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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신드롬 따라 ‘오르락 내리락’
[e비지니스] 신드롬 따라 ‘오르락 내리락’
  • 임채훈
  • 승인 2000.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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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시기·테마별로 인기 변화…방문자수 변화가 경기지수 반영
지난 2000년 한해 주목받은 곳 중 하나가 인터넷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업체였다.
애써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들의 이름은 많은 네티즌들의 귀에 자연스럽게 들려왔다.
알렉사·100핫·미디어매트릭스 등이 그런 곳이다.
인터넷기업들이 이들의 발표 순위를 인용하면서 사이트 홍보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조사방법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순위 집계 사이트들은 우리 곁으로 조금씩 다가왔다.
순위의 신뢰성 여부가 속시원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순위 사이트들이 네티즌들의 동향을 분석하는 잣대 구실을 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순위 사이트들은 최근 조사방법을 과학화하면서 컨설팅 영역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이들이 2000년 한해 동안 집계분석한 인터넷 사이트의 순위를 통해 국내 닷컴기업들의 희로애락을 엿보자.
아이러브스쿨 최대 히트 사이트 이미 확고부동한 선두업체로 자리를 잡은 사이트는 느긋하다.
네티즌들의 발길은 늘 상위권 몇개 사이트를 스친다.
선점 효과가 빛을 발한 셈이다.
순위 사이트들이 집계한 결과를 봐도 인기 상위 사이트들의 면모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코리안클릭 www.koreanclick.com 에 따르면,지난 한해 순방문자 수(7월 이후)를 기준으로 야후·다음·라이코스·네띠앙·네이버가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넷밸류코리아 www.netvalue.com 가 10월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결과는 비슷하다.
다음·야후·라이코스·네이버·슈퍼보드닷컴이 1위부터 5위에 올랐다.
인터넷매트릭스 www.internetmetrix.com 가 4월부터 11월까지 조사한 그래프 분포를 살펴봐도 상위권 명단은 변함이 없다.
코리안클릭 유도현 팀장은 상위 업체들의 시장 과점 현상이 200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이런 전망의 근거를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특성에서 찾는다.
코리안클릭이 그동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야후·다음·라이코스 등 상위 3개 사이트의 월평균 도달률은 75%에 이른다.
중복 방문자를 제외하면 도달률은 92%로 올라간다.
네티즌 10명 가운데 9명은 인터넷을 이용할 때마다 야후, 다음, 라이코스 세곳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방문하는 셈이다.
유 팀장은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사이트 집중”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이트 인기도가 시기별로, 또 테마별로 부침을 보인 것도 특징적 현상이었다.
상반기에는 팍스넷, 씽크풀을 비롯한 증권 관련 사이트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바나나TV, 엔터채널 등의 성인방송이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부상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성 포털이 여성 네티즌의 방문을 이끌었고, 중반기를 지나면서는 아이러브스쿨·다모임 등의 사이트들이 동창회 신드롬을 일으키며 주목을 끌었다.
2000년 상반기는 증권 사이트의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팍스넷은 확실한 선점업체의 위상을 보여줬다.
한때 회사에서 틈틈이 증권 사이트를 열어두는 이들은 거의 팍스넷 이용자들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팍스넷은 2000년 한해 동안 증권·금융 분야에서 2위 업체와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며 꾸준히 1위를 지켰다.
삼성증권, 대신증권을 비롯한 기존 증권사와 격차도 매우 컸다.
여성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 포털이 급부상한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초고속인터넷망이 보급되면서 주부들의 인터넷 접속이 많아지고 여기에 ‘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시장을 넓힌 마이클럽닷컴이 여성 네티즌의 증가에 기여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9년 상반기 39% 정도였던 여성 인터넷 사용자 비율이 2000년 말에는 44%로 늘었다.
넷밸류 조사에서도 45%로 나타났다.
프랑스나 영국보다는 높지만 홍콩보다는 아직 낮아 이 수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여성 포털 사이트는 마이클럽닷컴 이후에 여자와닷컴, 팟찌닷컴 등이 계속 등장하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2000년 인터넷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이트가 아이러브스쿨이다.
