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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컴투스
[투자연구] 컴투스
  • 이정환
  • 승인 2000.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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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성공 '러브콜'
다양한 서비스로 무선인터넷 게임시장 선점…최근 KTB네트워크 20억원 투자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이동통신회사에서 날아온 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평소 5만원 정도 나오던 이동전화요금이 이번달에는 80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엄청난 전화요금은 최근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는 무선인터넷 게임이 주요인이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즐길 수 있어 무엇보다도 시간 때우기에 제격이었다.
출퇴근길 전철에서 심심풀이로 간단한 게임을 즐기던 박씨는 최근에는 RPG(롤플레잉 게임;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진행되는 게임)에 흠뻑 빠져들었다.
조그만 액정화면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PC방의 ‘리니지’에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고 한다.
박씨는 요금고지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무심코 휴대전화를 집어든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모바일 인터넷게임 제공업체인 컴투스 www.com2us.co.kr에 20억원을 출자하고 10.5%의 지분을 확보했다.
1주당 인수가격은 7117원, 액면가 500원의 14.2배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투자다.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KTB네트워크 김화성 전자3팀장(선임심사역)은 “현재로서는 시장 규모나 사업 전망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향후 무선인터넷 시장의 확대와 함께 엄청난 성장잠재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 투자포인트1 시장현황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수익성 저조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전문가들은 올해 1500만대의 휴대전화 신규 공급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B네트워크 추산에 따르면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는 올해 말까지 200만명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 김화성 팀장은 “2003년이 되면 무선인터넷 접속이 전체 인터넷 접속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황승구 박사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올해 503억원에서 내년에는 856억원, 2005년이 되면 2964억원까지 급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런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는 아직까지 수익모델이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사용자 확보와 시장선점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무료 서비스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들은 업체들대로 영세성을 면키 어렵고 사용자들은 사용자들대로 엄청난 통화료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유료 서비스를 시도하고 부가사용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익은 신통치 않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통해 이동전화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체의 수익분배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계적으로는 음성통화료의 84%선에서 부과하고 있는 무선데이터 이용요금을 대폭 인하해 접속시간에 관계없이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통화료 인하와 합리적인 요금체계가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 투자포인트2 사업전망 무선인터넷 시장 55% 점유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크게 모바일뱅킹, 네비게이션(자동항법장치), 전자쿠폰, 모바일광고 서비스, 그리고 무선인터넷 게임 등 다섯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민족적 특성 탓인지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경우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무선인터넷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이른다.
    일본의 게임업체인 ‘반다이’는 NTT도코모의 아이모드를 통해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유료가입자가 100만을 넘어선 지 오래고 전체 서비스 이용자의 22%가 반다이의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여개 이상의 게임업체들이 무선인터넷 게임 사업에 진출해 있는데 컴투스는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자부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카드게임이나 퀴즈 등의 간단한 서비스에 머물러 있는 반면 컴투스는 RPG인 ‘춘추열국지’를 비롯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왑트리스, 멀티플레이어 게임인 블루마블 등 다양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컴투스는 현재 5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22개의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B네트워크 김화성 팀장은 “게임 완성도와 재미, 사용자 편의성에서 여타 업체들의 서비스를 월등히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를 입증이라도 하듯 서비스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450만히트(버튼을 누르는 횟수, 서비스 사용량을 평가하는 단위)에서 4월에는 900만히트, 5월에는 2천만히트까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6월 들어 이동전화 단말기의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성장성이 크게 둔화하기는 했지만 다양한 게임 서비스를 갖춘 인기있는 서비스로 부상했다.
  • 투자포인트3 수익성 한번 누를 때마다 2원? 문제는 수익모델인데 최근 SK텔레콤이 일부 서비스에 대해 정보이용료를 지불하기까지는 사실상 수익원이 전무하다시피했다.
    SK텔레콤이 컴투스에게 지불하고 있는 정보이용료는 종류별로 다르지만 대략 1히트당 2원 수준이다.
    SK텔레콤에서만 매일 12만히트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월 720만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12만히트×30일×2원=720만원). 현재로서는 형편없는 수익성이지만 하반기 중에 도입될 본격적인 콘텐츠 유료화와 함께 실적은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박지영(27) 대표이사는 “올해 매출 예상액은 14억6700만원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88억7800만원으로 흑자전환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 또한 올해 15.5%에서 내년에는 44.9%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대부분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 통화료 수입의 일부를 배분하는 형태를 취해왔다.
    원가수준에도 못 미치는 최소한의 ‘정보이용료’인 셈인데 그나마 다른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철저하게 무료 서비스를 고수하고 있다.
    SK텔레콤 무선데이터사업본부 김수일 차장은 “이같은 방식으로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수익모델을 갖추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부터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정보이용료를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통화료 이외의 정보이용료 전액을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채택할 계획이다.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면 SK텔레콤의 정보이용료 정책은 더이상 통화료를 콘텐츠 제공업체와 나누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떼쓰지 말고 제몫은 알아서 챙겨먹어라’는 식이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 등도 올 하반기 중에 콘텐츠 유료화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수익악화로 고전해왔던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숨통은 어느 정도 트이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콘텐츠나 시장성이 없는 서비스는 자연 도태할 수밖에 없게 된다.
