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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개방형 교환기술
[테크놀로지] 개방형 교환기술
  • 전경표 ETRI 연구부장
  • 승인 2001.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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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시스템 모듈화 새바람 멀티서비스 지원하는 통합 통신망 핵심기술… 인터페이스 표준화에 박차
인터넷 서비스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공중통신망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음성 트래픽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음성에 초점을 두고 구성된 기존 통신망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통신망 사업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그 하나로, 각기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 통신 네트워크들을 <그림>과 같이 패킷(IP 또는 ATM) 기반의 멀티서비스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은 통신망의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망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차세대 네트워크는 세가지 요구사항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는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기반의 멀티서비스를 공중망에서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새로운 전송·서비스제어 기술을 통신망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기존의 여러 서비스 네트워크들과 서로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
‘개방형 교환기술’은 바로 이같은 세가지 요구사항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의 구축에 필요한 교환시스템으로 제시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환시스템은 네트워크에서 지원하는 서비스에 따라 PSTN(공중전화망) 교환기, ATM(비동기전송모드) 교환기, IP(인터넷 프로토콜) 라우터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서비스와 호 제어(call control)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와, 교환·전송 기능을 담당하는 하드웨어가 각 통신장비 생산업체 고유의 방법으로 결합된 단일 시스템 형태로 공급돼왔다.
이런 구조의 교환시스템은 망 사업자를 교환기 제조업체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개방형 교환시스템이란 시스템의 각 기능이 독립적인 컴포넌트로 분리되고, 이들 컴포넌트 사이에 표준 인터페이스가 정의됨으로써 교환 시스템의 구조가 개방(open)된 형태의 시스템을 말한다.
장비 제조업체들은 개방형 인터페이스의 정의에 따라 각자의 기술력으로 모듈형 장비를 개발하고, 망 사업자는 이런 모듈 장비들 가운데 최상의 것들을 구입해 필요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추가적인 성능과 기능이 필요한 경우에도 해당 컴포넌트만 대체하면 되기 때문에, 통신망 사업자들은 장비 제조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패킷망으로 음성 지원, VoIP 서비스에 집중 IBM이 PC 인터페이스 규격을 표준화하고 개방함으로써 컴퓨터 산업이 발달했듯이, 컴포넌트 기반의 교환시스템 구조는 통신망 사업자나 장비 제조업체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통신산업 발달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포넌트 기반 개방형 교환시스템의 개발에는 표준화가 관건이다.
이 시스템은 음성과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의 기능과, 이런 기능들끼리의 인터페이스를 표준화의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현재 브리티시텔레콤(BT)과 MCI가 주도하는 ‘멀티서비스 스위칭 포럼’(MSF),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네트웍스가 주도하는 ‘인터내셔널 소프트스위치 컨소시엄’(ISC) 등 두곳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MSF는 ATM 망과 IP 망에서 멀티서비스를 지원하는 개방형 교환시스템 구조의 표준화, ISC는 최근 시장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음성·데이터 통합(VoIP) 서비스를 위한 개방형 교환시스템 구조의 표준화를 각각 진행중이다.
이들 시스템에 적용되는 프로토콜은 ITU-T(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Union-T), ATM-F,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등에서 표준화가 따로 이루어지고 있다.
개방형 교환시스템 개발의 핵심은 패킷망을 통해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는 VoP(Voice over Packet) 시스템의 개발이며, 여기에 개발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두개의 컴포넌트, 즉 서비스 제어기능을 담당하는 ‘미디어 게이트웨이 제어기’(Media Gateway Controller 또는 Softswitch)와, 스위칭·전송 기능을 담당하는 ‘미디어 게이트웨이’(Media Gateway)로 분리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멀티서비스를 지원하는 패킷 기반 통신망에 기존 공중전화망을 연결하거나 전화 가입자, 새로운 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그리고 사설교환기를 패킷망으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통신망 사업자가 기존 시설을 유지하면서 패킷 통신망 인프라를 활용해 경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VoP 서비스를 위한 미디어 게이트웨이와 미디어 게이트웨이 제어기는 LG전자, 삼성전자,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 에릭슨 등 많은 장비업체들이 상품화해 통신망 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인 양키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소프트스위치 시장 규모는 2002년에 12억6300만달러, 2003년에는 24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VoP 서비스 가입자는 2003년까지 3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통신망 사업자가 여러 장비 제조업체들로부터 소프트스위치와 미디어 게이트웨이를 구입해 VoP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스위치와 미디어 게이트웨이간, 그리고 소프트스위치 서로간의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 그 표준에 따른 장비간 연결성을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
프로토콜에 대한 상호운용성 시험도 MSF와 ISC 등 두 국제 표준화단체가 진행하고 있다.
