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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BA, 성공행 보증수표?
[IT] MBA, 성공행 보증수표?
  • 김윤지
  • 승인 2001.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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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실력 우선주의 분위기로 수요·공급 증가…좋은 학교 나와야 연봉·지위 보장
‘2년 동안 지옥훈련. 졸업 후 매킨지, 베인앤드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같은 유명 컨설팅 회사나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에 취업. 억대 연봉 보장. 전세계에 동문들과 네트워크 형성’.
채 한달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국의 샐러리맨들에게 이처럼 달콤한 유혹은 드물다.
1단짜리 신문광고에서나 봤음직한 “당신의 인생을 바꾸어보시겠습니까?”란 문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명함에 찍힌 직책만 봐도 주눅드는 ‘컨설턴트’ ‘애널리스트’. 성공에 대한 남다른 집착이 없었더라도 직장생활 3, 4년 하다 보면 고액연봉에 쉽게 다가서는 ‘그들’로 변신하고픈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요즘 적은 나이에도 높은 지위와 연봉을 움켜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표식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MBA 출신이라는 훈장이다.
언제부터인가 MBA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열쇠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그것만 손에 쥐면 성공이 쉬워 보인다.
성공을 위해선 그것을 꼭 쥐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
여기엔 사회 변화가 한몫했다.
IMF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자기 몸값을 스스로 올리지 않으면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각이 생겨났다.
기업 분위기도 내실을 강조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면서 나이나 연공서열과는 상관없이 실력대로 사람을 평가하고 대우하는 풍토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MBA 출신들에 대한 우대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면서 MBA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었다.
구조조정 들어간 금융권 종사자들 상담 늘어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란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말한다.
MBA 교육과정은 원래 학부에서 비상경 계통의 공부를 하고 상경계열로 취업을 한 사람들에게 경영에 대한 실질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요즘은 MBA 인기가 점점 높아져 전공과 직업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MBA를 취득하고 있다.
8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MBA에 대한 열기가 퍼지면서 현재 미국의 800여개 대학에 MBA 과정이 개설돼 있고 전세계 약 30만명의 사람들이 MBA 과정에 지원하고 있다.
MBA 지원자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늘어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재취업을 위한 교육투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IMF를 겪고 난 99년 MBA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 5천명까지 이르렀다가 2000년 경기가 살아나면서 4천명 정도로 떨어졌다.
요즘 다시 불황의 기운이 보이면서 지원자들의 문의가 늘어나 98년 이후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50위권 안의 미국 MBA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한 학생 수는 300여명 정도였다.
약 10 대 1 정도 된다는 입학 경쟁률이 대략 맞아떨어진다.
MBA 상담 전문 컨설팅사인 JCMBA www.mba.co.kr 는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지원 수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컨설팅 회사, 회계법인에 다니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며 “요즘 구조조정에 휩싸인 금융권 종사자들의 상담이 늘어난 것도 변화 가운데 하나” 라고 전한다.
보통 직장 경력 3년에서 7년 정도 되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는데, 3년 이상의 직업경력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5년 동안 유효한 GMAT 점수를 먼저 취득하고 취업했다가 다시 MBA 준비를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조건 MBA를 딴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만 해도 800개가 넘는 MBA 과정이 있는데 이것들이 동일한 수준일 리 없다.
좋은 학교를 나와야만 걸맞은 연봉과 지위가 보장된다.
이런 배경에서 학교들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나온 것이 ‘미국 비즈니스 스쿨 순위 집계’이다.
대학을 서열화하는 게 우리나라에서나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MBA 과정은 고상한 학문과는 거리가 있다.
철저하게 기업에서 필요한 사람, 성공할 수 있는 경영인(General Manager)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좋은 회사에서 자기 학교 졸업생을 많이 채용하도록 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둔다.
