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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증시/투자] 금광과 금리의 1월효과
[IT증시/투자] 금광과 금리의 1월효과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1.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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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은 가라앉고 이제 금광이다.
침체증시에서 보물선 탐사를 재료로 12월 초부터 17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세웠던 동아건설이 하한가로 거꾸러지면서, 이번에는 금광개발을 재료로 현대상사 LG상사 영풍산업이 상한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대상사가 금광을 발견했다는 곳은 아프리카 말리공화국 남서부에 있는 케니에바. 외교통상부와 현대상사는 금광발견 소문을 사실로 확인해줬다.
현대상사는 하지만 그동안 떠돌았던 금 30만t 발견설은 사실이 아니며, 금맥의 부존 가능성만 확인했을 뿐 경제성은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금광 열기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LG상사도 필리핀 루슨섬의 디디피오 금광 채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통적 ‘금광주’인 영풍산업도 강세에 동참했다.
물론 영풍산업은 “금광발견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시하고 현대상사와 LG상사의 금광도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투자자들은 막무가내로 달라붙었다.
삼성물산 현대상선 등은 종합상사이거나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또 하나의 ‘금’은 더 강하게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지난주 초 미국 금리인하로 나스닥지수가 폭등하면서 국내 주가도 동반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그뒤 나스닥지수는 조정을 받았지만, 오히려 국내 주가는 꿋꿋하게 급등세를 이어갔다.
오랜만의 주가급등 소식이야 투자자들은 반갑기만 한 소식이지만, 그 계기가 그동안 주가를 짓누른 국내악재가 해소되는 과정이 아니라 뜬금없는 외부 소식이었다는 점은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다.
군중심리학은 “대중들이 위기에 몰려 절망의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에서 나타난 영웅이 그 모두를 지배하기 쉬운 때”라고 설명한다.
위기에 빠진 독일 대중이 있었기에 히틀러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이론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와 말리의 금광이 한국 주식시장에 히틀러와 같이 전지전능한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에 희망이 적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면 지나친 비관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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