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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공룡업체 '돈 쓸고' 개미군단 '돈 대고'
[머니] 공룡업체 '돈 쓸고' 개미군단 '돈 대고'
  • 박규호(한겨레IT기업평가)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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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종 상위 4개사 전체 매출 80% 차지…합리적인 경쟁 가능한 시장 형성돼야 반기 보고서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찬찬히 뜯어보면 통신시장의 집중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한 업체가 얼마나 큰 비중으로 시장을 장악하는가를 보여주는 시장점유율은 매출액을 통해 드러난다.
데이콤,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은 매출액이란 항목 대신 영업수익이란 항목을 손익계산서에서 보여준다.
통신업종 전체 매출액에서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이른다.
한 업체가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 뒤를 SK텔레콤(21%)이 쫓고 있다.
이들 두 공룡만으로도 58%에 이른다.
LG정보통신(12%)과 한국통신프리텔(10%)까지 더하면, 상위 4개사가 통신시장의 80%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개사를 합치면 거의 90%라는 놀라운 수치를 발견하게 된다.
통신업체 시장, 상위 10개사 거의 휩쓸어 지난해 상반기 순위도 같았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거의 절반에 가까운 44%의 비중을 차지했다.
SK텔레콤이 18%, LG정보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이 각각 12%와 10%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이들을 합치면 84%에 이른다.
상위 10개사는 92%에 이르는 매출액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SK텔레콤과의 싸움에서 약간 밀린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했을까. 부가가치에 가까운 개념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데이콤, SK텔레콤, 하나로통신은 물론 한국전기통신공사마저 이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제 관계회사뻘인 한국통신프리텔이 바톤을 넘겨받는다.
그 수준이 한국전기통신공사와 비교해서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한국통신프리텔이 전체 통신업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44%를 획득한다는 말이다.
LG정보통신도 만만치 않은 비중(34%)을 차지한다.
두 업체만으로 통신업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78%가 이미 주인을 정해버렸다.
나머지 기업들은 만만치 않은 맹주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공룡 앞에선 너무나 작아 보인다.
여기서도 상위 10개사가 전체 매출총이익의 89%를 차지한다.
1999년 상반기에는 역시 한국통신프리텔이 47%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가져갔고 뒤이어 LG정보통신이 34%를 가져갔다.
상위 10개사는 90%에 이르는 비중을 점한다.
순수하게 통신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을 살펴보자. 여기서는 통신업계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모두 등장한다.
진정한 경쟁의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순위와 비중은 여전하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전체 영업이익의 52%를 차지한다.
또다른 강자, SK텔레콤이 35% 정도를 가져간다.
두 공룡을 합치면 87%에 이르는 놀라운 수치가 나온다.
정말 돈 버는 업체는 따로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집중도다.
놀라운 것은 전체영업이익에서 상위 10개사가 차지하는 영업이익의 비중이 109%에 이른다는 점이다.
100%로 성이 차지 않았을까. 하위 업체들이 이익을 올리기보다는 시장에 퍼다준 셈이다.
영업이익도 쏠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한국전기통신공사는 겨우(?) 41% 정도만 챙겨갔다.
SK텔레콤도 약소하나마 30%에 만족했다.
뒤이은 LG정보통신을 합해서 상위 3개사가 95%를 가져갔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던 것 같다.
상위 10개사가 107%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챙겨갔다.
과도한 집중, 공룡업체의 횡포 불러와 이렇게 과도한 집중은 공룡업체의 횡포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국전기통신공사의 한솔엠닷컴 인수와 IMT-2000 등으로 이제까지보다 집중이 더욱 강화될지 모른다.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선 적당한 경쟁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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