  • 투자포인트4 경쟁력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유혹하라 KTB네트워크는 우선 컴투스의 선점효과에 주목했다.
    사용자가 휴대전화를 통해 게임메뉴에 접속했을 때 상위 메뉴를 차지할수록 접근성이 높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실제로 컴투스는 5개 이동통신 사업자의 게임메뉴에서 모두 최상위 메뉴를 차지하고 있으며 히트수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 사업자마다 다른 데이터표준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 5개 이동통신 사업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컴투스가 유일하다고 한다.
    컴투스는 현재 22개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앞으로 매월 5종 이상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KTB네트워크 김 팀장은 “휴대전화 전용게임은 일반 게임과는 달리 하드웨어적인 한계와 사용자 접근성, 편의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국내 최초로 무선인터넷 게임 사업을 시작한 컴투스는 이 분야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충성도’ 높은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컴투스는 후발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 투자포인트5 진입장벽 6개월의 선점효과 사실 이러한 선점효과는 아직까지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컴투스의 이영일 전략기획팀장도 기술적 진입장벽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콘텐츠 유료화가 시작되면 후발업체들의 난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금도 컴투스를 그대로 베껴낸 게임들이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영일 팀장은 이들 후발업체들에 대해 “비슷하기는 하지만 완성도에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컴투스는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간적 진입장벽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9월에는 RPG와 전략시뮬레이션이 결합한 형태의 게임 ‘환상계’와 다중사용자 연애시뮬레이션게임인 ‘연인’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게임들은 기존의 카드놀이나 퀴즈게임 등의 간단한 게임들과 달리 이미지파일과 소프트웨어를 휴대전화에 직접 내려받아 저장하는 방식으로 110×110 화소의 화려한 동영상과 다양한 이벤트가 웬만한 PC게임을 뺨친다는 설명이다.
    박지영 대표이사는 “단말기 성능과 속도 향상에 걸맞은 새로운 게임들을 개발하고 나면 후발업체들과의 간격은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 투자포인트6 향후과제 “콘텐츠 유료화 성공여부가 관건” 박지영 대표이사와 이영일 전략기획팀장은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재학중이던 지난 96년부터 하드웨어와 관련한 정보제공사업을 해오다가 지난해부터 무선인터넷 게임을 개발했다.
    KTB네트워크 김 팀장은 수차례 면담 결과 이들이 “무선인터넷에 대한 전문지식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인관계와 원만한 조직운영으로 주위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영능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보고 전문인력 영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TB네트워크는 유료화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추정 매출액과 높은 순이익률을 고려할 때 2002년에는 무난히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료화의 성공적인 정착여부와 후발업체에 대한 경쟁우위 지속이 최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세차익 64억원 예상” [투자후기] KTB네트워크 김화성 팀장 “매출이 없는 회사에 20억원이나 투자한 것은 사실 엄청난 모험이었다. 실제 심의과정에서부터 ‘진입장벽이 낮다’거나 ‘인수단가가 높다’, ‘변수가 많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역시 성장가능성과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유료화가 관건이 되겠지만 정부정책이나 시장여건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늦어도 올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02년이면 매출액이 15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나 이오리스 등 코스닥에 등록한 게임업체들과의 상대가치를 감안하면 컴투스의 예상주가는 1만3300원(유·무상증자 감안) 가량으로 매각에 따른 이익은 64억원 가량, 수익률은 32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시기는 IMT-2000 서비스가 가시화하는 무렵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화는 당연한 순서” [인터뷰] 박지영 컴투스 대표이사 박지영 대표이사는 젊은 여성 벤처인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남편인 이영일 전략기획팀장에 의지한 ‘얼굴마담’ 정도가 아닐까 하는 오해는 단호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대번 사라진다. 사용자들이 유료화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경쟁력에 자신이 있다면 유료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저가정책이나 무료 서비스로 승부하려는 후발업체들이 나타나겠지만 결국은 서비스 경쟁이 될 것이다. 사용자들은 가장 싼 게임이 아니라 가장 재미있는 게임, 가장 익숙한 게임을 찾게 된다. 무엇보다도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요금결제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좋다. 한달 뒤에 요금고지서에 놀라 자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다. 정보이용료는 대략 얼마 정도로 보고 있나.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과도한 통신요금이다. 현재 SK텔레콤에서 받고 있는 1히트당 2원의 정보이용료는 10초당 13원을 넘어서는 통신요금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가장 발달한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의 경우에 비해 체감 가격은 5배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 통화료 인하에 따라 정보이용료를 점차 현실화할 계획이다. 선점효과는 확실한가. 그 어떤 업체도, 설령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컴투스의 노하우를 따라올 수는 없다. 수많은 업체들이 난립할수록 선발업체로서 컴투스의 강점이 두드러질 것이다. 잘 짜인 RPG와 화려한 그래픽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벌써부터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움을 제공하는 한 그들은 컴투스를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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