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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해외 DR, 몸통 흔드는 꼬리?
[해외증시] 해외 DR, 몸통 흔드는 꼬리?
  • 김영호(대우증권리서치센터)
  • 승인 2000.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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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이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었다.
외부적으로는 초과 유동성이 점차 사라지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수급여건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시장이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자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시장 움직임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움직임에 따라 등락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업종 대표종목 움직임과 함께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또 한가지 해외증시 관련지표는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포항제철, 미래산업, 한전 등 미국에서 거래되는 한국물 주식예탁증서(DR; Depositary Receipts) 가격이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종목별로 보여주기 때문에 큰 관심거리다.
물론 두루넷, 이머신즈 등 나스닥에 직상장된 한국 기업 주가도 관찰대상이다.


DR 가격은 기본적으로 원주 가격 움직임과 환율에 따라 좌우된다.
미국 주식시장이 아무리 큰폭으로 상승한다고 해도 우리 시장이 침체되어 원주 가격이 하락하면 DR 가격도 하락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일부 투자가들은 마치 DR 가격이 원주 가격을 결정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수록 DR 가격이 원주 가격을 결정한다는 착각은 더욱 커지게 된다.
미국 주식시장 영향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하면 원주 가격이 하락하고 다시 DR 가격이 하락한다.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 마치 DR 가격이 원주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매일 매일의 DR 가격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DR과 원주 가격간 스프레드가 발생했을 경우 차익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싱가포르텔레콤의 경우 DR과 원주 가격간 괴리가 발생하면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차익거래가 발생하여 항상 DR과 환율을 고려한 원주 가격간 격차는 제로상태다.
일반 투자가들은 DR 가격 움직임을 통해 외국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없는지 점검하는 데 만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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