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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OL이 시끄럽다
[미국] AOL이 시끄럽다
  • 이철민
  • 승인 2000.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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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본격적 반기....연방통신위원회에 영향 끼칠라 노심초사 피시통신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선두주자들을 하나둘씩 인수합병하면서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오른 아메리카온라인(AOL)은 경영학 교과서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인터넷의 확산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인터넷 전문 업체조차 부러워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했다.
AOL의 신화는 타임워너라는 미디어 업계의 거물을 인수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빅딜 이후, AOL의 움직임은 업계는 물론 평범한 이들에게까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 AOL에 최근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한가지씩 동시에 찾아들었다.
먼저 나쁜 소식은 대표적인 방송사인 NBC가 AOL-타임워너에 본격적인 반기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발표 이후 끈질기게 독점의 폐해를 제기해온 디즈니로서는 엄청난 원군을 만난 셈이다.
NBC는 지난 7월 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AOL-타임워너를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가 인터넷과 케이블망을 통한 콘텐츠 배급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는 거였다.
물론 여기까지는 디즈니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NBC의 이런 움직임은 NBC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GE(General Electronics)가 그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NBC의 느닷없는 반격에 AOL은 아주 당황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수없이 새로 탄생하는 합병회사가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음에도, 사태가 수습되기는커녕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연방통신위원회의 승인이 필수적인데, NBC의 이번 공문은 연방통신위원회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거대 미디어 그룹들의 이런 행동이 한창 진행중인 청문회에서 자칫 소비자 대표들에게 그릇된 시각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AOL 안에서 새나온다고 한다.
이번 합병이 AOL에 득이 될 것인가 하는 좀더 근본적인 질문도 여전하다.
그러나 합병과 관련한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AOL을 기분좋게 하는 호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본의 이동전화 업체인 NTT도코모와 AOL이 공동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다.
NTT도코모는 우리의 한국통신에 해당하는 NTT의 자회사로, ‘아이모드’(i-mode)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무선인터넷 서비스 가입자가 무려 1천만에 가깝다고 한다.
아이모드를 통해 1만여 CP(Contents Provider)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는 물론 문자메시지, 채팅, 게시판 등을 제공해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세계 관련 업계로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 AOL과 NTT도코모가 맺은 계약은 AOL의 콘텐츠를 아이모드를 통해 이동전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또한 두 회사는 일본에서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를 전세계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두 회사간의 관계를 좀더 건실하게 만들기 위해 NTT도코모가 AOL의 일본 자회사인 AOL재팬에 지분참여를 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이 AOL에게 중요한 이유는 세계에게 가장 성공적인 무선인터넷 사업자와 협력해 1천만의 일본인들에게 AOL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AOL재팬이 유선인터넷 서비스에서 실패한 것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AOL은 NTT도코모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무주공산인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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