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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변화의 충격 BLUR(스탠 데이비드)
[지식창고] 변화의 충격 BLUR(스탠 데이비드)
  • 조성일(북꾸)
  • 승인 2000.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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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요즘 경제와 관련해 가장 큰 쟁점을 꼽으라면 ‘신경제’에 관한 논의가 아닌가 싶다.
우리도 과연 미국처럼 신경제에 진입했느냐 여부가 논쟁의 핵심이다.


‘고성장 저물가’로 요약되는 신경제란 ‘높은 성장률은 물가상승을 가져오고, 고물가는 소비저하를 초래해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기존 경제학(구경제)에 대비되는 용어다.
이 용어는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가 처음 쓴 이래 클린턴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할 만큼 보편적 용어로 자리잡았다.


고성장 저물가 경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희망사항이다.
명목임금은 오르지 않더라도 물가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높은 경제성장률로 고용이 확대돼 실업률이 줄어든다.
한마디로 모든 국민들이 살 만해지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신경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경제란 개념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경제혁명 그 자체를 모두 포괄한다고 할 때 그 실체는 무엇인가. 더 나아가 우리의 경제생활, 문화의 삶 전체를 바꾸고 있는 그 흐름은 무엇인가. <변화의 충격>(스탠 데이비드·크리스토퍼 메이어 지음, 씨앗을뿌리는사람들 펴냄)은 바로 이같은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고 있다.
<퓨처 퍼펙트>로 ‘80년대의 명저’상을 수상한 언스트앤영 경영혁신연구소 특별연구원 스탠 데이비스, 그리고 언스트앤영 경영혁신연구소장이자 벤처기업 바이오스GP의 최고경영자인 크리스토퍼 메이어가 지은이다.
이 책의 원제인 ‘블러’(BLUR)의 사전적 의미는 사진이나 그림 등에서 피사체의 경계가 흐릿하게 번져 보이는 것을 일컫는다.
스포츠사진을 예로 들면, 운동선수의 아주 빠른 동작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 몸의 일부가 배경과 뒤섞여 흐릿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블러’이다.
이 책이 말하려는 메시지도 바로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기존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블러’ 같은 신경제의 양상이다.
<변화의 충격>은 블러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한다.
속도(speed), 연결성(connectivity), 무형적 가치(intangibles)가 그것이다.
이것은 물리적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차원, 즉 시간, 공간, 질량에 대응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고객이 충성심을 파는 시대 속도는 모든 상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서 고객과 판매자간의 시공간적 경계가 소멸되는 현상이다.
24시간 주문과 배달이 가능하고, 전자금융망을 통해 1초에 수십억원의 송금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어제 나온 제품이 오늘 업그레이드된다.
이는 단순한 거래시스템의 변화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존재 양태까지 가변적이고 무형적인 플랫폼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연결성은 고객과 기업, 제품이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경계를 해체시키는 양상을 말한다.
온라인의 발달은 고객과 기업의 상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해 언제 어디서든 욕구 충족이 가능하다.
제품도 한번의 공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늘 연결을 유지하며 부단히 업그레이드된다.
즉 제품과 서비스의 경계 구별이 사라진다.
이처럼 속도와 연결성이 확대되는 것은 무형적 가치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상품이나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성, 감정적 만족도까지 중요한 거래품목이 된다.
무형적 가치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오히려 소비자가 공급자에게 정보와 충성심을 판매하는 현상도 흔하게 일어난다.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도 고객이 자신의 충성심을 항공사에 돈을 받고 파는 경우로, 이와 같은 현상은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블러’인 것이다.
블러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젠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린 ‘블러’는 세가지 현상이 모두 연결돼 있다.
우리는 사업과 개인적 삶의 측면에서 블러를 고려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사고의 속도를 높여라”, “유형적인 것보다 무형적인 것을 더 빨리 확장하라” 따위의 ‘블러 경제의 50가지의 사업전략’과 “일과 생활의 경계를 지워라”, “먹고 난 후에도 소유할 수 있는 과자를 만들어라” 따위처럼 ‘10가지 개인전략’이 그것이다.
비록 경제의 근본 목적은 그대로일지라도 욕구의 내용과 충족의 방식, 자원의 의미가 모두 엄청난 ‘변화의 충격’을 맞고 있는 것이다.
P21 블러의 세계에서 상품과 서비스는 통합되고 있다.
이젠 구매자가 팔고 판매자가 구입한다.
가정은 사무실이 된다.
구조와 과정, 소유와 사용, 지식과 배움, 현실과 가상의 명확한 구분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자본의 세계에서도 자본 그 자체는 자산인 동시에 채무가 된다.
P150 크고 작음을 동시에 지향하라. 블러화된 기업은 커지는 동시에 작아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큰 기업은 적응력이 없다.
그들은 느리고 관료적이고 변화에 무능력하다.
반면에 작은 기업들은 신속하고 민첩하고 빠르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망을 형성해 사업의 가치를 창출하기까지 모든 시간을 소모해버릴 수가 있다.
P252 소유하지 말고 사용하라. 소유하고 있다면 소모하라. 당신의 기업이 무형적일수록 블러의 경제학에 따라 경영하는 것은 더 쉬워질 것이다.
물리적인 것들, 즉 공장, 사무실, 그것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장비, 임금 대장 등에 집착하면 할수록 당신은 과거의 법칙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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