아이러브스쿨은 거의 모든 순위 사이트에서 지난 한해 최고의 히트 사이트로 꼽았다.
사회적으로 동창회 신드롬을 몰고올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아이러브스쿨은 하지만 최근 순방문자 수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느린 속도와 정보유출 위험에 대한 네티즌들의 요구에 호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리안클릭 유도현 팀장은 “이제 네티즌들은 처음 만남은 아이러브스쿨에서 하고 모임은 프리챌이나 다음카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오프라인 영향 많이 받아 경품행사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는 아직도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순수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순위 사이트들의 자료를 보면 사이트 방문율이 경품행사 따위에 따라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인 곳은 금융 분야의 애디스톡이다.
지난해 8월 외국 자동차인 볼보를 비롯한 100억원대의 경품을 내걸고 서비스를 시작한 이 업체는 한때 팍스넷을 위협할 정도의 주간 순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애디스톡은 8월 한달 동안 49만명의 순방문자 수를 기록했지만 경품행사가 시들해진 11월에는 7만8천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짝 인기에 머물고 만 사이트로는 지난 7월 연예인들이 주주로 참여해 개설한 영화전문 사이트 아이씨비엔넷을 빼놓을 수 없다.
스타들을 동원한 화려한 개국행사로 사이트 개설 당시 월 127만명이나 되는 순방문자 수를 기록했지만 11월에는 3만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시사문제도 네티즌들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할 때는 언론사 사이트가 인기를 끌었고, 백지영 비디오 등이 유행하면서는 관련 사이트와 게시판 서비스 사이트의 접속빈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벤트와 광고, 언론 노출 정도에 따라 짧은 기간에 많은 회원을 모을 수는 있지만 그 회원을 계속 유인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순위 사이트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만이 꾸준한 인기를 얻는다”는 분석이다.
랭킹 분석하면 전략 수립에 도움 순위 사이트들의 조사방법이 과학화·전문화되면서 네티즌들의 접속패턴이 경기와 시장의 성숙 여부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름으로의 소득이었다.
먼저 주가변화 부분을 살펴보자. 인터넷매트릭스의 팍스넷 순방문자 수 조사에서는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가 없으나 랭크서브 www.rankserve.co.kr 의 페이지뷰 변화 추이에서는 흥미로운 점이 나타난다.
코스닥지수의 변화와 팍스넷 페이지뷰 추이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9월의 반등 시기 변화양상마저 비슷하게 나타날 정도다.
구인구직 사이트들은 정반대로 방문자가 더 늘고 있다.
인터넷매트릭스 이현창 팀장은 “증권 사이트들은 비례로, 구인·구직 사이트들은 반비례로 경기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서비스라 해도 산업 혹은 서비스에 따라 시장의 성숙도가 다르다.
이러한 성숙도에 따라 네티즌들의 방문 형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미 부동의 상위 사이트가 등장했다면 그 분야는 성숙한 서비스 시장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시작과 더불어 자리를 잡은 채팅 사이트의 경우 이미 1위 업체인 세이클럽과 2위 업체인 하늘사랑은 상당 기간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터넷뱅킹 사이트의 경우 절대강자없이 사이트간 접전이 치열하다.
대신 방문자 증가율은 다른 곳에 비해 높다.
인터넷뱅킹은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얘기다.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인터넷매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옥션은 순방문자 수 기준으로 지난 한해 동안 경매 분야에서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인터파크, 삼성몰을 비롯한 다른 쇼핑몰 사이트보다 월 평균 순방문자 수가 100만명 이상 앞서왔다.
옥션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인터넷 경매시장을 넓혀온 것도 있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선진국 수준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기 때문”이라고 인터넷매트릭스 이현창 팀장은 분석한다.
넷밸류 김혜란 차장은 “인터넷 순위 사이트들이 제시하는 이런 분석을 잘 활용하면 사이트 전략수립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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