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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김이숙 이코포레이션 사장
[DOT칼럼] 김이숙 이코포레이션 사장
  • DOT21
  • 승인 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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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윤’이 아니라 ‘정신’
자금이 넘쳐나는 시대에 태어났거나 그때 성장을 구가한 벤처기업들이 IMF 구제금융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98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기업들이 99년 성장의 기회를 만났던 것처럼, 2001년 위기를 잘 극복하면 2002년 경기회복의 단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면 억지일까. 이제 위기를 몰고온 근본원인을 따져 기업의 틀과 모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그렇다면 2001년의 벤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지금 벤처기업의 과제는 잘못된 사업들이 남긴 상흔을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다.
벤처를 만들기만 하면 돈이 되고, 많이 만들수록 더 많은 돈이 될 것같이 생각한 탓에 경쟁력없는 벤처들이 너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제 자금이 끊겼고, 꿈은 깨졌다.
벤처기업은 변화한 상황에 맞게 적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벤처는 고무줄처럼 자금시장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려야 하는 것일까.벤처의 본질로 돌아가보자. 벤처기업은 현재 수익가치는 낮지만 미래가치를 실현하면 이익이 매우 크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아 단계별로 사업계획을 실현시켜간다.
누구에게나 상식이 된 벤처의 정의이고, 지난 2년 동안 모두에게 꿈과 희망, 설렘을 나눠준 키워드다.
솔직히 ‘금융 노력’에만 너무 치우쳐 벤처기업가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두배, 세배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리스크를 짊어진 벤처투자자 또한 마찬가지다.
참으로 선명하고 단순한 이 논리가 많은 젊은이와 기업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제는 후회없는 도전이었다는 통쾌함도 사라졌다.
왜 젊음을 불사른 후련함이 없는 걸까. 전망에 대한 잘못된 예측과 사업 본질을 무시한 과오가 흉터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란 무엇인가.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사명과 비전, 목표는 무엇인가. 기업은 사명과 비전이 있고, 창업자의 철학과 사상이 있다.
그것이 기업의 문화가 되고 직원을 엮어내는 동력이 된다.
어떠한 어려움과 갈등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규칙이 된다.
그러나 자금과잉 시기에 태어난 벤처들은 기업정신보다는 투자기법에 밝았다.
창업을 향한 노력보다는 금융을 노린 이재가 앞섰다.
벤처기업은 돈과 쉽게 연결된다.
실리콘밸리의 꿈은 도전정신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갑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뿌린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기업의 운동력을 ‘대박이다’, ‘큰 돈이 된다’는 논리로 끌고가는 것이다.
한국형 벤처 모델을 세운다면, 이윤과 함께 기업정신을 중시하는 모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벤처기업인에게 묻습니다.
창업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회에 남길 이익은 무엇입니까? 벤처 직원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벤처를 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왜 이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믿습니까? 벤처투자자에게 묻습니다.
왜 그 기업에 투자합니까? 만약 손실을 기록한다 해도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에 후련하게 답할 수 있으려면 그 기업과 사업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금 벤처들을 둘러싼 대부분의 문제들은 벤처들이 ‘돈’의 과잉 공급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참으로 안쓰러운 시절을 겪으면서 생겨났다.
기업은 ‘정신’과 ‘이윤’이 함께 균형을 이룰 때, 건전한 정신과 건전한 몸을 갖춘 사람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2001년의 벤처 생존전략은 무엇보다 벤처정신, 기업철학을 바로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지향하는가. 그 결과 무엇을 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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