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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RM? 사람이 없는데....
[IT] CRM? 사람이 없는데....
  • 김상범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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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마케팅 위해 필요한 인력 없어 발만 동동...팀체제 운용 등으로 대안 찾아야
좋든 싫든 수익모델을 제시하라는 다그침에 급박해진 닷컴기업들이 그 해결책으로 너나없이 내세우는 것이 있다.
바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이다.
그동안 끌어모은 방대한 회원들의 정보를 이용해 타깃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다.


원투원 마케팅이니 개인화 서비스니 하는 것들이 모두 CRM을 기본으로 이루어지는 구체화된 응용분야라 할 수 있다.
올 상반기부터 서서히 불붙기 시작해 지금은 인터넷 비즈니스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저런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CRM의 부상은 거침이 없을 것 같다.
“회원정보가 최우선이다” 현재 CRM에 관심이 없는 기업은 없다.
기존 오프라인 기업은 물론 닷컴기업들에게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처럼 자리잡았다.
은행, 보험, 카드 업계 거의 대부분이 CRM 프로젝트를 시작했거나 준비중이다.
대형 통신업체들 역시 CRM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준비중이다.
이에 뒤질세라 인터넷기업들도 CRM 프로젝트에 하나둘 뛰어들었다.
옥션, 인츠닷컴,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등이 CRM 전담부서를 두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히 회원정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인터넷기업들에게 CRM은 수익을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할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CRM 전문업체들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오라클이나 쌔스소프트웨어 등 기존 데이터웨어하우스, 데이터마이닝 솔루션 업체들이 CRM 시장 잡기에 나섰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앤더슨컨설팅 등 주요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도 CRM 컨설팅 비즈니스를 잔뜩 노리고 있다.
위세아이텍, 인터넷컨설팅그룹(ICG), 디비아이텍 등 토종 업체들도 CRM 솔루션 및 컨설팅 비즈니스에 속속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CRM 솔루션의 대표적인 업체인 미국 시벨마저 최근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나섰다.
CRM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상황이다.
CRM의 필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도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시급한 과제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한가지 사례를 보자. 서울 창동 쌍용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아무개(32·회사원)씨는 지난 4월 한 초고속통신 서비스 업체에 가입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9월이 되어서야 서비스가 개통됐다.
신청한 지 거의 6개월 만의 일이다.
그러나 김씨는 서비스 개통 지연보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업체의 부실한 고객관리에 더 분통이 터진다.
김씨는 “같은 회사 다른 조직에서 무려 20번이 넘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때마다 똑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본사 여직원, 지점 영업직원, 설치요원이 서로 정보교환이 안되고 있었다.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사 안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설치가 늦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가 없다, 경험이 없다 CRM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CRM을 구축했다는 업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시작이니 당연한 얘기다.
세계적으로도 CRM은 이제 막 태동한 분야다.
국내에서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많이 팔아야 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던 국내 기업들이 이제 막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CRM을 제대로 알고 접근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나 이른바 eCRM으로 분류되는 인터넷기업들의 CRM 프로젝트는 구축 초기부터 갖가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인터넷 업체 가운데 비교적 빠른 시기인 올 초부터 CRM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인츠닷컴은 올 10월 가시적인 1차 성과를 기대했던 애초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츠닷컴 이진성 사장은 “너무 쉽게 덤볐다.
무엇보다 제대로 알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고백한다.
이 사장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전문가 영입을 서둘렀지만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CRM 전문가의 부족현상을 잘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를 들려준다.
“CRM 전문가라는 사람을 수소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같이 일했으면 한다고 했더니 대뜸 계약금 3억원에 연봉 1억5천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이 사장은 그냥 인사만 꾸벅하고 돌려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CRM 인력의 몸값이 얼마나 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또 한 인터넷기업 사장은 외국계 유명 컨설팅 업체의 컨설턴트들이 CRM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엄청 헤매고 있다”며 혀를 찬다.
그는 “교과서에 의존해 모델링 작업을 하는 것 같다”며 “CRM 프로젝트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다.
전문인력에 대한 지적은 외국에서도 나오고 있는 문제다.
최근 uk.internet.com은 ‘CRM 시스템 선정에서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컨설턴트를 조심하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들은 처음에는 달을 따다줄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손에 쥐는 것은 모래알뿐이다.
그들은 3개월 내 CRM 구축을 약속하지만 결국 3개월 후, 이제 CRM 프로젝트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곤 한다”고 꼬집었다.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이제 막 프로젝트를 시작한 기업들에서 일하는 인력에게도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진다.
한 인터넷기업 CRM 프로젝트팀에서 근무하는 ㅇ씨는 얼마 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망설이다 에라하는 심정으로 연봉 1억원을 요구했다.
설마했는데 업체가 덜컥 제의를 받아들이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다급했으면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형 통신업체인 ㅅ사는 CRM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팀원 전체가 스카우트돼 자리를 옮겼다.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싹쓸이로 스카우트해간 것이다.
이러한 인력 빼가기 때문에 CRM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프로젝트 진행하랴 인력지키랴 이중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지난 3월부터 CRM팀을 본격 가동한 옥션 이금룡 사장은 “최근 팀원 한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해서 거의 협박해서 자리에 앉혔다”고 말했다.
선발업체가 인력을 양성하는 수밖에 없다 CRM 전문가 부족현상은 헤드헌팅 업체들조차 헌팅을 거의 포기하게 만들 정도다.
브레인서치 이시은 사장은 “CRM 컨설턴트의 경우 사람이 없다고 봐야 한다.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내세울 만한 솔루션도 없고 결국 솔루션을 접해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한국쌔스소프트웨어 한 관계자는 “CRM은 현업과 정보기술(IT)이 접목돼야 하는 분야라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시장 자체가 이제 시작이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결국 인력 부족을 탓하기보다 이제부터 선발업체들이 인력을 육성하는 길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와 관련 ICG 유영일 부사장은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사람이 키워질 것이다.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이제 CRM 관리자가 CEO에 버금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CRM 전문가는 엔지니어라기보다 전략가여야 한다”며 “마케팅과 고객관리 분야의 경험에 IT에 대한 지식을 겸비한 사람이라면 CRM 컨설턴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어느 한사람이 모두 갖춘다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CRM 프로젝트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단위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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