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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동전화·PDA ‘즐거운 합방 ’
2. 이동전화·PDA ‘즐거운 합방 ’
  • 유춘희
  • 승인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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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노키아·MS 등 통합 제품 출시 앞둬…디자인에서 승부 갈릴 듯
지난해 가을 컴덱스 전시회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이었다.
그 주류를 가장 잘 대변한 ‘물건’ 하나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모바일데이터프로세싱의 ‘DAT500’이란 제품이다.
임베디드 리눅스 운영체제에 펜 기반의 핸드헬드 컴퓨터(HPC)인 이 제품은 꽤 복잡하다.
프린터에 바코드 스캐너, 마그네틱카드 리더, 스마트카드 리더, 라이터가 달렸다.
PCMCIA 슬롯과 IrDA(적외선 무선통신)까지 지원한다.
모든 걸 하나로 묶은 ‘올인원’ 장비인 셈이다.
관람객은 마치 “변신·합체 로봇을 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지금까지 모바일 장비들은 단순했다.
휴대전화는 걸고 받을 수만 있으면 됐고, PDA는 주소록과 일정관리, 계산기 기능만 강조됐다.
그러나 이제 모바일 장비는 컴퓨터만큼 기능이 복합적으로 구현된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이동전화가 이런 묶음의 기둥이다.
삼성전자 애니콜만 해도 MP3 기능에 디지털 기반의 카메라와 녹음기, 시계를 장착했다.
심지어 액정화면 TV를 달기도 한다.
컴퓨터만큼 기능 다양해진 모바일 장비 요즘 모바일의 화두는 ‘이동전화와 PDA의 통합’이다.
사실 둘의 통합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노키아나 퀄컴, 에릭슨, 모토로라, 삼성전자, LG전자가 이미 수차례 시도했고 제품도 선보였다.
좁은 화면의 이동전화로는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관리하기 불편하다는 사용자의 불만을 적극 수용했지만 안타깝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덩치가 너무 크고,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둘 다 주인노릇을 하는 통에 전화와 정보단말기 어느 쪽도 색깔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인 ‘퓨전’ 작업이 시작됐다.
전화이면서 PDA 같고 PDA 같으면서 전화 같은 제품이 속속 등장할 태세다.
모토로라는 팜컴퓨팅과 함께 팜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고, 핸드스프링은 PDA용 GSM 모듈을 개발해 자사의 바이저와 모토로라 휴대전화에 붙일 생각이다.
노키아는 큰 표시창과 키패드를 가진 다기능 이동전화를 개발했고, 심비안은 EPOC 기반의 이동전화 통합 PDA를 다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켓PC 운영체제 기반의 ‘스팅거’라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윈도우CE 인터페이스를 전화로 그대로 옮겨 메시징과 브라우징, 문서작성과 계산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이동전화 형태와 비슷한 크기로 여유 있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아 2001년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애니콜 PDA’는 PDA에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적외선통신을 통해 무선 네트워크와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 표준이 없고 적외선은 통달거리에 제한이 있어 유용성이 낮다.
30만원대의 무선모뎀을 달아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두 단말기를 합하면 주소록에서 곧바로 전화번호를 돌릴 수 있고 컨퍼런스 통화, 단문 메시징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다.
무선인터넷을 위한 WAP 프로토콜과 HTML 기반의 웹 브라우징도 가능하다.
핸즈프리 이어폰과 마이크는 기본이어서 사용자는 통화하면서 기록도 할 수 있다.
세스컴 장용대 부장은 이런 통합 움직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PDA의 전화번호부를 눌러 곧바로 통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둘은 기능이 밀접히 연결돼 있어 따로 떨어져 있을 이유가 없다.
사람들 편하라고 나온 장비인데 양손에 하나씩 장비를 들고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문제는 디자인이다.
초기 제품들이 실패한 이유도 휴대하기엔 불편한 크기 때문이었다.
PDA는 아무리 작아도 이동전화보다 크다.
가전제품 전문 디자인 업체인 퓨전디자인 노순창 사장도 이를 인정한다.
“디자인으로는 가능한 것들이 설계와 생산에서 불가능하다면 퓨전 제품으로서 의미가 없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부터 파악하고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경박단소를 추구할 순 없다.
” PDA 타입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선택은 사용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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