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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다윗과 골리앗의 ‘도메인 전쟁’
[e비지니스] 다윗과 골리앗의 ‘도메인 전쟁’
  • 임채훈
  • 승인 2000.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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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피아닷컴, MS·리얼네임스의 한글도메인 서비스 맞서 법적 대응 방침
마이크로소프트(MS)가 리얼네임스와 손잡고 시작한 키워드 방식 한글도메인 서비스에 대해 토종 도메인 업체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을 주도해온 넷피아닷컴은 리얼네임스의 서비스 개시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리얼네임스는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업의 목표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넷피아닷컴 www.netpia.com 은 지난 12월11일 예약등록 업무를 시작한 MS와 리얼네임스 www.realnames.com 를 겨냥해 “이는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라며 “법적 소송도 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넷피아닷컴은 “MS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라며 “MS의 자회사나 다름없는 리얼네임스가 익스플로러를 통해 한글도메인 서비스에 나선 것은 부당하게 시장을 독차지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넷피아닷컴은 “웹브라우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익스플로러에서 직접 키워드 방식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하면 다른 서비스 업체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이판정 대표는 “이렇게 되면 MS에 한글이름을 신고해야만 인터넷 주소를 가질 수 있다”며 “이는 단순히 시장을 뺏기는 것을 떠나 도메인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또 “리얼네임스에 등록하지 않은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MSN 검색사이트로 강제로 이동시키는 것도 MSN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연간 11만원의 등록비가 외국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어 국부 유출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넷피아닷컴 “도메인 주권 뺏기는 심각한 문제” 넷피아닷컴의 위기의식은 역설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위력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지배력을 배경으로 한글도메인 시장에 나선 이상 넷피아닷컴이 96년부터 다져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형편이기 때문이다.
초기 웹브라우저 시장을 호령하던 넷스케이프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에 익스플로러를 끼워팔기 시작하면서 시름시름 힘을 잃었다는 사례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리얼네임스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넷피아닷컴을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넷피아닷컴이 특정 ISP 업체 이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이혜영 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리얼네임스의 지분은 20%밖에 안된다”며 “자회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리얼네임스의 서비스가 우월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결국 리얼네임스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한다.
토종업체와 외국업체의 대결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누가 더 이용자의 편리성을 도모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리얼네임스는 MSN 검색사이트로 강제로 이동하게 한 것도 “익스플로러 이용자에게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국부 유출 주장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리얼네임스의 도메인 등록을 대행하고 있는 한글인터넷센터 www.hinc.co.kr 김병조 이사는 “연간 도메인 등록비용 11만원 중 30% 내외만 리얼네임스가 갖고갈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이 정도 비율이면 국부 유출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리얼네임스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넷피아닷컴과 함께 국내 시장을 양분해온 한글인터넷센터는 이미 리얼네임스의 등록대행기관으로 변신한 상태다.
공룡의 식욕을 막기엔 넷피아닷컴 혼자서는 벅차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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