이런 평가 척도라면 객관적으로 대학을 서열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때문에 미국 비즈니스 스쿨들은 이 순위를 높이는 방향으로 학생을 관리해나간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 모습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미국 비즈니스 스쿨 순위 집계는 매년 발표하는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집계와 2년마다 발표하는 <비즈니스위크> 집계가 가장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두 기관의 순위는 약간 차이가 있는데 평가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 리포트는 각 학교의 학문적 업적에 따른 학계 평가, 졸업생 수준에 대한 업계 평가, 합격률, 입학 평균 GMAT 점수 등 포괄적인 시각에서 순위를 산정한다.
반면 비즈니스위크는 각 학교 출신 MBA를 채용한 기업들,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만족도에 따라 순위를 내 조금 더 주관적이고 연도별 변동도 큰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순위가 높은 학교일수록 입학도 힘들고 학사관리도 까다롭다.
순위가 높은 학교로 많은 기업들이 몰리고 따라서 학생들은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MBA 출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컨설팅 회사나 투자은행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려면 10위권 이내에 드는 비즈니스 스쿨 출신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지원자들은 보통 50위권 내 비즈니스 스쿨에 지원을 한다.
입학허가가 까다로워 최소한 MBA 출신이라고 명함이라도 들이밀 수 있는 수준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이른바 ‘톱10’이라고 말하는 학교 출신들이 MBA 출신 성공신화를 주도한다.
약간 변화가 있지만 하버드, 스탠퍼드, 와튼(펜실베이니아대학), MIT슬론, 켈로그(노스웨스턴대학), 콜롬비아, 시카고 정도가 꾸준히 10위권 이내를 유지하는 대학들이다.
각 비즈니스 스쿨들은 미국의 지역 특성을 반영하곤 한다.
수업에 사례로 인용하는 기업의 산업 분야가 다를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트렌드 반영한 실무 중심으로 교육 MBA 교육과정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MBA 과정의 진수이다.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재무, 마케팅, 경제, 회계, 통계, 조직행동, 리더십 등을 이론만이 아닌 실무 중심으로 가르친다.
이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케이스 스터디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한 MBA 출신은 자기가 2년 동안 다룬 케이스가 80개가 넘었다고 말한다.
철저하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교육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98년 MIT MBA 출신인 JCMBA의 정병찬씨는 “아직 인터넷이 산업에 급속히 확산되기 전인 96년부터 모든 수업에서 인터넷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졸업 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e비즈니스가 부각되는 것을 보면서 그쪽의 흐름을 짚는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한다.
“98년 졸업 후 다시 커리큘럼을 확인해보니 똑같은 강좌가 하나도 없이 다 바뀌었을 정도로 현재 트렌드를 수업에 재빨리 반영하는 교육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제적 기술들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카네기멜런 MBA 출신인 ADL의 한재진 컨설턴트는 “팀 프로젝트 결과물을 한 기업에게 실제로 판 경우가 있을 정도로 프로젝트가 실제 사업처럼 이루어진다”며 교육과정이 산업과 긴밀히 연관돼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대학은 이런 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기업과 네트워크 구축에 아낌없이 지원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점도 MBA 교육만이 내세우는 특징이다.
이미 입학할 때부터 다양한 직업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교육과정 가운데 서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한다.
한재진 컨설턴트는 “이미 그 학교 MBA의 명예를 위해 성공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뽑기 때문에 주위 학생들과 나눌 수 있는 특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입학과정에서 우대하게 된다”며 그래서인지 “수업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배우는 게 상당한 경험이 되었고 졸업 후에도 그런 교류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해군에서 3년간 잠수함을 타다가 온 군인에서부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월가에서 수십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투자자 등 다양한 경력의 입학자들이 그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MBA 과정 자체가 전직을 위한 장을 마련하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와튼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윤일씨는 “한학기 동안 10번 이상 방문해서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기업도 있고, 1년에 대략 300개 정도의 기업이 방문한다”고 말한다.
