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경제라는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경영조직의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월드 와이드 네트워크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기술의 비약은 회사나 산업, 그리고 국가의 틀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 인터넷이 있다.
e조직(eOrganization)은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온라인 비즈니스 또는 e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조직을 가리킨다.
신경제에서 e전략(eStrategy)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비즈니스와 관련한 조직은 크게 순수 인터넷 기업, 분사한 기업, 기존 조직의 독립사업부, 전통적 사업부, 오프라인 기업 등 다섯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e조직은 순수 인터넷 기업이나 분사한 기업에 초점을 맞춘다.
e전략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으로서 e조직이 전통적 조직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은 크게 다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터넷의 투명성은 조직의 핵심가치, 브랜드 속성 그리고 고객가치의 명확성과 강한 연계성을 요구한다.
전통적 조직에서는 이런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취급했으나, e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들을 명확히 규정하고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좌우된다.
이 세가지는 e비즈니스 기업의 존립 이유를 결정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이런 속성들의 연계를 통해 고객 충성도, 서비스 제공능력, 조직문화와 같은 조직의 능력이 창출된다.
대표적 기업으로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이베이, 델컴퓨터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존 기업에서 분사한 기업일 경우 모기업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이념과 브랜드 및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영국에서 가장 큰 포털사이트인 프리서브는 초기 사업전략을 세울 때 가전유통업체인 모기업 딕슨(Dixons)과 차별화된 프리서브만의 이념과 브랜드 및 가치를 창출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둘째, P2P(People to People)의 중요성이다.
세상이 온통 인터넷과 디지털화를 표방하는 듯하지만 실제로 e비즈니스가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아니다.
e조직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P2P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으며, 스스로를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다.
P2P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며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온라인 식품회사인 웹밴(Webvan)은 고객서비스 에이전트를 고용해 이들로 하여금 제품을 전달하게 한다.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P2P를 통한 고객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진정한 e비즈니스는 기업과 고객의 접점을 더욱 강화한다.
셋째,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다.
e비즈니스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와는 완전히 다른 역량의 혼합이 필요하다.
e비즈니스에서는 미디어, 기술, 산업지식, 리더십, 프로그램 관리와 같은 역량이 필요하다.
특히 B2C는 ‘produce-and-sell’ 모델에서 ‘sense-and-respond’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고객의 욕구를 경쟁자보다 빨리 파악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e조직의 개별 역량을 조합함으로써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부문별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e조직의 성패는 우수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디지털 리더십이 요구된다.
e비즈니스의 성공 요소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매우 다르다.
e조직만의 리더십 모델이 요구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e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직원들이 초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많은 제휴파트너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e비즈니스는 외부조직과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므로 내부조직은 물론 외부조직의 효과적 관리를 위한 네트워크 관리(network management) 역량이 요구된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주피터커뮤니케이션스에 따르면 e비즈니스에 성공한 기업 가운데 60%가 순수 인터넷 기업이며, 나머지 40%는 분사한 기업이거나 기존 조직 내 독립사업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e비즈니스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독자적인 e비즈니스 모델과 이에 적합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e조직은 e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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