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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원천기술] ⑤ 차세대 인터넷프로토콜 IPv6
[IT원천기술] ⑤ 차세대 인터넷프로토콜 IPv6
  • 박치항(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승인 2000.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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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 인터넷 주소를 만들어라
이동통신 단말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점차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무선인터넷으로 위치정보를 얻거나, 서버에서 게임을 전송받아 여가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자동차가 인터넷 단말기 역할을 하면서 지능형 교통시스템이 나오기도 한다.
가전제품과 인터넷이 합해져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
구두, 시계 등 모든 생활용품에 인터넷 주소를 할당해 위치를 파악하고, 사용자 용도에 맞게 제어할 수도 있다.
차세대 인터넷은 이처럼 우리 주변의 모든 장치에 주소를 부여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인터넷 주소 이미 포화상태…세계 각국, 개발·확산 경쟁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인터넷 주소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1억개 이상의 컴퓨터가 연결돼 있고, 2억7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터넷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어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주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엔 다소 까다로운 구석이 있다.
서비스 품질이나 정보 보호, 멀티캐스트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도 허점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인 차세대 인터넷 기술로 불리는 IPv6(인터넷프로토콜 버전6)이다.
초고속 광통신망 기준으로 설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인 IPv4는 구리로 된 전화선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32비트의 주소체계를 갖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2의 32승인 약 43억개의 주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주소는 등급(Class) 할당 방식 때문에 5억~10억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IPv6는 초고속 광통신망을 기준으로 설계돼 128비트의 주소체계를 갖고 있다.
이론적으로 거의 무한개(2의 128승)의 인터넷 주소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94년 인터넷기술위원회(IETF)에서 IPv6라는 새로운 규약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주소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론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 DHCP(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 CIDR(Classless Inter-Domain Routing) 등 다양한 기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NAT 기술은 액세스망에선 사설 인터넷 주소를 사용하고, 외부로 나갈 때에는 공인된 인터넷 주소로 바꿔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정된 공인 인터넷 주소를 여럿히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망 규모가 크지 않은 사설망에서 이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NAT 방식은 보안 취약 등으로 큰 망에서는 실제 사용하기가 어렵다.
DHCP 기술은 호스트 관점에서 인터넷 주소를 동적으로 할당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평소에는 사용자의 단말기에 인터넷 주소를 할당하지 않다가 통신을 시작하면 통신사업자의 서버가 인터넷 주소를 할당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화모뎀을 이용한 접속처럼 사용자가 간헐적으로 인터넷에 접근할 때 인터넷 주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은 최대 인터넷 접속자의 약 50%에 해당하는 주소 공간만 있어도 유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다.
IPv4는 주소 공간을 통신망에 연결하는 컴퓨터 수에 따라 A, B, C 등의 등급(Class)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 기업에 부여하는 B등급으로, 최대 6만5533대의 호스트를 지정할 수 있는 주소 공간이 할당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렇게 많은 주소를 사용하지 않아 낭비가 발생한다.
CIDR은 이런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세밀하게 프리픽스(prefix) 단위로 주소 공간을 할당한다.
현재 새로 부여하는 인터넷 주소들은 대부분 CIDR 방식으로 할당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간이 이미 등급 단위로 할당돼 있어 다시 회수하거나 인터넷 주소를 새로 부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2004년께 전세계로 확산될 듯 이런 여러 대안들의 한계 때문에 IPv6은 현재 가장 확실한 차세대 인터넷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IPv6 개발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유럽은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일본은 무선인터넷과 정보가전 분야의 적용을 목적으로, 미국은 중국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IPv6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통신부가 올 2월 선도기반기술 개발사업의 하나로 채택해 본격 연구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Pv6가 2002년에 시작돼 2004년께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 간편성과 편리성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PC나 휴대전화 등 여러 종류의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망에 접속해야 한다.
초보자들에겐 이 절차가 여간 번거롭지 않다.
또한 출장 등 이동이 많은 현대인들이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게 쉽지 않다.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사용자가 별다른 조처없이 편하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 IPv6는 프로토콜 안에 주변장치들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러그앤드플레이(plug and play)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어디를 가든 곧바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주변장치들과 통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IPv6는 무선인터넷망에서 로밍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세계 어디를 가든 편리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IPv6는 망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사용자에게는 사용의 편리함을, 망 운영자에게는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IPv6는 궁극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인터넷 접속 및 통신을 위해 수동으로 작업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완전한 자동 네트워킹 기술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가상 현실 구현 IPv6는 인터넷의 취약한 보안 문제를 ‘IPsec’ 이라 불리는 보안 프로토콜을 사용해 해결한다.
또한 현재 인터넷 전화 및 인터넷 기반 멀티미디어 서비스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차별화와 품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
멀티캐스트 주소 체계를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방송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IPv6 기반 차세대 인터넷은 우리에게 컴퓨터를 통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옆에 실재하지는 않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세계 속 누구와 언제라도 만나 교류할 수 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과 보안인증 장치를 탑재해도 인터넷 전용선에서 40Mbps의 빠른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위해 직접 이동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산업사회의 병폐였던 교통혼잡, 에너지 과소비, 환경오염 등도 해결될 것이다.
IPv6 기반의 차세대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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