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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통신업계, '동토'의 시기 잘 견뎌
[머니] 통신업계, '동토'의 시기 잘 견뎌
  • 박규호(한겨레IT 기업평가)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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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통신업종 60개 기업 실적분석 결과…장비 ‘업종간’·서비스 ‘업체간’ 명암
인터넷이 몰고온 금맥찾기 소동에서 정말로 횡재한 쪽은 청바지업체를 비롯한 지원업종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 인터넷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인 통신업종은 인터넷 활성화를 부추기면서 꼬박꼬박 실속을 챙기고 있다.
인터넷 확산을 지원하는 산업으로서 통신업종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겨레IT 기업평가센터는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에 등록된 통신업종 기업 가운데 12월결산법인 60여곳의 2000년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통신장비 부문에서는 네트워크 장비업종과 단말기 제조업종간에 명암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업체간에 우열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네트워크장비 ‘쾌청’, 단말기 ‘우울’ 통신장비는 크게 단말기 제조부문과 네트워크 장비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올 상반기에는 이 두 부문간에 명암이 엇갈렸다.
네트워크 장비업종은 건전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단말기 제조업종은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다는 점과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되어 신규 사용자를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 올 상반기 단말기 제조부문의 어려움을 말해준다.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는 점도 단말기 수요를 제한했다.
단말기 제조부문의 매출액 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 134.17%에서 올 상반기에는 -10.89%로 급감했다.
영업이익 성장률 역시 78.81%에서 -72%로 급감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지난해 하반기 플러스에서 올 상반기 마이너스로 반전되면서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17.15%를 기록했다.
실제로 40%의 업체가 마이너스의 순이익을 남겼다.
반면에 네트워크 장비부문은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직전 반기에 비해 200% 가까이 성장했고, 경상이익 역시 1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반기순이익이 전기에 비해 150% 신장했다.
상반기 평균 매출총이익률이 19%를 기록해 단말기 제조부문에 비해 2배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경상이익률, 순이익률도 작년 상반기 이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확산 등에 힘입어 네트워크 장비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구축한 것이다.
통신서비스, 업체간 차이 두드러져 통신서비스업종에서는 유선부문과 무선부문의 차이보다는 개별 업체간의 차이가 컸다.
유선부문에서는 한국전기통신공사, 무선부문에서는 SK텔레콤이 반기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에서 전체를 웃돌았다.
한국전기통신공사와 SK텔레콤이라는 두 거인이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선부문과 무선부문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은 통신서비스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의 구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으로는 무선부문과 유선부문의 성과가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에서 무선부문은 평균 -0.61%를 기록한 반면, 유선부문은 -49.09%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무선부문에는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섞여 있고, 특히 호출기사업자가 5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유선부문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유선부문에서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하나로통신과 드림라인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각각 -128.76%, -81.52%를 기록해 유선부문의 전체의 성과를 갉아먹었다.
통신서비스와 통신장비 격차 줄어들어 단기적인 채무를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통신장비업종이 통신서비스업종보다 나았다.
통신서비스부문은 대규모 통신인프라 구축에 자금이 묶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균 유보율은 SK텔레콤, 한국전기통신공사 등 거대업체의 높은 수치에 힘입어 통신서비스부문이 통신장비부문을 압도했다.
기업의 성과라는 측면에서는 통신서비스에 비해 통신장비업종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서비스업종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 모두에서 작년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에 통신장비업종은 역으로 지속적인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올 상반기에는 두 부문의 이런 격차가 줄어들었다.
통신서비스업종은 마이너스의 크기가 축소되고, 통신장비업종은 플러스의 크기가 축소된 것이다.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되고, 네트워크 장비업체 사이에 경쟁이 격화된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신장비업종은 최근 들어 처음으로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3.04%를 기록했다.
통신업종 매출액, 작년 하반기 대비 -8.16% 통신업종 전반적으로는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무선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서고, 인터넷 확산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직전 반기와 비교하여 지난해 하반기 18.68%로 증가했던 매출액이 올 상반기에는 10.52%에 그쳤다.
그렇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통신업종 기업들은 알찬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계산서에서 보이는 각종 이익이 모두 이전에 비해 상승했다.
매출총이익은 작년 하반기 19.83% 성장에서 올 상반기 15.43%로 축소됐으나, 반기평균 영업이익은 감소에서 급성장으로 반전했다.
반기평균 경상이익은 100% 가까이 성장했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둔화는 통신업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채권자들이 어느 정도의 위험에 노출되었느냐를 보여주는 데 사용되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떨어졌던 폭에 훨씬 못미쳤다.
담보능력과 자금동원능력을 보여주는 유보율 역시 그 상승세가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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