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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가로수닷컴의 물류 비법
[e비지니스] 가로수닷컴의 물류 비법
  • 한정희
  • 승인 2001.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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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배송시스템과 무선망 신용카드 결제승인 시스템 연결이 차별화 전략
전자상거래가 각광을 받으면서 단연 주가가 오른 업종은 오프라인에 물류망을 갖고 있는 업종들이다.
특히 오프라인에 ‘점조직’을 갖고 있으면서 지역마다 배송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주들은 지금도 여전히 전자상거래 업체들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곳곳에 있는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지하철역, 주유소, 심지어 공중전화망까지도 그 대상이다.
그중 일부는 이미 전자상거래 배송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물류망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생활정보지들이다.
서울 어느 지역에 가도 생활정보지는 골목골목까지 무인가판대를 통해 배포된다.
생활정보지는 그 촘촘한 물류망 때문에 초기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대부분의 생활정보지 업체들은 자사의 물류망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앞서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손꼽히는 곳이 가로수닷컴이다.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가로수닷컴보다 벼룩시장의 점유율이 5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분야에선 가로수닷컴의 행보가 훨씬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묘수가 무엇일까. 생활정보지의 효시는 89년 대전에서 처음 생긴 교차로였다.
그뒤 90년 부천에서 벼룩시장이 만들어졌고, 가로수는 91년 서울에서 창간됐다.
가로수는 서울지역 최초의 생활정보지였지만 생활정보지로서는 후발주자였다.
게다가 91년은 그동안 지역에 뿌리내렸던 지방의 생활정보지들이 서울에 한꺼번에 입성한 때이기도 했다.
광장이니 알림방이니 번영로니 하는 신문들도 그 당시 서울에 진출했다.
94년과 95년 종이파동이 일어났다.
이때 사랑방이나 번영로 등은 서울에서 문을 닫고 철수했다.
그리고 구제금융(IMF)의 한파를 한차례 더 거친 뒤 지금의 벼룩시장, 가로수, 교차로의 빅3 체제가 형성됐다.
후발주자인 가로수는 지역 연고도 없고 자본력도 없었으며 경험도 부족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빅3 대열에 들어섰다.
가로수닷컴 이경호 이사는 이러한 성장의 원인으로 다른 정보지와의 차별화 전략을 꼽는다.
배포를 두번에 나눠 하고, 줄광고와 박스광고의 중간 형태 광고를 기획한 것이다.
96년에는 윤전기를 사들여 안정적인 제작구조를 갖췄다.
이동전화로 언제 어디서나 VAN에 접속 가로수닷컴의 차별화 전략은 온라인으로 이어졌다.
가로수닷컴은 98년부터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98년 초부터 온라인 사이트를 준비하고, 99년에는 PC통신과 제휴해 콘텐츠 사업자로서 오프라인 자료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사이트를 정식으로 열었다.
이때 도입한 것이 이른바 ‘1시간 배송시스템’이다.
서울만 해도 지리에 밝은 라이더(배송하는 사람)들이 450명이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 이사는 라이더들이 하루 두세번 배포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하면 1시간 배송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원활한 주문 전달이 필수적이다.
라이더들은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고 할당된 지역을 맡아 물건을 배송한다.
가로수닷컴은 이 시스템을 원활히 하기 위해 부가서비스(VAN)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는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신용카드 승인 결제시스템으로, 지난 1월 특허를 출원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가로수닷컴 VAN시스템에 접속한 다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입력하면 결제승인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송 담당자는 “카드결제는 항상 선불결제가 문제였는데, 이 시스템으로 후불결제가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가로수닷컴은 지난해 220억원 매출에 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물론 수입의 주된 출처는 아직 오프라인 광고다.
하지만 안정적 오프라인 수익원이 있다는 것과 소폭이지만 전자상거래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기대를 주고 있다.
가로수닷컴은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면서 VAN 사업진출은 물론 앞으로 택배업과, 방송채널사용사업(PP)에도 진출한다.
최근 TV홈쇼핑 사업자 신청에 한쇼핑TV라는 컨소시엄에 대주주로 참가하기도 했다.
가로수닷컴이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우려에 대해 대우증권 최기림 애널리스트는 “사실 신사업을 펼치는 데 문제가 되는 것은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로수닷컴의 경우 그동안 해온 신사업들을 보면 돈이 많이 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가로수닷컴이 이미 갖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거나 보강하는 수준에서 벌일 수 있는 사업들이기 때문에 위험이 크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의범 사장도 홈쇼핑이나 택배 사업이 기존 오프라인 물류망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확신한다.
“홈쇼핑 업체가 잘되는 이유는 콘텐츠 자체가 광고인 셈이기 때문이죠. 이것이 물류망과 결합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시스템을 이용한 사업확장은 자연스러운 것이죠. 이것은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합니다.
” 가로수닷컴의 구체적 행보는 홈쇼핑 사업자 선정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배송·사후결제가 가장 큰 장점
가로수닷컴 이의범 사장
이의범 사장은 앞으로 맞춤형 배송과 빠른 배송으로 가로수닷컴을 경쟁사와 차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물류망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이의범 사장의 물류전략을 들어본다.
경쟁사에 비해 가로수닷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맞춤형 배송이다.
그동안 유통시장은 공급자 위주로 돼왔다.
이를 소비자 위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가로수는 지역적으로 물류기지와 배송시스템을 갖추고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해나간다.
물류기지마다 배송라이더가 20여명씩 배치돼 있다.
라이더들에겐 휴대전화를 통해 주문이 들어간다.
물건을 보고 난 후 사후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은 가로수닷컴만의 장점이다.
물류망 시장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배송비용이 왜곡되고 있다.
대기업에서 배송비를 무료로 하는 것은 그것을 원가에 다 포함하기 때문이다.
배송료가 구분되어야 원가 개념이 명확해진다.
그래야만 물류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새 상품을 개발하는 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성공하면 좋을 것이다.
실패했어도 위험이 그다지 크지 않다면 기업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고 본다.
새 사업은 기본적인 사업에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이다.
게임이나 바둑 등 부가서비스를 한 것도 개발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VAN 사업도 특별히 비용이 들지 않는데다 물류망 사업과 관련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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