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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TV] 성인방송은 뱀쇼?
[바나나TV] 성인방송은 뱀쇼?
  • 이경숙
  • 승인 2001.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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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회원, 사업확장의 발판…성인정보 CP, 이벤트, 음반 판매가 주력사업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잖아요. 성인물을 보지 못하게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 있습니까? 플레이보이 같은 외국 성인 사이트들만 좋은 일 시키는 거죠.”
성인 인터넷방송 바나나TV www.bananatv.co.kr 를 운영하는 한국TV 신재각 대표는 ‘청소년 유해물’ 운운하는 편견어린 시선들이 아무래도 억울하게 느껴지는가 보다.
그의 열기 어린 항변을 들어보자.
“우리 유료회원 대부분이 20대 후반 이상이에요. 20대 초반은 12%밖엔 안돼요. 10대들은 아예 외국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지 우리 건 시시하다고 안 봐요.”
신 대표가 내민 고객분석표를 보니 26살 이상 30살 미만이 34%로 가장 많고 31~35살 27%, 36~40살 19%, 40살 이상 8%다.
최근엔 컴퓨터나 인터넷을 할 줄 모르는 장년, 노년층 회원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TV 사무국엔 하루에도 몇통씩 ‘인터넷전용선을 깔았는데도 방송이 안 나온다’고 문의하는 점잖은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온단다.
통신용어를 전혀 모르는 어떤 시골노인은 ‘아들한테 물어볼 수야 있냐’며 계속 문의전화를 걸어와 직원들을 애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적 체면 때문에 성인물을 보지 못하던 노인들은 바나나TV의 훌륭한 고객층이다.
성인 콘텐츠 유료화에도 한계 있어 소문대로 성인 인터넷방송의 인기는 대단했다.
2000년 6월 오픈한 바나나TV의 회원 수는 95만명이다.
월 1만원씩 내는 유료회원은 월 평균 4만명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TV는 지난해 총매출액 39억원, 당기순이익 10억여원을 냈다.
역시 성인 콘텐츠 유료화야말로 인터넷방송으로 성공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일까? 김종원 기획본부장은 도리질한다.
한국 기업으로 성인방송물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포르노를 만들 수는 없잖아요. 네티즌은 나날이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있고…. 또 회원이 많아지면 설비투자비,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요.” 그래서 한국TV는 사업 초기부터 바나나TV 회원들을 기반으로 마케팅 대행, 전자상거래, 성인물 판매 등 다각적인 사업을 벌여왔다.
그렇지만 이 회사가 겨냥하는 시장은 사실 하나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장악할 수 없는 성인물 시장’이다.
사실 콘텐츠 확보력이나 광고·마케팅 능력에서는 인터넷방송사들이 지상파방송사를 쫓아갈 수가 없다.
반면 국민정서상 성인물 영역에는 지상파방송사가 밀고들어오기 어렵다.
따라서 주류, 담배, 성인용품 등 성인 대상 시장이야말로 인터넷방송사들에겐 천혜의 시장이라고 한국TV는 내다본다.
지난해 여름 한국TV에 ‘진로 발렌타인’ 홍보 이벤트를 맡겼던 진로가 매우 만족스러워하면서 올해 또 ‘임페리얼’ 이벤트를 맡긴 것이 대표 사례다.
한국TV는 올해부터는 콘텐츠 제공(CP) 사업의 비중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미국의 한인 대상 성인 사이트와 10만달러짜리 콘텐츠 판매계약이 성사됐고, 플레이보이닷컴과는 사업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휴대전화용 경품게임도 서비스 중이다.
고스톱, 카지노 등 도박게임으로 일정 점수를 따면 1만원짜리 바나나TV 회원권 등 성인용품을 주는 유료게임이다.
IS-95C, IMT-2000 등 차세대 이동통신시대를 겨냥한 성인정보 개발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 중이다.
가령 나이트클럽 정보를 신청하면 나이트클럽 위치, 현재 손님 수, 성비 같은 기본정보와 함께 클럽 내부가 화면으로 뜬다.
정보이용자가 직접 눈으로 ‘물이 좋은가’ 확인하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지난해 <노컷바나나TV> 비디오 시리즈 판매의 선전에 힘입어 출판, 비디오, 음반사업도 확장한다.
여성 듀오 <섹티(Sakti, 여성 에너지로 발휘하는 확력을 뜻하는 인도어)>의 성인용 뮤직비디오와 누드화보가 담긴 CD롬과 <바나나TV가이드>가 올해초 발매됐다.
“성인방송은 말하자면 뱀쇼 같은 겁니다.
시장통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았으면 이제 약을 팔아야죠. 본격 사업은 올해부터가 시작입니다.
” 룰라, 디바를 배출한 프로덕션 사장 출신이기 때문일까. 신 대표는 네티즌의 대중적 속성을 예의 주시한다.
“지금은 인터넷시대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아닐 수 있고요. 인터넷은 사람의 삶을 돕는 도구일 뿐이죠. 결국 인터넷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검색 사이트들이 내놓는 검색어 톱10을 보세요. 정보기술에 대한 게 있나요? 대부분 섹스와 연관된 단어들 아닙니까. 억눌린 본성에 접근할수록 돈 벌 기회는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성적으로 이중적 잣대를 가진 사회에서는요.” 과연 한국에서도 ‘플레이보이’의 성공신화가 탄생할 수 있을까. 여하튼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이 그 길을 열어놓은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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