이를 잊자! 우리는 평생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느긋함을 즐기자! 언제 어느 때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나아가 모두가 어려운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경쟁 상대로 생각할 수 있는 넓은 도량을 갖춘 젊은이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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