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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인터넷방송 생존 방정식
[e비지니스] 인터넷방송 생존 방정식
  • 이경숙
  • 승인 2001.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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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3일 오후 4시 인터넷방송 ㄴ사 사무실. 사무실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다.
소파에는 주머니가 많은 조끼를 입은 남자가 잡지를 들고 비스듬이 앉아 있다.
그가 제작하던 드라마 시리즈는 네티즌 호응이 적어 제작이 중단된 상태다.
사람들로 가득차 있건만 사무실에선 정적감마저 느껴진다.
사장실에서 투자대상을 물색 중인 사장의 목소리가 벽을 넘어 들려온다.
사장의 전화 통화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음날 오후 3시 또다른 인터넷방송사 사무실. 스무평 남짓한 사무실에 네다섯명의 직원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다.
두명은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댄 채 디아블로 게임에 몰두 중이고 두어명은 텅빈 회의탁자에서 신문을 뒤적인다.
사장실에선 인기척이 없다.
아래층 스튜디오는 막 이사라도 갈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 회사 사이트는 한달째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독자들은 궁금할 것이다.
어느 회사 얘기일까. 그럼에도 밝히지 않는 것은 군소 인터넷방송사들 대부분이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방송협회 조사에 따르면, 2000년 12월 말 현재 인터넷방송사 수는 900개다.
98년 80개, 99년 130개, 2000년 4월 350개였던 데 비하면 기하급수적 증가속도다.
그러나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두어달 가량 업데이트가 되지 않거나 ‘개편 중이오니 양해를 부탁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 곳들이 부지기수다.
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11월에만 70여개의 인터넷방송사가 서비스를 포기했다.
두달 넘게 업데이트되지 않은 곳 많아 서비스 중인 인터넷방송사들도 많은 수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사이트를 대폭 개편하거나 주력사업 분야를 옮겨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곳들은 비축자금이 풍부하거나 모기업이 튼튼하거나 수익모델을 찾은 곳들이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지상파방송사 방식의 프로그램 편성, 제작은 포기하거나 축소한다는 점이다.
종합편성을 버린 이들의 변신은 4가지로 요약된다.
유료화, 콘텐츠 판매, 장비·솔루션 판매, 오프라인 사업 강화다.
가장 두드러지게 오프라인을 강화하고 나서는 기업은 두밥 www.doobob.com 이다.
삼성물산의 종합인터넷방송이었다가 지난해 12월 분사해 독립법인 ‘더미디어’(대표 반경수)로 거듭난 두밥은 ‘밥TV’ www.boptv.com 와 <비즈니스 2.0>을 인수했다.
이로써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체로 재즈잡지 <두밥>, 청소년잡지 <밥매거진>, 디지털 전문지 <비즈니스 2.0>을 보유하게 됐다.
종합인터넷방송 iCBN www.icbn.net 은 영화·엔터테인먼트 정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올 3월을 목표로 영화월간지 창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인방송 바나나TV www.bananatv.co.kr 도 올해 <바나나TV가이드> 1월호를 냈다.
온라인 미디어만 가지고 있던 업체들이 오프라인 미디어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한결같이 광고, 이벤트 등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종합인터넷방송 채티비 www.chatv.co.kr 는 웹캐스팅 IDC 사업과 콘텐츠 중개업으로 주력사업 분야를 옮겨가고 있다.
캐스트서비스 www.castservice.com 도 IDC 사업을 강화 중이다.
웹캐스팅 업계에서 IDC나 솔루션 판매, SI는 ‘청바지’ 장사라고 부른다.
점차 웹캐스팅이 사이트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라 당분간은 상당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인터넷 콘텐츠는 케이블방송에서 판로를 찾는다.
클럽와우 www.clubwow.com 의 플래시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야!이노마>, <고래섬 이야기>와 크레지오 www.crezio.co.kr 의 일일시트콤 <무대리 용하다 용해>가 케이블방송인 코미디TV에서 방영된다.
올해 디지털 위성방송, 디지털 케이블방송 시험방송이 시작되면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자로 데뷔하는 인터넷방송사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도 동영상 콘텐츠 B2B의 또다른 출구가 될 수 있다.
콘텐츠 유료화 사이트 급증해 후발업체 고전 닷컴기업 최대 화두인 콘텐츠 유료화는 인터넷방송사들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다.
교육, 영화, 성인물이 그나마 유료화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로 꼽힌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들이 갑자기 불어나 큰 차별성 없이 난립하면서 후발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성인인터넷방송은 현재 40여개의 유료 사이트가 운영 중일 정도로 급증했다.
한 e비즈니스 컨설턴트는 이 외에도 몇개 업체가 성인방송 개업을 준비 중이며 이 가운데 하나는 자본금 100억원짜리라고 귀띔한다.
e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동영상 콘텐츠 사업에서 콘텐츠 유료화, 즉 B2C보다는 B2B 비즈니스 모델이 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충고한다.
한국인터넷방송협회 김용섭 이사는 “콘텐츠 제작(CP)이나 중개, 마케팅 에이전시 같은 B2B 수익모델을 확보하라”고 제언한다.
사회적, 기술적 인프라가 구축될 때까지 버티기엔 B2C 시장은 아직도 척박하다.
‘뜨는’ 콘텐츠 중개업
콘텐츠 비즈니스가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영역도 콘텐츠 제공업(Contents Provider), 콘텐츠 서비스 제공업(Contents Service Provider) 또는 콘텐츠 플랫폼, 콘텐츠 중개업(Contents Syndicater)으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콘텐츠 제공업은 콘텐츠를 제작한다.
콘텐츠 서비스 제공업은 콘텐츠 상품을 마케팅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고 애프터 서비스하는 기업이나 미디어를 뜻한다.
콘텐츠 중개업은 콘텐츠 도매상이다.
콘텐츠의 B2B 시장을 형성한다.
이 세가지 역할을 다 하면 콘텐츠 복합그룹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 복합그룹 SBS를 예로 보면, SBS프로덕션이 콘텐츠를 만들면(콘텐츠 제공업) SBS는 이것을 인터넷에 맞는 형태로 고객에게 서비스하고(콘텐츠 서비스 제공업) 때로는 다른 웹사이트나 채널, 이동통신 사업체에 판다(콘텐츠 중개업). 이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콘텐츠 중개업이다.
미국의 아이신디케이트, 스트리밍미디어, 옐로브릭스나 우리나라의 디날리코리아, 코리아콘텐츠네트워크, 와이즈인포넷, 인포캐스트 등이 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조사기관 주피터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3억달러였던 콘텐츠 중개업 시장이 2004년엔 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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