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7 16:31 (수)
[포커스] "한다" "못한다" 줄다리기 팽팽
[포커스] "한다" "못한다" 줄다리기 팽팽
  • 박종생
  • 승인 2000.08.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오창투 M&A논란...펜타클네트워크의 경영권 인수 불투명
중견 창투사인 지오창업투자가 M&A(기업 인수·합병)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번 지오창투의 M&A 논란은 지오창투의 전 공동대표가 인수주체인데다 지오창투 임직원들이 M&A에 반대하고 있어 혼란을 빚으며 전개되고 있다.


52%의 경영권, 48%의 반란
발단은 7월21일 지오창투의 전 공동대표 김호성(29)씨가 사장으로 있는 벤처인큐베이팅 업체 펜타클네트워크가 지오창투의 대주주인 열림기술로부터 지오창투의 지분 4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펜타클네트워크는 이 지분을 매입하면 기존에 김호성 사장의 지오창투 지분 3%와 합쳐 모두 52%의 지분을 확보하기 때문에 지오창투의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열림기술이 지오창투의 임원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오창투쪽의 반발이 심하자 7월31일 계약취소를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열림기술은 그 다음날 내용증명까지 발송했다.
“지분을 팔기로 계약서를 맺기는 했지만 곧 취소했으며 이를 분명히 김호성 사장에게 알렸다”며 “그런 상황에서 펜타클네트워크가 인수를 발표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펜타클네트워크는 “계약을 취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호성 사장은 “계약을 번복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우리가 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법적인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번 사건은 애초 지오창투의 대주주인 열림기술과 지오창투 경영진간의 이해관계가 다른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골도전화기와 케이블모뎀 개발업체인 열림기술은 운전자금을 여유있게 확보하기 위해 펜타클네트워크에 지분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오창투 경영진이 신생 벤처인큐베이팅 회사에 경영권 이 넘어가는 것을 곱게 볼 리 없다.
지오창투는 “경영능력과 사업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단순히 자본력만으로 우량 창투사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지오창투의 주주와 파트너 기업, 투자기업에 막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경영권 인수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오창투 경영진의 입장이 이렇게 확고하자 열림기술도 지분매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열림기술 관계자는 “우리쪽만 생각하고 지분을 매각하려고 했다”며 “지오가 설립된 지 얼마 안됐지만 크게 성장을 해 관리해야 하는 투자회사가 많은데다, 우리와 특별한 비즈니스 관계가 있어 계약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또 인수주체인 김호성 펜타클네트워크 사장이 이전에 지오창투의 공동대표였다가 해임된 ‘과거’가 있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김호성 사장은 올 5월 지오창투가 투자한 회사와 비슷한 업종의 회사를 스스로 설립했다는 이유로 주총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김호성 사장쪽은 이런 과거 때문이 아니라 창투사 설립을 계획하던 중에 열림기술쪽에서 인수제의가 들어와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 사장은 98년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 사장과 함께 이 회사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할 만큼 젊은 나이에도 사업경험이 다양한 인물이다.
그는 99년 말 지오창투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이 지금 경영하고 있는 펜타클네트워크는 종합보안회사인 사이버패트롤, 육류전문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업체인 미트프라이스, S/W유통회사인 소프트중심, 벤처교육기관인 벤처아카데미 등 10개 업체의 대주주로, 그동안 이들 투자사에 대한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에 김호성 사장의 M&A 표적이 된 지오창투는 99년 11월 설립한 후발 창투사인데도 올 상반기에만 모두 350억원 규모의 6개 투자조합을 결성할 정도로 왕성한 투자활동을 벌였다.
상반기 조합결성 규모로 보면 140여개 창투사 중 5위권에 든다.
투자회사는 모두 30여개에 이르며 여기에는 시큐어소프트, 인터넷TV네트워크, 하우리, 한국소프트중심 등 우량 벤처기업이 포함돼 있다.
그런 만큼 M&A의 타깃이 될 만한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극적 타협 가능성도 배제 못해 현재 열림기술과 펜타클네트워크간에는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열림기술쪽은 계약파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태인 반면 펜타클네트워크쪽은 계약서에 적힌 일정에 따라 9월29일까지 모든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타협점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법정소송으로 갈 경우 양쪽 모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극적으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