듀크대학 MBA 과정에 있는 오영석씨는 “1학년이 채 가기도 전에 이미 취업은 시작되며 입학과 동시에 각종 기업설명회와 인터뷰가 진행된다”며 “학교는 늘 기업을 포함한 외부와 커넥션을 유지하며, 듀크의 경우 학생 수가 330명인데 400개 가까운 회사들이 채용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해묵은 교과서에만 매달리면서 학생들의 진로 전적으로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국내 교육기관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수업 과정 가운데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을 방문해 경영자들과 토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도는 기본으로 들어 있다는 것이다.
2년 과정에 약 1억원 넘는 학비가 부담 언제나 사물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이런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는 MBA 과정은 입학절차도 까다롭지만 학비 수준이 만만치 않다.
1년 학비가 대부분 2만5천달러에서 3만달러 가량으로 2년 과정을 마치기 위해선 생활비를 포함해 약 1억원 이상이 든다.
MBA 출신을 단지 우수한 인재로만 볼 수 없는 까닭이 이런 어마어마한 학비 때문이다.
물론 학교마다 대출해주는 제도가 있고, 졸업 후 유명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회사에 취업하게 되면 이 돈을 갚아주기도 하고 억대의 연봉으로 금세 메울 수 있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학비를 조달했다는 학생들도 꽤 있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이만한 경비를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얻는다는 경제논리가 충실히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MBA 취득자들이 요즘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유명 컨설팅회사나 투자은행이다.
톱10 MBA 출신들의 최근 취업 현황을 보면 매킨지, 베인앤드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모니터 등 컨설팅 회사와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등 투자은행에 집중돼 있다.
미국 내 취업을 가장 원하고 그 다음으로 홍콩 등으로 진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국내 취업은 그 다음으로 치는 분위기다.
99년 벤처 붐이 일면서 B2B, B2C 회사로 진출하는 것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벤처 붐이 가라앉으면서 2000년 졸업생들부터 다시 이전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고 한다.
MBA들은 이른바 잘 안 풀리는 경우가 국내 대기업에 취업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국내 대기업 구조상 배운 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서도 마음껏 능력을 펼칠 상황이 안된다는 것이다.
20위권을 넘는 학교 출신들의 경우 이런 경우를 종종 겪게 된다고 한다.
MBA 출신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이들을 대우하는 것도 크게 달라졌다.
삼성증권의 경우 MBA 출신을 많이 채용했는데, 이들에게 애널리스트가 아닌 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도록 했다.
“MBA 간판만 보고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역할이 결정된다.
기업체들이 MBA 출신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이전과 같은 급여수준을 모두 보장하고 있지는 않다.
” 삼성증권에서는 이것이 국내 시장이 성숙해져 나타난 변화라고 이야기한다.
전직 통해 고액연봉에 이르는 제도로 정착 많은 MBA 출신들은 그래서 MBA 과정에 들어가는 준비를 하기에 앞서 자신의 인생설계를 먼저 제대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카네기멜런 MBA 과정에 다니는 김남형씨는 “많은 MBA 지원자들이 졸업 후 고액연봉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곳에 와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경쟁과 어려움에 힘들어한다”며 “대다수는 한국에 돌아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을 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왜 MBA를 취득하려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재진 컨설턴트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나의 커리어 목표가 무엇이고 MBA가 거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제대로 표현해야 입학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커리어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선 10년 후 나에게 무엇이 쌓여 있어야 하고, 그 10년 후를 위해선 5년 후 나에겐 무엇이 필요한지를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 입학절차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에세이에 이런 내용을 잘 담아야 하며, 그런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에서부터 이미 다른 사람과는 출발선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MBA는 단지 훌륭한 교육과정이 아니라 전직을 통해 고액연봉에 다가서는 장으로 정착된 제도이다.
미국에서 만들어낸 가장 대중적 전업코스라는 것이다.
기업은 MBA가 이미 우수한 사람을 선발했다는 것을 믿고 그들에게 다가선다.
나 자신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일 수 있어야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 나를 포장하고 돈을 투자하라. 그것이 2001년 MBA가 뭇 샐러리맨들을 보내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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