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19 (목)
[페이스] 조장은 <한국 인터넷 노하우 훔쳐라> 저자
[페이스] 조장은 <한국 인터넷 노하우 훔쳐라> 저자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1.08.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비즈 노하우 일본에 전수”

국내 IT산업 소개서 펴내 큰 반향… 한일간 정보 교량 역할에도 열성
요즘 일본 언론은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아주 흥미로운 뉴스거리로 삼고있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일본을 쫓아가는 처지였던 한국이 유독 IT 분야에서는 일본을 앞서가는 경우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에서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제법 진지하게 ‘한국의 IT를 배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관심과는 다르게, 그동안 일본에 한국의 IT산업을 소개한 책자는 거의 없었어요. 한국의 IT산업에 대해서 알고 싶어도 마땅한 정보가 없어요.” 조장은씨가 최근 일본에서 ‘한국 인터넷의 노하우를 훔쳐라’라는 책을 펴낸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의 책은 단순히 현황을 알려주는 백서같은 형태가 아니라 우리나라 인터넷 비즈니스의 다양한 모습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우리나라 IT산업의 명암을 다뤘을 뿐 아니라 아이러브스쿨, 엔씨소프트, 옥션, 예스24, 안철수연구소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 20곳을 직접 취재해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안티사이트나 커뮤니티 문화, 불법소프트웨어 단속문제 등 다양한 인터넷 문화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 책은 발간된 지 7일 만에 일본 아마존 판매순위 14위에 오르면서 <아사히신문>, <동양경제일보>, <문예춘추> 등 일본 주요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초판은 이미 다 팔려나갔고, 재판이 곧 나온다.
이 책을 기획한 일본 아스키출판사는 아예 후속편까지 기획하고 있다.


이 책이 일본인들의 관심을 끈 것은 최근 들어 한국의 IT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가 일본을 잘 알고 있으며 일본어로 직접 책을 썼기 때문이다.
조장은씨는 한국인이지만 3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초중고등학교를 일본에서 다닌 ‘준일본인’이다.
때문에 일본 사회를 비교적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의 시각에서만 보고 있지는 않다.
대학 때부터는 한국이 주요한 생활무대였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비즈니스 방식과 문화의 차이를 느끼게 됐어요.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제대로 이해해야 서로 올바르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녔던 조장은씨는 대학교 3학년 때 인터넷을 처음 접했다.
인터넷 입문에는 늦깎이였지만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고 글을 쓰고 하는 것이 좋았다.
졸업한 후 1996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그가 삼성물산에서 주로 했던 일은 일본과 관련된 IT 정보를 찾아 번역해서 제공하는 일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번역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일본 사회를 잘 알다보니까 사회문화적인 배경에 대한 주석을 달아줄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정보는 곧 전문가의 눈에 띄어 천리안의 경제정보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제대로 된 일본 경제정보를 만들어보자고 제의를 해온 것이다.
조씨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천리안에 최신 일본 경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당시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기 위해 일본 경제기획청에 문서를 보내 허락을 받아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잘 알고 있는 조장은씨는 두 나라 사이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인터넷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인들 중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자격조건은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인터넷 종사자이면서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면 ‘오케이’였다.
처음엔 4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회원이 70명으로 불어났다.
“처음엔 20~30대 사람들 위주였는데, 지금은 20대부터 50대 임원급까지 회원층이 다양해졌어요.” 회원 수도 늘어나고 그 가운데는 비즈니스 경력이 꽤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전히 조장은씨는 이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8월 말 아스키출판사가 주최하는 기자간담회에 한국의 인터넷 베스트기업 20개 업체 관계자들을 ‘이끌고’ 갈 예정이다.
일본에 정식으로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때쯤 조장은씨가 회장으로 있는 일본 인터넷비즈니스 커뮤니티 www.kjibc.org도 공식 오픈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