표준화한 컴포넌트 개발, 대형 업체와 경쟁 현재는 소프트스위치 개발이 장비업체와 망 사업자에게 최대의 관심사다.
소프트스위치는 음성교환기 대신 미디어 게이트웨이를 제어하고 V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차세대 네트워크의 백본을 구성하게 될 ATM 교환기와 IP 라우터의 개방형 구조도 MSF가 정의하고 있다.
기본 컨셉은 기존의 교환시스템 구조를 2개의 컴포넌트, 즉 전송 스위치(또는 포워딩 엔진)와 서비스 제어를 담당하는 제어기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모듈화한 시스템 구조를 정의하고 모듈간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함으로써,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전송·서비스제어 기술을 각기 독립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MSF는 ATM 교환기와 제어기 사이의 인터페이스로 국제인터넷기술협의체(IETF)가 이미 제시한 ‘제너럴 스위치 매니지먼트 프로토콜’(GSMP)을 표준으로 제안하고 있으며, IP 라우터의 포워딩 엔진과 제어기 사이에는 GSMP 외에 IETF가 정의한 ‘코먼 오픈 폴리시 서비스’(COPS) 프로토콜을 표준으로 채택할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장비 제조업체에서 MSF 시스템 구조에 따라 차세대 네트워크 백본을 구성하는 ATM 교환기와 IP 라우터의 개발을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런 구조의 제품이 통신망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하지만 영상과 데이터를 포함하는 멀티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가해가면서 멀티서비스의 신속한 도입을 이끌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국내에서는 개방형 교환시스템의 표준화 작업이 2000년 4월에 조직된 ‘차세대 개방형 네트워크 포럼’(NONF)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산업체들이 협력해 VoIP와 VoATM 서비스를 위한 미디어 게이트웨이와 소프트스위치, 개방형 구조의 ATM 교환기, 그리고 개방형 구조의 IP 라우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개방형 교환기술이 보편화하면, 특성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가 표준규격에 맞춘 컴포넌트를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게 가능해지므로 거대 통신장비 업체들과 경쟁할 수도 있다.
통신사업자의 경쟁력 강화와 통신장비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 사용자 중심 서비스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개방형 교환기술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통신망 사업자, 통신장비 제조업체, 통신 서비스 사업자, 통신 서비스 개발자들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방형 교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용 어 설 명
△ 소프트스위치 : 하드웨어 게이트웨이를 제어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어떤 종류의 광대역 네트워크에서도 동작하며, 통신 사업자나 다른 서비스 사업자들이 IP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게 한다.
△ ATM : 비동기 전송모드. 데이터, 음성, 영상 데이터를 패킷에 실어 전송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디지털 데이터를 53바이트의 셀 또는 패킷으로 나누어, 디지털 신호기술을 사용한 미디어를 통해 전송하는 교환기술이다.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로 구현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처리속도를 높이는 게 가능하다.
현재 ATM의 전송속도는 155Mbps 또는 622Mbps 정도이지만, 곧 10Gbps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 IP 라우터 : 이더넷이나 토큰링 같은 네트워크 구성방식이나 사용하는 프로토콜에 상관 없이 랜과 랜을 서로 연결하는 인터네트워킹 장비. 사용자가 접속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를 설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 VoIP : IP를 사용해 음성정보를 전달하는 장비들을 위한 IP 전화기술을 지칭한다.
공중교환전화망인 PSTN처럼 회선에 근거한 전통적인 프로토콜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패킷 내 디지털 형태로 음성정보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내전화 요금만으로 인터넷 환경에서 시외·국제전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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