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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경력 4년차, 전문직에 도전하자
[경력관리] 경력 4년차, 전문직에 도전하자
  • 유용미/ HR Korea
  • 승인 200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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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틈틈이 AICPA 준비… 영어·자격증 갖고 유명 회계법인으로 전직 성공 자신이 꿈꾸던 회사에 입사했더라도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면 새로운 욕심과 더 큰 목표가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경력이 4~5년 정도 된 사람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십분 활용해 좀더 나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국계 회사 관리직에서 회계법인으로 전직한 이윤희(30·가명)씨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5년간 한 회사에서 근무하다, 전문성을 살려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선 그는 꾸준한 노력 끝에 전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윤희씨는 대학 시절부터 외국계 회사에 관심이 많았다.
입사를 위해서는 영어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1년 동안 해외 어학연수를 하는 등 부지런히 영어공부를 했고, 덕분에 졸업과 동시에 미국 종합에너지업체인 N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의 직책은 관리직이었다.
N사의 지사가 있는 싱가포르와의 업무연계 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해외로 전화하기도 했다.
회사의 총무·관리 업무도 익혔다.
그럭저럭 경력 4년차로 접어들 무렵 이윤희씨는 문득 업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일처리도 능숙하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사원이었지만 무언가 그의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관리직은 익숙해지기만 하면 특별히 전문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40대가 되어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구심이 일었던 것이다.
게다가 2년 전부터 구조조정이 일반화되고 직장인의 정년이 짧아지는 현실을 보면서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일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업무상 외국인과 접촉이 잦았던 그는 본인의 영어실력을 살리면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유학을 떠나 좀더 체계적인 공부를 해볼까?’ ‘대학원을 다녀볼까?’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당장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공부를 하는 동안의 공백기가 재취업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때 그의 눈에 띈 것이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AICPA)이다.
국내 회계사 자격증보다 따기 쉽고, 자신의 영어실력을 살릴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취업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경력관리를 위해 공백을 두는 것이 좋지도 않다고 판단한 이윤희씨는 낮에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저녁에는 AICPA를 준비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이런 주경야독이 쉽지는 않았지만, 최근 3년간 AICPA 자격증 열풍으로 관련 학원이 많이 생겨나 학원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는 대학시절 영어학원에 다니던 때를 상기하며 매일매일 학원으로 향했다.
그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 두번에 걸쳐 해외에 나갔다.
이 시험은 보통 네 과목을 한꺼번에 치르기도 하지만, 그는 회계학이 자신의 전공이 아닌 데다 회사를 다니며 공부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한번에 모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재무회계와 감사, 특수회계와 상법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렀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이윤희씨는 결국 시작한 지 1년 만에 AICPA를 취득할 수 있었다.
이윤희씨는 평소 잘 관리해두었던 925점의 토익성적과 AICPA 자격증을 강조하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헤드헌팅 업체에 등록했다.
그가 원하던 회사는 외국계 투자은행이나 회계법인이었다.
그러나 AICPA를 취득했다고 해서 국내에서 회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 AICPA를 보유한 직장인이 많아 쉽게 취업이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운 좋게도 그는 두달여가 지났을 때 인터뷰 요청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침 모 회계법인 교육팀에서 급히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영어에 자신이 있었던 그에게 적합한 자리였다.
두번의 인터뷰 끝에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S회계법인 교육팀에 취업할 수 있었다.
전직에 성공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이윤희씨는 새 업무를 배우느라 바쁘다.
정기적으로 CPA 교육과정을 진행하면서, 회사 문화와 업무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
그의 꿈은 당차다.
“지금은 교육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회계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고의 재무분석가가 되고 싶어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실행에 옮기되, 그 이전에 회사를 다니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자세는 경력자들이 전직·이직을 원할 때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다.
자격증 정보 AICPA(American Institute of Certified Public Accountant) 미국공인회계사협회를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이 협회에서 발행하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일컫는다.
이 자격증 소지자는 국제적인 전문가로 대접받으며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실무부문, 정부부문, 교육부문 등에서 활동 중이다.
주요 업무는 회계감사, 세무 조정과 조사, 경영 진단, 재무활동 정리·분석 등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험은 매년 2회 실시되는데, 국내 회계사 자격증과 달리 한 번에 모든 과목을 패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점이다.
이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강좌가 국내에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주의점 자격증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격증은 곧 취업 혹은 전직의 보증수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에서는 인재를 채용할 때는 자격증 외에도 기본소양, 경력, 학력, 인맥 등 다양한 자질을 고루 살펴보기 때문에, 자격증만을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적성과 전망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자기 경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성공 포인트 이윤희씨의 경우는 자신이 가진 다양한 업무능력 중에서 ‘영어실력’에 초점을 맞춰 전직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부각시켰고, 자격증도 이와 관련된 것을 선택해 취득했다.
이직이나 전직을 준비할 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좋지 않다.
AICPA와 같은 자격증도 회사를 다니면서 충분히 획득할 수 있다.
섣불리 회사를 그만두었다가는 설명할 수 없는 공백기 때문에 경력관리에 흠집을 낼 수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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